풍력발전기 핵심부품 ‘블레이드’… 메이드 인 코리아
풍력발전기 핵심부품 ‘블레이드’… 메이드 인 코리아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4.05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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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중량 10% 줄이고 발전효율 높이고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설계·케이엠-제조

국내 연구소와 기업이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해왔던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센터장 황병선)가 대형 해상 풍력발전시스템의 핵심부품인 3MW급 복합재 블레이드 개발을 완료해 지난 2월 16일 풍력터빈 국제인증기관인 독일의 ‘DEWI-OCC’로부터 최종 설계 인증서를 획득한 것. 증속기, 발전기와 함께 풍력발전시스템의 3대 핵심부품 중 하나인 블레이드는 부품 단위로는 유일하게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 주요 부품이다.

그동안 국내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은 외국 완제품을 들여오거나, 유럽의 설계를 직접 도입해 국내 업체가 제작하는 형태였다.
이번 3MW급 블레이드 국산화는 지경부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3년여에 걸친 연구개발을 통해 블레이드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평가, 인증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의 블레이드설계·시험기술 연구팀(팀장 박지상)은 두산중공업의 시스템 기술과 블레이드 제조업체인 케이엠(대표 박성배)의 제조기술과 연계해 국내 최초로 3MW급 블레이드 구조설계를 수행했으며, 지난해 3월 DEWI-OCC 담당자가 입회한 가운데 시제품의 인증시험을 통과한 바 있다. 이후 1년여의 설계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인증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이 시제품이 적용된 전체 시스템은 두산중공업의 국산 풍력터빈 모델 ‘WinDS3000’에 적용돼 지난해 9월 제주에 설치됐으며, 현재 실증 운전 중이다.

전세계 블레이드 제조업체는 약 30개사 정도. 그 중 3~5MW급 대형 블레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6개사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이번 3MW급 블레이드 인증 획득은 국내 대형 풍력터빈 블레이드의 설계 및 제조 기술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개발된 3MW급 블레이드는 길이 44미터, 중략 9.6톤으로 가장 앞서 있는 유럽의 경쟁사 제품 중량 11.2톤 대비 10% 이상 가볍게 만들어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게다가 비교대상인 유럽 제품은 기준풍속 42m/sec인 class II급인 반면 이번에 개발된 국산 블레이드는 기준풍속 50m/sec class I급이다.
여기에 가격경쟁력을 고려하면 고급 소재를 쓰지 않고도 순수하게 설계기술과 제조기술만으로 차별화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유럽의 선진 업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센터측 설명이다.

▲블레이드 국산화… 국내 풍력산업 경쟁력 강화 - 이번 블레이드 국산화는 국내 풍력 기술이 선진국의 설계나 제품을 수입하던 차원을 넘어서 독자적으로 제품을 설계, 제조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풍력발전기의 핵심 서플라이 체인품목인 블레이드의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곧 국내 풍력발전시스템 산업의 시장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블레이드 가격을 10% 정도 낮추면 시스템 가격은 2% 이상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개발 기간도  36개월에서 27개월로 25% 단축할 수 있다.

수출확대, 수입대체 등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블레이드 단품 수출로 2012년 1500억원(시장점유율 1%), 2015년 4500억원(시장점유율 1.5%) 매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2008년 블레이드 시장규모는 10조원으로 2012년 15조원, 2015년에는 30조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풍력터빈 업체에 국산 블레이드를 공급할 경우 2012년 2000억, 2015년 1조5000억원대 매출 실현이 기대되고 있다.
블레이드 산업은 기술집약적이면서도 노동력 의존도가 큰 산업이다. 생산규모(매출)에 견줘볼 때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나타낸다. 이에 따라 2012년 1500명, 2015년 5000명 가량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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