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유사경유로 석유유통시장 ‘초비상’
신종 유사경유로 석유유통시장 ‘초비상’
  • 전민희 기자
  • 승인 2010.03.29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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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 착색제·식별제 제거 후 경유에 섞어
석유관리원, 총 56개 업소 무더기 적발

▲ 한국석유관리원 검사원들이 등유의 식별제와 착색제를 제거하기 위해 대형 탑차에 설치된 제조시설을 확인하고 있다.
유사석유 유통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됨에 따라 석유유통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경유에 등유를 단순히 혼합해서 판매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단속에 쉽게 적발되지 않기 위해 등유에 첨가한 식별제와 착색제까지 기술적으로 제거해 경유에 섞어 파는 신종수법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최근 한 달여의 기간 동안 등유의 착색제와 식별제를 제거한 후 경유에 섞어 파는 신종수법으로 유사경유를 유통시킨 제조자와 공급 대리점, 판매 주유소 등 총 56업소(144건)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제조장은 전남 해남군과 울산지역에서 적발되었으며, 이들은 전국을 대상으로 유사경유를 유통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까지 적발된 대리점 및 주유소는 수도권지역 5업소, 영남지역 7업소, 호남지역 44업소 등이며, 석유관리원에서 석유유통시장 흐름 분석을 위해 새롭게 구축한 석유유통관리분석시스템을 통해 유통망을 정밀조사하고 있는 만큼 유사경유를 판매한 주유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석유관리원은 지난 설 연휴와 휴일을 틈타 유사석유유통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판단, 전 직원을 동원해 전국특별단속을 실시한 가운데 이때 호남지역 20여 업소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했으며 정밀시험을 통해 활성탄과 산성백토를 이용해 등유에 첨가된 식별제와 착색제를 제거한 후 경유와 혼합한 유사경유임을 밝혀냈다.

석유관리원은 광주북부경찰서와 합동으로 공급처인 대리점을 압수수색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광주북부경찰서는 유사석유를 공급한 6명과 유사석유임을 알면서 판매한 주유소업자 41명 등 47명을 검거했다.
석유관리원 이천호 이사장은 이같은 신종수법이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특별지시를 통해 지난 2일 ‘신종유사경유 특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석유유통관리분석시스템’을 가동시켜 생산부터 소비까지 석유유통흐름 분석을 통해 이상 징후가 포착되는 대리점과 주유소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그 결과 지난 6일 울산지역에서 특수하게 제작된 제조시설을 설치하고 보일러등유의 식별제와 착색제를 제거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이들은 숨기기 쉽고 도주가 용이한데다, 이동이 간편해 장소를 옮겨가며 유사경유를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대형 컨테이너차량에 제조시설을 설치하는 용이주도함을 보였다.

이들이 제조한 유사경유는 수도권지역까지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어, 전남 해남에서도 지난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 뒤편 위험물저장소 옥내 저장탱크에서 산성백토를 이용해 식별제를 제거한 후 경유와 혼합해 판매하고, 시중에도 유통시킨 주유소를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합동으로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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