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小考
세종시 小考
  • 한국에너지
  • 승인 2010.02.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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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문제가 우리 사회의 핵심 쟁점이다. 4대강은 물론이고 녹색성장이니 하던 것도 세종시 태풍 속에 가라앉았다. 본고에서는 세종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논하고 싶지는 않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보았을 때 경제, 효율, 정치 등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은 약속, 신뢰라는 생각이다. 이 신의를 두고 우둔하니 멍청하니 하면서 고사를 인용하면서까지 언쟁을 하고 있다.
누구는 정치를 함에 있어 공자가 군과 식량, 신의가 중요한데 아무리 나라가 어려워도 버릴 수 없는 것이 백성들의 군주에 대한 신의이자 정치를 떠나 인간 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정치인들의 신의를 논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신의가 상실된 사회이다. 어느 기업인이 영업을 해서 입찰 단계까지 왔다.
입찰은 3곳 이상 응찰해야 입찰이 성사된다기에 지인들에게 부탁을 했다. 그런데 부탁한 한 곳에서 낚아채 가버렸다.

에너지 분야 공직 세계는 어떤가.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절약정책, 재생에너지 정책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예산 한 푼 없는 정책을 얼마나 많이 쏟아 냈는지 우리 사회에서 ‘페이퍼’ 정책이라고 회자되고 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 사회는 쟁점만 있으면 실효성 없는 법규를 만들어 내는 집단이다.

금연을 확산시킨다면서 건물 내에서 담배를 피우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운전 중에 핸드폰을 사용해도 마찬가지다. 법규를 운영할 능력도 없으면서 무차별 법을 만들어 낸다.
법률을 아는 사람은 법이 무서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명절에 친인척이 모여 국민오락이라고 할 정도로 일반화된 ‘고스톱’ 조차 할 수 없다.
얼마나 법망이 많은지 경찰관이 어떤 사람이건 2시간만 미행하면 위법 사실을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다.
법은 사회적 약속이다. 우리는 약속을 남발하고 지키는데 익숙하지 못하다. 선진사회와 후진사회의 차이점은 경제보다 신뢰가 우선되는 사회이다.

신뢰가 있는 사회는 안정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회는 항상 불안 요소가 잠재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면서 충청 유세 때 세종시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역설했으나 이 지역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자 박근혜 후보에게 충청지역이 믿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해서 현지에 가서 자신을 담보로 내세워 신뢰를 얻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얼마나 신뢰가 상실된 사회이면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말을 국민들이 믿으려 하지 않았을까. 그게 우리 사회이다.

세종시의 정치적, 경제성을 떠나 자신을 담보로 했던 약속. 신뢰를 저버릴 수 없다는 것은 지극히 옳은 일이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는 일이 어리석은 짓으로 매도될 지경에 있다. 우리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약속을 지키는 사회냐, 아니냐. 우리 내부뿐만 아니라 지구촌에서까지 한국 국민이 무엇을 택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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