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인터뷰....한중 이박일 부사장
금주의 인터뷰....한중 이박일 부사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1999.01.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발전설비산업의 빅딜이라 할 수 있는 한국중공업으로의 발전설비 일원화가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발전설비 일원화는 단순히 과잉설비를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향후 국내 발전설비산업의 미래를 가름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사뭇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설비 일원화로 가는 길은 출발부터 그리 순탄치는 않다. 곳곳에서 당사자인 한국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이해가 대립되면서 협상을 발목을 잡고 있어 협상타결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발전설비 일원화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중공업의 이박일 부사장을 만나 협상 진행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발전설비 일원화가 큰 가닥을 잡기는 했지만 현대중공업의 사업권 포기와 대우의 보일러사업등 일원화가 완벽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발전설비 일원화가 어떤식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우의 경우 보일러사업을 넘긴다는 말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으로선 현대의 발전설비가 한국중공업으로 일원화되는 것이지요. 발전설비사업의 핵심이 보일러와 터빈발전기등 주기기 사업이라는 점에서 완벽한 발전설비 일원화가 되기 위해서는 보일러와 터빈 발전기등 주기기의 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조기기들은 코걸이나 귀걸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 현대와의 발전설비 일원화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사실 현재 진행상황도 그리 순조롭지는 않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협상에서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사안은 무엇입니까
 
<>상은 기본적으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의견차는 언제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전설비 일원화에 있어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가격 문제입니다. 현대의 발전설비에 대한 실사작업이 진행중인데 이에 대한 양측의 시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현대측은 투자비 자체를 적정가격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우리는 현재 시중가 기준에서 가치를 환산해야 한다고 봅니다. 팔려는 쪽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받을려고 하고 살려는 쪽에서는 반대라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봅니다.
 
- 현대와의 협상에서 쟁점이되고 있는 다른 한 부분은 일원화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원화가 단순히 발전설비만을 넘기는 수준인지 아니면 사업권까지 넘기는 것인지에 대한 개념이 모호한데다 현대에서는 사업권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리도 들리고 있습니다. 이 문제들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우선 발전설비산업의 일원화는 설비 뿐만아니라 사업권 역시 일원화 하는 것이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문제는 발전설비 뿐만아니라 고용승계등 여타 문제까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일원화 자체가 사업권과 자산에 대한 인수이냐 아니면 사업권과 제조부문만에 한정되는냐는 것입니다. 자산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사실상 공용승계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과잉설비를 줄여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것이 일원화의 기본취지인데 있는 것을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번 일원화는 합병이 아니라 한중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현대의 설비를 가지고 오는 자체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권 문제는 현대와의 협상이 진행중인데 쌍방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합의될 것입니다.
 
- 한중은 그동안 발전설비 기술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했고 발전단가가 낮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발전설비 일원화가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동안의 기술투자로 나름대로의 국제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한전이 짓고 있는 발전소를 보면 정말 훌륭하게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에서는 일원화로 인한 독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그것은 단지 국내시장에 한정된 일입니다. 한중은 1천MW급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이르기까지 10년동안 가장 많은 발전소를 지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의 발전설비 기술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습니다.
 
- 국내 발전설비산업의 일원화는 경쟁상대가 이제는 세계 유수의 발전설비사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한 계획은 어떻습니까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고 앞으로 중점을 둬 추진해야하는 우선과제 입니다.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야 하는데 일단은 기술습득을 위해 GE, ABB등 세계 유수 발전설비사들과의 접촉을 활발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 민영화 이후 이 부분에 대한 전략이 더 구체화 될 것이라고 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