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인공 나무
지구를 살리는 인공 나무
  • 김은영 워싱턴 주재기자
  • 승인 2010.01.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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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나무 모형의 그래픽
자연에서 배우는 청정기술로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포집·저장하여 대기 중 탄소량을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릴 수 있는 인공 나무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기술은 그 모형이 모든 성능시험의 기준을 통과하여 실제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라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는 이 기술은 의외로 저명한 과학자의 발상이 아니라 중학교 과학교실의 한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1999년 8학년짜리 어린 소녀 클레어 랙크너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그래서 아빠에게 도움을 청했다. 소녀의 아빠는 콜롬비아대 클라우스 랙크너 교수였다.

그는 딸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애완동물 가게에 가서 수족관 펌프와 수산화칼슘, 수산화나트륨을 샀다. 집에 와서 두 개의 화학물질을 물에 넣어 펌프를 물 속에 넣고 밤새도록 거품이 일게 했다. 다음날 아침 이산화탄소량을 재어 보았더니 반으로 줄어 있었다. 두 개의 화학물질이 물 속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것이다.

랙크너 교수는 더 나아가 이 프로젝트를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해 나갔다. 결국 연구팀은 2004년 아리조나 투싼에 ‘글로벌 리서치 테크놀러지(GRT)’라고 하는 회사를 차리게 된다. 랙크너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모형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대형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2~4년안에 완전히 상업화가 끝나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미디어의 상당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서 BBC, CNN, 이코노미스트, 가디언, LA 타임스
▲ 인공나무의 컴퓨터 그래픽
등 거의 모든 매체가 소개를 했고 트리허거 등의 환경분야 웹사이트와 과학계에서도 다뤘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 기술이 브랜슨경이 기후변화를 위하여 내놓은 2500만불짜리 상의 후보자가 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인공나무는 그동안 여러가지 디자인으로 연구됐다. 그 중 하나는 미식축구장의 골대 모양으로 상단 두 개의 축 사이에 블라인드가 있어서 공기가 그 사이를 통과하도록 돼 있다.
풍력 터빈처럼 대기의 흐름이 좋은 곳에 이 장치를 설치해 놓으면 이 발을 통과하는 공기는 그 안에 있는 액체흡수제로 인하여 CO₂를 잃게 된다.

CO₂를 잃은 공기는 청정공기로 변하여 다시 대기 중으로 흡입되고, 액체흡수제가 포집한 CO₂는 액체에서 제거돼 농축형태로 또는 저장되거나 다른 산업에 사용된다.
GRT는 초기에 액체흡수제로 수산화나트륨을 썼으나 현재는 효과가 높은 액체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흡수액체의 발견으로 경제성과 효율을 한층 향상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유독성에 대한 문제도 해결이 됐다. 장치는 크기와 용량을 조정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높이 300피트, 넓이 180피트 크기로 연 9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지구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고, 필요한 땅도 크지 않다. 서울의 배출가스를 북극에서 포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풍력터빈보다 훨씬 작지만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는 백배가 더 많다고 한다. 에너지 소비량도 아주 적어서 통상 송전망에 플러그를 꽂기만 해도 된다.
만약 1000kg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했다면 200kg은 에너지 사용으로 배출이 되고 800kg은 모아지는 셈이다. 장기적으로 이 장치의 가격은 이산화탄 1톤당 약 30불로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GRT는 이 장치가 풍력터빈처럼 지구의 곳곳에 설치돼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랙크너 박사는 런던의 기후포럼에서 미 에너지부 스티븐 추 장관에게 이 프로젝트를 설명한 바 있다.

그 내용에 대하여 공개할 수는 없지만 에너지부에 연구를 위한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랙크너 박
▲ 클라우스 랙크너 박사
사와 그의 연구팀은 이 인공나무는 자연의 나무보다 1000배 더 높은 이산화탄소 흡수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 처리는 필요한 산업에 공급하는 것이다. 수직농장같이 밀폐된 공간에서의 농경활동과 알지농장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산화탄소를 고도로 농축시켜 돌을 만드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랙크너 교수는 “이것은 자연의 방법이고 다만 10만년 동안 일어나는 과정을 30분 내로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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