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전사들이 5대양 6대주를 누빈다
자원개발 전사들이 5대양 6대주를 누빈다
  • 전민희 기자
  • 승인 2010.01.11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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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건 속 ‘해외자원개발이 에너지안보 초석’ 불굴 의지
자금 확보가 자원개발 성패 갈러, ‘국가 차원 컨트롤타워’ 절실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지난해 8월 한 달에만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중국, 페루, 볼리비아, 몽골, 호주 등을 돌며 자원개발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녔다.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면 지구 끝까지도 가겠다는 열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우리 기업들은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5대양 6대주로 뻗어나가고 있다. ‘자원빈국’의 태생적 한계를 해외자원개발이라는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정적인 자원 확보는 에너지안보의 초석이다.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시점에서 에너지안보는 자원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도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석유공사의 대형화와 함께 광물공사의 역할을 확대했다. 

석유공사는 2012년까지 하루 생산 30만 배럴 규모로 성장한다는 단기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이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대형화를 위한 M&A에서도 성과를 냈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재원을 조달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주요국 국영석유기업과 경쟁해 승리했다는 것은 생산량 확충보다도 해외자원개발이나 M&A에서의 자신감이라는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사명 변경을 계기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해외자원개발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자원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광물공사는 2020년 자주개발률 42%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2+2 전략’을 중심으로 광물자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자원 확보를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했지만 그 성과는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자원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자원전쟁에서의 물량 공세는 우리의 한계를 절감하게 했다. 국가 차원에서 돈을 싸들고 와서 투자하는 중국에 번번이 밀릴 수밖에 없었다. 2조 달러가 넘는 외화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해외자원개발의 성패는 자금 확보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자금 확보가 그리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 전쟁에 나가려면 총알이 필요하지만 여건은 그렇지 않다.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지만 정부 역시 뾰족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자금 확보는 민간기업 해외자원개발의 최대 걸림돌이다. 사실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인해 해외광구 확보의 호기를 맞았으나 민간기업의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했다. 세계적 경기 침체, 특히 금융위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돈을 구할 수 없는 민간기업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리스크가 큰 해외자원개발에 나설 수 없었다. 그래서 민간기업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 역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의 생리상 높은 리스크를 짊어질 수는 없겠지만 민간기업의 참여가 해외자원개발에서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민간기업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등 자원개발에 있어 민간기업의 역할은 지금보다 확대될 여지가 많다.

 정부는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공기업에 대한 출자를 확대해 자원개발 공기업을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고 해외자원개발 융자 예산의 85%를 민간기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매장량담보 융자 도입과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자원개발펀드 조성 등으로 민간자금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방침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효율적으로 해외자원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정비부터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원개발이 한 기업의 힘으로 될 수 없다는 점에서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체계적 협력, 자원외교의 성과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업화 추진, 플랜트 등 다른 사업과의 패키지 진출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해외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이같은 점이 아쉽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술과 전문인력 확보, 그리고 세계적인 자원개발 전문기업 육성 등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에너지독립’의 꿈을 이루기 위해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자원개발 전사들이 있어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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