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은 SK’ 기업이미지 대전환
‘녹색은 SK’ 기업이미지 대전환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1.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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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폴·전기차 배터리·바이오 부탄올… 녹색기술 사업화 ‘올인’
연내 상암 수소스테이션 완공·태양전지 필름·소재 밸류체인 완성

▲ 생산된 2차전지 테스트 장면

SK그룹이 선택한 2010년 성장동력 키워드는 ‘중국’과 ‘R&D’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연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R&D 분야에 기술혁신센터(TIC)를 신설하고, 박상훈 SK에너지 P&T CIC 사장을 기술혁신센터장으로 선임했다. 박 사장은 SK㈜ 대덕기술원 화학연구소장과 기술원장 등을 거친 그룹 내 ‘기술통’이다. TIC는 그룹 차원의 R&D 전략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비롯해 친환경 기술, 차세대 통신기술 등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기술원을 CIC 형태로 운영하고, 자원개발본부는 CEO 직속 조직으로 분리·독립시켰다.

SK그룹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면서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등 저탄소 녹색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녹색’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년을 석유화학과 이동통신으로 채웠다면 앞으로 10년은 ‘녹색’으로 칠하겠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R&D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신에너지 시대를 대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4월 SK기술원을 방문해 “에너지 분야도 기술이 결합돼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R&D 투자는 원유개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면서 “SK는 앞으로 기술지향적(tech-oriented)인 회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성장동력 없이 미래를 맞을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SK그룹은 녹색기술 R&D와 사업화를 위해 ▲청정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연료 ▲CO2 자원화 ▲그린카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태양광발전 ▲그린시티 등 7대 중점 분야를 선정하고, 녹색기술과 정보통신 R&D에 2012년까지 총 5조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태양광 분야의 경우 SK케미칼(폴리실리콘)·솔믹스(잉곳·웨이퍼)·SK에너지(박막 태양전지)·SKC(태양전지용 필름소재·시트)·SK E&S·SK D&D(발전사업) 등 계열사들이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신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거나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린시티(u-Eco city) 부문 역시 SK텔레콤·SK C&C(정보통신)·SK건설(에너지절약형 건축)·SK에너지(친환경·재생에너지)등의 역량과 기술을 결합시켜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바이오·폐기물에너지 분야에 SK케미칼·SK네트웍스·SK E&S·SK에너지 등이 진출해 있다.


SK에너지

 

SK에너지는 석유공정, 석유화학 촉매기술, 윤활유 등 기존 에너지 기술을 넘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청정 석탄에너지, 바이오에너지,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수소스테이션 등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박상훈 SK에너지 P&T CIC 사장은 지난해 11월 현대경제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녹색성장을 위한 SK에너지의 세 가지 전략과 함께 “차세대 바이오연료, 자동차용 배터리, CO2 원료 폴리머, ACO 기술개발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 가지 전략은 다양한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Expand Supply’, 에너지 절약 및 효율 개선을 위한 ‘Increase Efficiency', CO2회수 및 활용을 위한 ’Mitigate Emissions'을 말한다. 

SK에너지의 녹색기술 가운데 사업화 속도가 빠른 분야는 전기자동차의 핵심요소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사업이다.

SK에너지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LiBS) 소재 제조기술, 30년 이상 축적된 박막 코팅 기술, 배터리 팩·모듈 제조기술 등 리튬이온 전지 관련 소재와 제품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리튬이온 전지,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배터리 팩·모듈 등 소재와 전지·배터리 팩 제조 핵심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업체는 SK에너지가 유일하다.

이 같은 세계적인 기술력은 지난해 11월 다임러 그룹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한층 주목받고 있다. 독일 다임러 그룹 글로벌 하이브리드 센터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미쯔비시 후소사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 앞으로 2년간 다임러측과 공동으로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SK에너지는 앞으로 진행될 다임러 그룹의 다양한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배터리 프로젝트에 우선 협력업체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는데 한층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오는 2010년 말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그린 폴’역시 SK에너지의 대표적인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그린폴(GreenPol)’이란 이산화탄소를 포집, 폴리머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다.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 10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 이전과 연구 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한 이후 불과 1년 만에 양산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산화탄소를 회수, 저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촉매 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 원재료인 폴리머로 전환,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드는 획기적인 CO₂자원화·상업화 기술이다. 기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사용을 줄이고, 탄소배출권도 확보할 수 있다.

차세대 바이오연료인 바이오 부탄올 생산기술도 개발 중이다. SK에너지는 오는 연말까지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하면서 부족한 기술을 보완한 뒤 2012년까지 데모 플랜트를 완성,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상업 생산 시점은 2014년이 목표다.

SK에너지가 독자 개발하고 있는 이 공정은 바이오부탄올을 직접 생산하는 균주가 아니라 부실산을 생산하는 자연 상태 균주를 사용한다. 아직은 바이오에탄올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다른 바이오디젤 생산공정이나 ABE 발효보다 바이오부탄올을 값싸게 만들 수 있다.

청정 석탄에너지 이용기술 역시 SK에너지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녹색기술이다. 이 기술은 저급 석탄을 고급 석탄으로 전환한 뒤 이를 가스화하는 전단 공정과 여기서 생산된 합성가스를 합성석유, 합성천연가스, 화학제품 등 다양한 에너지와 자원으로 전환하는 후단 공정으로 나뉜다.

SK에너지는 앞 부분에 해당하는 ‘석탄가스화 공정’을 중점 개발한다. 2013년까지 총 5500억원을 투자해 대덕기술원에 석탄가스화 정비, 실험 연구설비 등을 구축하는 한편, 울산 컴플렉스에 석탄에서 추출한 합성가스를 이용해 메탄올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생산공정을 연간 20만 톤 규모로 준공할 계획이다. 

메이저 기업이 선점한 대규모 가스전과 석탄 탄광과 달리 소규모 가스전이나 저급석탄 탄광은 매장량이 풍부하고, 지역적으로도 고르게 분포돼 있어 활용 가능성이 높다. 독자적인 석탄가스화·CTL·GTL 기술로 미래 에너지를 확보한다는 것이 SK에너지의 전략이다.

오는 2010년 11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는 수소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수소스테이션이 세워진다. SK에너지는 SK건설과 함께 국내 최초로 인근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지가스(LFG)를 별도의 저장장치를 이용해 포집한 후 수소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적용한 수소스테이션을 건설한다.

여기서 생산되는 수소는 연료전지 차량(FCEV)의 연료는 물론 공원내 전력, 난지 창작 미술센터의 온수를 공급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수소스테이션은 크게 수소 제조장치, 압축기, 저장탱크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핵심공정이 수소 제조장치다. SK에너지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독자기술로 수소 제조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SKC

SKC는 지난해 태양전지 핵심소재인 불소필름과 EVA 시트를 개발, 상업화에 성공한데 이어 백시트 사업에 진출했다.

일본 게이와(Keiwa)사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총 25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용 백시트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하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폴리에스터필름, 불소필름, EVA시트 등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모든 필름 소재부터 가공 시트까지 일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 SKC는 백시트 생산공장을 통해 기존 태양전지용 필름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태양전지 소재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SKC는 2010년 1000만㎡ 규모에서 2015년 4000만㎡까지 지속적으로 생산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 중국 등 해외에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KC의 목표는 오는 2015년 태양전지용 소재 부문에서 5000억원 매출을 실현하는 세계적인 태양전지 소재 전문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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