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수출 앞둔 군산 풍력터빈공장 가보니
연휴도 잊은채 공장 쉴새 없이 돌아가
미국 첫 수출 앞둔 군산 풍력터빈공장 가보니
연휴도 잊은채 공장 쉴새 없이 돌아가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1.04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시장 겨냥 ‘주효’

▲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에서 처음 생산된 풍력발전기 앞에서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제품은 미 웨이브윈드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저기 오른쪽 끝에 보이는 너셀이 새해에 미국으로 수출되는 현대중공업의 첫 풍력발전기입니다” (현대중공업 풍력발전 생산부 송광호 부장) 너셀이란 블레이드(날개)가 회전할 때 생기는 바람의 힘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발전시스템의 핵심으로, 드라이브 트레인, 요 시스템, 기어박스, 발전기 등으로 구성된다. 사람과 비교하자면 심장에 해당하는 셈이다.

2009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 전북 군산시 군장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현대중공업의 풍력터빈 생산현장은 이튿날부터 시작되는 세밑의 사흘짜리 연휴 전날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맡은 일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윤병수 상무는 “군산공장을 지을 때 미국시장을 겨냥했습니다. 금융 위기 속에서도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를 결정했는데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상무의 얘기대로 이 곳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9월 미국 웨이브 윈드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1.65MW급 풍력발전기 6기가 제작된다. 현재 첫 번째 너셀의 제작을 끝내고 두 번째 제품을 만드는 중이다. 다른 작업대 위에는 세 번째, 네 번째 조립을 기다리고 있는 부품들이 올려져 있다.

생산 중인 1.65MW 모델은 울산 현대중 본사의 2야드 현장에 설치돼 실증 운전 중이다. 운전실적이 매우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현대중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제품은 세계적으로 1500기 정도가 설치된 AMSC 윈드텍 모델이다. 이달 중순 국제인증을 획득하면 자체 생산한 제품으로 교체 설치할 예정이다.

생산된 너셀은 오는 3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해 상반기 중으로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 인근 풍력발전단지에 설치될 예정이다. 전체 시스템 중에서도 ‘심장’인 너셀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타워와 블레이드는 미국 현지에서 공급받아 조립해 완성하게 된다.

윤 상무는 “풍력시장은 매우 크고 분야가 다양합니다. 어느 한 기업이 모든 부문에서 100% 석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구성 요소, 부품별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고, 현대중공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운반 과정과 비용 등을 감안하면 덩치가 큰 블레이드와 타워는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준공한 군산공장은 터빈 조립공장, 시스템 조립공장, 자재창고동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연간 600MW 생산 규모로, 전체 공장의 65%는 발전기, 나머지는 시스템이 차지하고 있다. 터빈공장에는 조립 작업대 10개가 놓여져 있는데 20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너셀 20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2년 800MW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네 가지 풍력발전기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1.65MW(모델명 HQ1650)를 시작으로 2MW(HQ2000), 2.5MW(AV928, 기어리스 타입), 1.5MW급 제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군산공장에서는 중국에서 선호하는 용량인 1.5MW를 제외한 세 가지 모델이 제작된다. 1.5MW급의 육상운반이 힘들기 때문에 중국에 현지공장을 짓고, 기술도 도입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