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기업 메가트렌드 ‘녹색만이 아름답다’
2010 대기업 메가트렌드 ‘녹색만이 아름답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1.04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열사 시너지·글로벌 네트워크로 수출산업화 ‘시동’

 

녹색성장의 주력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내 대기업들의 사업 규모와 속도가 갈수록 커지면서 빨라지고 있다.

삼성, LG, 포스코, SK에너지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서 ‘녹색’ 체질개선에 나섰다. 비록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가 그들만의 말잔치로 끝나버렸지만 기후변화 대응과 미래 성장엔진 확보는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2010년은 새천년 이후 10년을 달려온 대기업들이 다가올 10년에 대비하는 해다. 그동안의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 수준을 넘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첫 해다.

LCD·반도체·조선 등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던 기존 산업의 성장잠재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녹색사업 진출 붐은 당연한 현상이다.
희망찬 소식도 들린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정부가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린 국가를 중심으로 녹색에너지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의 전통적인 녹색강국들은 정책적 지원을 축소했고, 미국과 중국 등은 정부가 강력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업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이 지난해 미국 풍력시장 진입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세계 그린에너지 시장을 빠른 시간 안에 접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30MW 태양전지 파일럿 라인 가동에 들어갔고, 국내 최초로 미국에 풍력발전기 제품을 공급했다. LCD·반도체를 잇는 제2의 수출아이템으로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LG는 올해 120MW 규모의 태양전지 양산라인을 가동하면서 추가로 120MW를 증설한다.
계열사들의 역할 분담을 통해 태양광 소재부터 시스템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세계 태양광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대도 태양광사업 규모를 늘리면서 풍력발전사업에 속도를 낸다.

군산공장에서는 미국 수출을 위한 풍력터빈 조립이 한창이다. 두산은 제주에 설치한 3MW급 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 실증단계로,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담수화플랜트와 연계한 MW급 발전용 연료전지 개발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포스코는 연내 포항에 연료전지 핵심설비인 스택제조공장을 완공, 국산화 비중을 확 끌어올리면서 중동,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LS는 일본에서의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해상풍력솔루션과 해저케이블을 통해 그린비즈니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의 활발한 신재생에너지사업 진출은 관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다.

투자가치가 확실하다는 판단이 서면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어도 해외기업을 인수한다던가, 로열티를 주고서라도 단시간에 국산화함으로써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계열사 네트워크를 통한 자체 수요를 확보하고, 해외 인지도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풍력, 태양광발전단지 프로젝트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일정 비율의 자본투자가 가능한 대기업이 유리하다.
STX의 경우 STX솔라가 생산한 태양전지로 만든 모듈을 계열사 공장 지붕이나 유휴 공간에 설치하거나, 태양광 발전을 선박에 도입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중, 삼성중, 대우조선해양처럼 국내 조선업계가 풍력사업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기존 조선사업으로 얻은 시장의 신뢰와 명성이 있기에 가능하다. 

LG전자 솔라사업팀 관계자는 “LG가 태양광모듈을 생산한다는 소식을 듣고, 양산도 하기 전에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태양광모듈은 효율과 가격도 중요하지만, 믿을 수 있는 기업이 생산했는지, 사후관리 역량은 충분한지도 중요하다”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저탄소 생활이 자리잡으면 태양광발전도 가전제품처럼 대기업 제품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