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바다 동해에서 산유국의 꿈이 영근다
우리바다 동해에서 산유국의 꿈이 영근다
  • 변국영 기자
  • 승인 2010.01.04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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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무역센터와 맞먹어, 천연가스·컨덴세이트 2018년까지 생산
“가족과 떨어진 생활 가장 어려워”… 자부심·책임의식으로 ‘똘똘’


지난해 12월 3일 아침 8시 김포공항에서 김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라도 내릴 것 같은 흐린 날씨였지만 비행기가 뜨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여느 때 같으면 별 신경도 쓰이지 않을 날씨에 신경이 곤두섰다. 우리나라 유일의 해상광구인 동해-1 가스전에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전 9시 김해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헬리콥터에 올라탔다. 굉음을 내는 헬리콥터가 동해바다를 비행한 지 30분. 저 멀리 망망대해 한 가운데 조그만 물체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우리나라 산유국의 자부심 동해-1 가스전이다. 끝없이 넓은 바다에 외로이 떠 있는 한 조각 섬 같았다. 

헬리콥터가 착륙을 위해 해상시설에 접근하자 그 모습이 자세히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면 망망대해의 작은 점에 불과해 보이지만 동해 가스전은 152m의 해저시설까지 합하면 높이가 200m에 달한다. 무역센터와 맞먹는 높이다.    

울산 앞바다 남동쪽 58㎞에 위치한 동해-1 가스전은 가채매장량이 천연가스 1690억CF와 컨덴세이트 327만 배럴이다. 하루에 천연가스 5000만CF와 컨덴세이트 1000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데 천연가스는 가스공사에, 컨덴세이트는 S-Oil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생산을 시작해 2018년까지 15년 동안 생산 하게 된다.

2004년 7월 생산을 개시한 동해-1 가스전은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돼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산유국의 대열에 올려놨다.

무엇보다 석유개발산업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탐사·개발·생산 및 공급 등 일관 조업기술 및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국내석유개발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였다.

국내 대륙붕에 석유 부존 유망성을 실제적으로 증명함으로써 대륙붕 개발을 활성화 하는 전기를 마련했고 국내 기술력을 입증함으로써 해외 석유개발참여 협상 능력을 강화했다는 것도 동해 가스전이 갖는 의미다.

우리에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해가스전의 생활은 쉽지 않다. 25명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12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2주간 근무하면서 절반 인원이 매주 교대를 하고 있다. 근무직원 교체도 역시 헬리콥터를 통해 이뤄진다. 날씨가 좋지 않아 헬리콥터가 뜨지 못할 때는 배를 이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애로다. 해상시설 책임자인 최안기 팀장은 “여러가지 힘든 점이 있지만 외로움이 가장 크다. 가족과 떨어져 바다 한 가운데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고백한다.

여가시간에는 주로 체력단련을 한다고 한다. 조류 때문에, 특히 바람이 세게 불면 해상시설 흔들리기 때문에 이런 악조건을 견디기 위해서는 튼튼한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바다 한 가운데 있는 해상플랫폼 생활이 낭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참치나 돌고래 떼가 지나갈 때는 장관을 이룬다. 말 그대로 천연 돌고래 쇼를 볼 수 있다”고 최 팀장은 말한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재미 있는 일이 있으면 사고가 난다”는 짧막한 답변을 했다. 일반인이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말 그대로 보통 사람들의 상상일 뿐 직원들은 철저한 책임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최 팀장은 “산유국의 꿈을 이룬다는 자부심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산유국의 대열에 진입하게 한 동해-1 가스전. 우리바다 동해 한가운데서 산유국의 부푼 꿈을 실현하는 전진기지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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