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에너지자원대사
에너지안보는 외교적 교류·협력 통해 가능하다
조현 에너지자원대사
에너지안보는 외교적 교류·협력 통해 가능하다
  • 변국영 기자
  • 승인 2010.01.04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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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는 쉽지 않은 일… 과정에서 교훈·노하우 얻어야
기후변화·에너지는 ‘동전의 앞 뒤’, IRENA에 관심 가져야


기후변화 시대는 국가에너지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한 나라의 에너지안보는 자신들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고 전세계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협력하고 교류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외교부에 에너지자원대사를 두고 에너지자원협력을 위한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있다. 조현 에너지자원대사를 만나 세계적 변화와 이에 대응한 우리의 대응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에너지자원대사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가 세계적 이슈가 되면서 에너지자원 문제 역시 국제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에너지외교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적 에너지환경 변화에 따라 에너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과거 외교공관에서 에너지정보 같은 것에 대해 관심이 없었습니다. 에너지 문제를 국내 차원에서만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공관에서 정보수집 업무가 확대되고 있고 에너지사업을 지원하는 체계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고위급 외교에서도 에너지가 주요 아젠다가 되고 있습니다. 이 것만 보더라도 에너지
문제가 국가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에너지 생산국과 소비국 간 다자간 에너지회의도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에너지자원 외교의 중요성과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와 비례해 성과 역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에너지 협력외교는 단기간 성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기후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제 원조입니다. 개발도상국에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원조자금을 활용해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태양광이나 풍력을 지원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IT산업이나 건설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녹색분야와 접목을 하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겠지요.


- 세계는 지금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에너지ㆍ기후변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세계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기후변화와 에너지는 ‘동전의 앞 뒤’라고 봅니다. 어느 것 하나만이 존재하고 발전할 수없고 그런 시대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이 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가장 적합한 방법이 무엇인가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이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느냐를 결정할 것입니다.  


-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떤 에너지 정책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까.

▲ 에너지믹스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면 됩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2.3%밖에 되지 않고 2030년 11% 목표 역시 자신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방안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력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원전 사용을 늘려야 합니다. 그래야 경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 협력 외교를 통해 화석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재생에너지 분야 최초 국제기구인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내년에 출범합니다. 이 기구에 대해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IRENA는 세계 재생에너지 분야 선도국가인 독일, 덴마크,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이 주도해 지난 2004년부터 설립을 추진해왔습니다. 최근 기후변화 이슈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IRENA 출범에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첫 준비회의에 이어 6월 각료급 회의에서 사무국장을 뽑고 사무국 소재지로 아랍에미리트 마스다르시티를 선정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18세기 산업혁명 이래 의존해온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야 합니다. 중동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가 IRENA 사무국을 유치하고 아부다비에 10㎿급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시사한다고 봅니다. 세계의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지요.


- IRENA가 출범하면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됩니까.

▲ 재생에너지 관련 정보와 기술협력의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IRENA를 통해 각국은 재생에너지 정책과 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 협력과 전문가 간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IRENA는 정책자문을 통해 각 회원국 상황에 맞는 재생에너지 개발 로드맵을 만들고 관련 정책 수립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재생에너지 분야의 OECD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개발도상국에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IRENA는 개발도상국이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도록 함으로써 세계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 신재생에너지 협력 중심지에 서게 될 IRENA에 정부와 기업 모두 보다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 해외자원개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의 중요성이 커지더라도 앞으로 상당기간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자원빈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원협력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합니까.

▲ 석유 얘기를 한다면 일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동 의존도에서 벗어나 수입원을 다양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자원외교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외교 행위이기 때문에 무조건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우리는 OECD회원국으로서의 이미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외교라는 것은 소프트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제약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외자원개발과 관련 최근 우리나라가 중국에 밀리는 사례를 들어 우리는 그렇게 못하느냐는 소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이 처한 여러 상황과 우리하고는 차이가 있습니다.


- 과거에도 그랬듯이 소위 정상급 자원외교가 당시에는 여러 성과를 얘기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실질적으로 결실을 맺는 것이 없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 잘 알고 있습니다.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잘 아시겠지만 자원외교라는 것이 단시간에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4번 시도해서 1번 됐다면 저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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