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
에너지 소비?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12.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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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유럽 출장을 처음 하시는 분들은 깜깜한 복도, 냉방 같은 호텔방에 기분이 상한다.

추운 겨울 나그네는 따뜻한 호텔방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싶었지만 차가운 방에서 쪼그리고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어느 여자는 실내 온도를 섭씨 20도에 맞추어 놓고 생활 한다.

그런데 남편은 내의만 입고 돌아다니면서 춥다고 짜증이다. 보다 못해 시아버지께 일러 바쳤다. 옷을 입고 지내면 춥지 않을텐데. 자신의 습관을 고치려 들지 않고 오히려 짜증을 낸다고. 불똥은 시댁으로 튀었다.
며느리가 온다고 연락이 오면 실내 온도를 20도로 맞추고 모두가 두터운 옷을 입었다.
에너지 분야에서 일을 하는터라 며느리에게 한소리 들을까 봐서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조사한 바로는 우리나라 가정이 일본의 2배, 에너지 다소비 나라라고 일컫는 미국보다 10% 정도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 했다.
7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는 에너지절약이라는 말을 듣고 살아왔다.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에너지 좌표는 이처럼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왜 그럴까? 기후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일까? 피하고 싶은 마음도 한 구석에서 일어났다. 화려한 쇼윈도에 들어가서 왜 전기불을 이렇게 많이 켜느냐고 물어도 보았다.
대답은 이렇게 해 놓고 하나 더 팔면 전기값은 빠진다고 했다. 에너지 가격이 싼 것도 한 원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어느 자리에서 재생에너지가 화두로 올랐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확실한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녹색성장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그것은 산업을 말하는 것이고 그 핵심인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개념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참새 눈물만큼도 되지 않는 재생에너지는 존재의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귀찮은 벼룩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평상시 전력예비율이 30~40%를 웃도는 실정에서 심지어 재생에너지는 버려지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는 두 얼굴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산업이고 하나는 소비의 문제이다.

우리는 전력산업, 석유정제업 등 에너지산업 측면에서는 어느 나라 못지않게 발전해 왔다.
하지만 소비측면에서는 40년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하위권에 그대로 놓여 있다.
다시 말하면 에너지는 산업정책 위주로 펼쳐져 왔고 소비정책은 하순위였다.
에너지 소비정책 부재, 에너지의 절약, 관리도 중요하지만 소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화두로 던지고 한해를 접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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