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사람이 가장 비싼 에너지를 쓰다니
어려운 사람이 가장 비싼 에너지를 쓰다니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12.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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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어 간다. 푸르던 잎 어디로 가고 황색잎 몇 개가 매달려 있다. 눈이 와야 할 겨울에 며칠째 오락가락 비가 내리고 있다.

영상의 날씨다. 기후변화 탓이니 뭐니 하지만 이 겨울 따뜻한 것이 좋은 사람도 있다. 서민보다 더 어려운 영세민들에게 더 말할 것도 없다.

올 겨울 에너지 업계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영세민들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연탄을 기증하거나 배달해 주는 일을 했다.

일반적으로 연탄 한 장의 가격이 얼마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문 것이 요즈음 우리 세태다.
연탄 한 장의 가격은 450원 정도. 그리고 배달료는 장당 40~50원 하는 모양이다. 놀랄 정도의 가격이다.

보통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한 달에 1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겨울철 난방 비용은 30평을 기준으로 지역 난방일 경우 10만원, LNG 개별 난방일 경우도 15만원 이면 충분하다. LPG로 난방을 하면 좀 더 들어간다.

끼니를 걱정하고 생활비를 보조 받아야 하는 영세민들의 난방비가 일반 가구의 난방비보다 더 들어가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 모순된 사회구조. 에너지 가격 구조를 누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석유 난로를 사용하는 조그만 업장도 문제다.

원래 20ℓ도 안되는 용기에 7~8할만 담아 배달한다. 10ℓ를 배달해주고 20ℓ 값을 받는 셈이다. 경유 1ℓ에 3000원 꼴이다.
지경부에서는 에너지재단을 설립하여 영세민들의 에너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자하지만 어디 구석구석 빛을 쪼일 수 있겠는가.

가장 근본적인 정책은 에너지가격 구조를 올바르게 잡는 일이다. 형편이 나은 사람은 값싸고 좋은 연료를 쓰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비싸고 불편한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 현실은 에너지 복지면에서 제로다.
지난해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영국에서는 서민들이 전기요금을 못내도 전기 공급을 끊지 않는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우리 사회에 충격적이었다.

우리는 한 두달 만 안내면 인정사정이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제조업체도 전기가 없으면 모든 일이 중지되어 다른 세금은 못내더라도 문을 닫기 전까지 전기요금만은 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석탄이나 가스를 사용해 발전을 하는 전기는 가장 편리하면서 가장 값싼 에너지이다.

물론 원자력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기는 하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에너지 가격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인위성이 높다. 우리의 에너지 가격에 인위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항상 회자되는 것이 에너지 가격 구조 개편이다. 이에 대한 논의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이 되고 에너지 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가격정책이다. 해묵은 과제이지만 내년도 정부 사업 계획에 꼭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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