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짜리 인생,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2년짜리 인생,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11.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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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독일 연구원들과 R&D 문제를 이야기하다 말았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R&D 문제점들을 소상히 알고 있었습니다.

R&D의 병폐를 없애고자 신재생에너지 R&D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는 원별로 사업단을 만들었습니다. 이 정부에서는 PD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외양상으로 사업단장은 임기 5년에 별도의 사무국을 두어 자신이 재직하는 기관이나 학교에서 업무를 추진했습니다.

PD는 임기 2년으로 자신의 직장에서 사표를 내고 지경부, 에너지 기술평가원에 사무실을 두고 별도의 사무국을 두는 것이 아니라 지원부서를 두고 있습니다.

사업단이나 PD제도나 기본적으로 R&D의 기본그림을 그리고 계획을 수립ㆍ추진 한다는 면에서 역할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 양자의 역할기능에 대해서는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업단이나 PD와 같은 제도를 도입한 기본 목적은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R&D 계획을 수립·추진하는 것입니다.

공직자들에게 맡겨서는 이해관계의 틀 속에서 벗어 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사업단 시절 사업단이 산자부 소속이냐 에너지관리공단 소속이냐, 어느 기관의 통솔을 받느냐를 두고 한바탕 싸움이 붙었습니다.

사업단이 에너지관리공단의 말을 잘 듣지 않아 압력을 행사하면서 발단이 되었었지요. 결과는 사업단이 KO패를 당했습니다. 당시 사업단장을 장관이 임명했다 하더라도 공단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업단 제도는 실패라는 판단 아래 대체한 것이 PD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PD 제도가 사업단 제도보다 못한 것 같습니다. PD의 영향력이 사업단 시절보다 훨씬 줄어든 것 같습니다.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뜻이지요.

기본적으로 에너지기술평가원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PD는 독립성이 확보되어 있다고는 하나 에기평이 R&D 업무의 지원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허브의 역할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PD의 영역은 갈수록 좁아진다고 합니다.

더구나 임기가 2년밖에 되지 않아 PD 자신들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더군요. 임기 2년, 무슨 일을 소신껏 할 수 있겠어요. 임기 2년을 설정한 취지는 잘하면 연장시켜 주겠다는 것이랍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좋지만 달리 말하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틀 속에 가두어 버린 것입니다.

사업단 시절 임기 5년을 정해 놓고서도 마지막에는 이렇다 할 말 한마디 없이 사업단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던 적이 있었던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교수직에서 사표를 낸 PD들이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실정에서 PD들에 대한 연민의 정까지 생기더군요.

R&D 정책은 산업발전에 있어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지경부에 부탁합니다. PD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R&D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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