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국정감사) 준비 안된 해외자원개발 국가 손실
(2009 국정감사) 준비 안된 해외자원개발 국가 손실
  • 전민희 기자
  • 승인 2009.10.1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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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큰 서캄차카·쿠르드사업 무리할 필요 있나”
▲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 시작 전,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왼쪽)과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오른쪽)이 성실히 감사에 임할 것을 선서하고 있다.

석유공사와 광물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큰 해외자원개발사업을 하는데 있어 치밀하지 못하게 추진함으로써 국가적인 손실을 초래했다는 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주승용 위원(민주당)은 석유공사의 무분별한 자원개발사업을 꼬집었다. 주 위원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3000억원을 투자한 러시아 서캄차카사업의 경우 러시아 측이 시추선을 못구해 2공구 중 1공구만 시추한 채 실패로 끝났는데 러시아 측으로부터 기간연장도 못받고 배상요구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공사는 추가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재계약을 요청했지만 처음 석유공사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국내기업들은 재계약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은 “서캄차카사업의 경우 지난해 6월 1공을 시추했는데 결과는 생산정으로 개발될 만큼 충분한 양의 탄화수소를 함유하고 있지 않은 유정으로 판명돼 결과적으로 한국은 아무 성과 없이 2억 5300만 달러만 날렸다”며 “나머지 한 개 공은 시추도 하지 못하고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공사가 가스프롬과의 재계약을 통해 여러 가지 리스크가 큰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은 “배상문제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쪽에서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서캄차카사업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프롬과의 재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노영민 위원(민주당)은 석유공사가 쿠르드지역 석유개발사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은 “이라크의 새 석유법이 3년이 지나도록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이라크 중앙정부가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석유공사가 이라크 중앙정부가 싫어하는 쿠르드지역의 석유사업에 뛰어 든 것은 사실상 도박”이라고 밀어부쳤다.

하지만 강영원 사장은 노 위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강 사장은 “이라크 정국에 대한 정보는 우리도 가지고 있다”며 “언제 기회가 있으면 노 위원님께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강 사장은 쿠르드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 나름대로의 판단으로는 쿠르드를 포함한 이라크의 전반적인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사업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배은희 위원(한나라당)은 석유공사가 최근 실패한 아닥스사 인수에 있어서의 판단 착오를 꼬집었다. 배 위원은 “아닥스사 인수는 자주개발률 달성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는데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석유공사가 판단을 잘못해 인수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배 위원에 따르면 아닥스사 인수전에서 석유공사는 86억 달러를, 경쟁사인 중국의 시노펙은 92억 달러를 제시했다. 단지 6억 달러 차이로 인수에 실패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석유공사 이사회에서 93억 달러까지는 승인을 해줬는데 더 싸게 입찰가를 써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강영원 사장은 “93억 달러까지 쓸 수 있었지만 우리가 제시한 86억 달러 이상을 주기는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었다”고 나름대로의 이유를 설명했다.

성공불융자 문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승수 진보신당 위원은 “성공불융자가 기존에 실패와 성공의 기준도 없이 마구잡이로 집행되고 또 특정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며 성공률에 따라 융자를 차등화 하는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를 대표해 출석한 김정관 자원정책실장은 “성공불융자의 경우 알려진 것보다 성공률이 더 높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히 제도적 보완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답했다.

광물공사에 대해서는 희소금속에 대한 확보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김재균 위원(민주당)은 희소금속 비축량이 6일이면 바닥을 드러낼 판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희소금속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특히 희소금속은 공급량 확보는 물론 전략비축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며 “지난 8월 현재 조달청 비축량을 제외한 광물공사의 비축물량은 7722톤으로 국내 수요량의 6일분에 불과하고 목표 대비로도 10.2%에 지나지 않는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김 위원은 “국제광산물 가격이 급락한 현시점을 잘 활용하면 희소금속 확보의 최적기가 될 수 있다”고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라늄 자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용석 한나라당 위원은 “6대 전략광종 중 원자력발전의 주요 에너지원인 우라늄의 자주개발률이 0%로 수요량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주개발률 확보가 시급하다”며 “광물공사는 현재 우리나라의 필요한 전략광종의 수요를 파악하고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의 자주개발률을 높이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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