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원천기술연구센터를 가다 ⑤ - 태양광 부문 고려대 산학협력단
중소기업 R&D 돕는 ‘태양광 팹 센터’ 만든다-김동환센터장
신재생에너지 원천기술연구센터를 가다 ⑤ - 태양광 부문 고려대 산학협력단
중소기업 R&D 돕는 ‘태양광 팹 센터’ 만든다-김동환센터장
  • 장현선 기자
  • 승인 2009.08.3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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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최고 효율은 10년째 25%대에 머물러 있다. 이 수치를 뛰어 넘어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기록을 만드는 것.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원천기술 연구센터’의 목표다.

지난 27일 고려대 공대 앞 커피숍에서 만난 김동환 센터장은 “태양전지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지고, 가장 먼저 상용화 된 것이 실리콘 태양전지다. 지금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것도 실리콘 태양전지다.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상용화되고 일반화된 상황에서 더 연구할게 없다고들 많이 얘기한다. 이는 곧 실리콘 태양전지야말로 산업 측면에서 가장 많은 수요를 가진 분야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조업체가 원천기술, 공정기술 등을 개선하고 단순화시켜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단기간에 국제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은 태양광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결정질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고효율 태양전지라 하면 효율 25%에 근접하는 전지를 얘기하는데 자동차로 치면 ‘컨셉카’ 개발과 같다. 여기서 ‘컨셉카’란 개념만 있고 본래 기능은 못하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실리콘 기판 제조 및 공정 설계 ▲표면처리 및 확산공정 기술개발 ▲고효율 태양전지 제조기술 개발 ▲태양전지 제조 및 특성 분석 등 4단계로 분리해 연구를 진행한다. 고려대를 비롯해 한양대, 전북대, 세종대, 신라대, 공주대가 여기에 가세한다.

센터의 또 다른 목표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태양광 팹(FAB) 센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표준공정을 갖춘 FAB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활용도가 높은 설비부터 갖추고, 초기에는 단위공정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업들이 최대한 빨리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 센터장은 “R&D 인프라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실리콘 태양전지쪽이 특히 그렇다. 장비가 많이 필요한데 너무 비싸서 중소기업은 하고 싶어도 공정을 진행할 곳이 없다. 이 분야에 팹 기능을 하는 곳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환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원천기술 연구센터장 (고려대 교수)

“국내 태양전지 R&D 허브 될 것”




-원천기술연구센터에 선정된 비결이 있다면.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는 산업적인 니즈가 가장 큰 분야다. 센터를 통해서 기술개발과 핵심기술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센터의 설립 목적이다.

우리보다 잘 할 수 있는 그룹이 있겠지만 고대가 갖고 있는 인프라, 인적자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적합하다고 여겨 선정된게 아닐까.

-국내외 관련 기술 수준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외국의 선진기술을 당장 구현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현재로선 기존 기술을 개선하는 연구로 시작할 수 밖에 없고, 갖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해 검증하는 단계까지 갈 계획이다. 양산기술의 단순화 방향, 새로운 구조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센터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고효율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제작을 위한 요소기술 개발을 실리콘 태양전지에 접목시켜 검증을 할 것이다. 팹 기능을 수행하게 되면 R&D 효율도 좋아질 것이다. 또한 사용자 협의체를 구성해 센터 소식지를 분기별로 제공하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회원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태양광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려면 해당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모아 연구를 하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모을 것인가가 관건인데 기존에 태양광 연구를 안 하던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운영진을 일부러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태양전지라는 패러다임에 묻히지 않은 반도체 전문가들을 영입함으로써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유입, 활용할 계획이다.

-관련 기업과의 협력방안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라서 오는 11월 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초부터 산학 공동연구를 하는 등 활동이 센터와 기업의 연계가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모 기업과 진행 중인 것도 있다.

-최근 국내 태양광산업이 위축된 상황인데 전 태양광사업단장으로서 조언한다면.

우리 정부의 지원이 다소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태양광 열기가 식어가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그런 추세다. 오히려 이런 시기가 기회다. 태양광이 급속도로 발전했을 때 간과했던 부분들, 실질적인 기술, 표준화, 인증, 국제 협력 같은 포석을 쌓아가는 전략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수 년내 이 분야가 다시 각광받을 때 수혜자가 되도록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정부에 바라는 부분은. 

우선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태양광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원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하나 더 바란다면 태양광이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주요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 분야의 특수성, 기술적인 특성을 감안해서 앞으로 2, 3년 동안 전폭적인 지지를 부탁한다.
경쟁국과 비교하면 지금까지 정부 지원 규모는 5분의 1, 아니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조금 더 확신을 갖고 지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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