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전략
R&D 전략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08.01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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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북경에서 풍력산업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중국 시장을 보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덴마크가 정부관을 들고 나왔다. 전체적으로는 약 380개 기업이 출품했으며 이 가운데 외국 기업이 10%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중국기업이 대부분인 이 전시회는 중국의 풍력산업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전시장이었다.

아시아권에서 풍력전시회 치고는 아마 규모면에서 제일 크지 않은가 싶은 이 전시회에 한국 기업은 단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중국은 이제 우리 시장이 아니구나 하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자국에 건설되는 풍력발전기를 수입완제품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고 일정비율의 국산화를 하도록 해왔다. 그러다보니 고장도 나고 돌지 않는 것도 없지 않았지만 내적으로는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올해 들어 중국은 해안가를 따라 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 놓아 외국기업들의 중국 합작투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쓸만한 부지에는 모두 수입완제품을 설치해 놓아 이제는 국산이 개발되어도 별로 설치할 곳도 없다.

그리고 제품을 개발한다고 수백억 원씩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R&D전략의 한·중의 차이는 크다. 중국은 국산화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한국은 원천기술 개발부터 완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누가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인가. 풍력발전기는 설사 제작을 할 수 있다하더라도 장시간의 실험을 하여 실증데이터를 갖추지 않으면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 그리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선진국 기업들은 가격을 낮추어 버린다.

완제품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을 때까지 아무리 짧아도 10년의 세월은 걸린다. 우리기업 어느 곳도 10년을 투자하여 상품을 내 놓을 곳이 있겠는가?

이러한 것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을 구매해서 실증사업을 하겠다고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언덕을 헤아릴 수 없다.

더구나 겉보기에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풍력발전기의 기술은 날개의 각도가 1도만 틀려도 양상이 바뀌는 고난이도 기술 집약 산업이다.

이러한 것을 간파한 현대중공업은 조립 산업부터 시작했다. 국가의 R&D전략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R&D전략은 모든 분야에 걸쳐 다시 점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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