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문화
팁 문화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07.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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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샤인보이가 미국 최고의 갑부 록 펠러의 구두를 닦으면서 ‘오늘은 봉 잡았다’면서 두둑히 팁을 받을 기대를 안고 열심히 구두를 닦았다. 그러나 팁은 50센트. 슈샤인보이가 크게 실망했다는 일화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팁은 일반적으로 줘도 그만이고 안줘도 그만이지만 미국 사회에서 팁은 불문율이요 어느 정도 공식적인 금액이다.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동양인들이 팁을 주지 않고 그냥 가면 그들은 팁을 내 놓으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한 만큼 팁은 우리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보편화된 문화이다.

이러한 팁 문화로 인해 서민들도 열심히 일만하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미국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팁 문화는 어떠한가. 팁 문화가 정착된 곳은 호텔 업계이다. 공식적으로 팁을 계산서에 붙여 요금으로 받는다. 이 정도면 팁이 아니라 강제적인 요금이다.

여기까지 이해한다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팁은 호텔 객장에서 서비스 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월급처럼 모든 직원들이 나누어 갖는다.

이쯤 되면 이것은 팁이라 할 수 없다. 그 다음 팁이 성행하는 곳이 술집. 특히 룸살롱 계통이다. 봉사료를 공식 계산하고서도 이리저리 팁을 강요한다.

술 한 잔 한터라 시퍼런 종이가 돌아다니게 된다. 그리고 팁이 있는 곳이 음식점. 특히 일식집 계통이다. 수발을 드는 사람은 물론이고 주방장까지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팁을 수금한다. 주방장의 기본 팁은 수발을 드는 사람보다 높게 마련이다. 이렇게 해서 거둬들인 팁은 어떻게 나누어 쓰는지 주방장이 혼자서 쓰는지 모르겠다. 주방장의 권한이 보통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주방장의 팁을 가로채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팁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보살핀다는 팁 문화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강한 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호텔, 술집, 고급 음식점 등 사회적으로 상류층에만 팁 문화가 있으니 잘사는 사람은 더욱 잘 살게 되고 못사는 사람은 더욱 못살게 되는 것이다. 

빈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진다고 하는데 그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서민생활을 보호한다고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다. 정부의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식당 테이블 20개만 서빙하면 하루에 200~300달러 정도의 팁을 벌 수 있다. 한국에서 정부가 한달 생계비를 지원하는 금액과 비슷하다.

어떠한 정권이든 서민을 잘 살게 하겠다고 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하루 세끼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숫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서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 정부가 아닌 잘 사는 자, 힘 있는 자가 못 사는 자, 못 배운 자를 돌보겠다는 사회적 시스템이 없이는 동물의 왕국과 다름없는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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