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도국-기업, 다함께 웃는 ‘착한’ 프로젝트
한국-개도국-기업, 다함께 웃는 ‘착한’ 프로젝트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7.13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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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에너지 수급난 해소 첫걸음… 국내 신재생기업 해외진출 기회

▲ 대구도시가스의 몽골 만다흐 GEEP 조감도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시에서 동남쪽으로 55km 떨어진 곳에는 만다흐(Mandakh) 마을이 있다. 460가구 약 2000여명이 살고 있는 이 곳은 여느 몽골 한 마을에 지나지 않았지만 조만간 모두가 부러워하는 ‘살기편한 마을’로 바뀔 전망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를 이용해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지하수를 퍼올려 생활용수로 쓰고, 사막에 나무가 자라는데 필요한 물도 줄 수 있게 된다. 대구도시가스가 최근 몽골 울란바타르시 인근 지역에서 성공리에 마무리한 사막녹화프로그램인 GEEP(Green Eco Energy Project)를 이번엔 오지마을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11월까지 1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은 총 42억원을 들여 기존 60kW급 풍력발전설비에 120kW급 태양광발전설비를 추가로 설치해 주민들이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 10kW급 독립형 태양광발전기 2기를 설치해 지하수를 퍼올리는 펌핑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1000톤의 물을 가둘 수 있는 저수지 2곳과 전기실, 물탱크, 비닐하우스, 묘목 및 농작물 재배지 등도 함께 설치·조성된다.

현장조사를 마치고 시스템 실시설계와 관정개발을 끝낸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필요한 자재를 가져와 현장에 설치하고, 문제없이 가동할 수 있도록 설비를 점검하는 것이다. 대구도시가스 조운식 과장은 “이번 지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디젤발전기를 대체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과 사막화를 막을 수 있게 된다”면서 “몽골의 다른 지역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사막화 방치를 위한 표준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가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의 하나로 지난해 12월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가 취약한 개도국 7개 나라에 총 200억원을 지원해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기후변화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7개 사업에 총 123억원, 기후변화 인프라 구축 3개 사업에 29억원, 국제기구 협력 6개 사업에 30억원이 지원된다.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베트남, 니카라과, 네팔, 캄보디아, 몽골 등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베트남에 ‘하나티이씨’ 바이오가스 발전기가 간다
하나티이씨

메탄가스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면서 폐수처리 환경 규제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는 1석3조 사업이 이번에 하나티이씨(대표 남상익)가 진행 중인 베트남 바이오가스발전 지원사업이다.

합성가스, 매립지가스,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 분야 가스발전기 원천기술을 보유한 하나티이씨는 베트남의 국영농업기업인 SAGRI(Saigon Agriculture Incorporation)와 한국산업기술대, 환경경제네트워크 등과 이번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호치민시에 위치한 1만7000두 규모의 푹 롱(Phouc Long) 돼지농장의 축산분뇨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로 전력을 생산해 농장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 계통연계해 전력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하나티이씨는 33㎥급 바이오 리액터 4기, 30N㎥/h급 바이오가스 전처리 설비(탈황장치) 4대, 20kW급 바이오가스 발전기 4대 등 필요한 모든 설비를 개발,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하나티이씨가 개발한 발전기는 가스압력이 가변적인 바이오가스의 특성을 반영해 발전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으며, 메탄 농도에 따라 연료공급을 제어할 수 있는 산소측정기와 연료공급 조절장치 등을 탑재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 가스엔진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섀넌 빈야드 박사를 기술 컨설턴트로 영입해 바이오가스 리액터에서부터 발전기에 이르는 모든 설비에 대한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섀넌 빈야드 박사는 현재 미국 앨라배마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오번대학교 (Auburn Univ.)에서 바이오가스 발전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 회사 남상익 대표는 “지난 3년간의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재생에너지 분야 가스발전기 기술력을 확보했다”면서 “올해 미국, 베트남, 한국 등에 제품 공급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오일’에서 바이오디젤 뽑아낸다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 총괄하고 바이오연료 플랜트 제조기업인 SMPOT, 한경대학교와 베트남 화학기술연구소(VIIC)가 참여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베트남 식물유와 지방유에서 고체촉매를 적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들어내는 연산 200톤 규모의 플랜트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2년 기한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서는 ‘캣피쉬(catfish)’ 양식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십만톤의 일명 ‘베트남 오일’에 화학연이 2년여에 걸쳐 연구 개발한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고체 촉매 바이오디젤 제조기술을 적용하게 된다.

베트남 오일은 산가가 높아 정제가 어려운데 반면 고체 촉매의 경우 산가가 높아도 정제가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SMPOT는 바이오디젤 파일럿 설비 설치와 현장 엔지니어링 기술훈련을 맡고 있다. 한경대에서는 VIIC 바이오디젤 공정 인력 4명을 초청해 교육을 하고 있다.

베트남 화학기술연구소(VIIC)는 이번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연 3만톤 규모의 상용화 플랜트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한국의 기술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이번에 개발되는 기술을 ‘VKOBT(Vietnam Korea Originated Bioenergy  Tech nology)’로 이름 붙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SMPOT 등 국내 바이오디젤 관련 기업과 연구소 등의 베트남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총괄책임자인 김형록 화학연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저급 오일에 고체촉매를 적용한 바이오디젤 제조공정이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록 박사는 또 “국제지원사업으로 추진되기는 하지만 원조가 아닌 협력사업으로 봐야한다”면서 “국내에서 할 수 없는 실증사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국내 기업과 연구소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에 메이드인코리아 LFG발전소 건립
게임하이

게임하이가 캄보디아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프놈펜의 매립지가스(LFG)를 이용한 2MW 규모의 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게임하이는 우선 1차로 약 1MW를 건립하고, 충분한 메탄가스가 확보되면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건강을 위협하는 유독가스와 화재, 폭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매립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력까지 생산하는 ‘팔방미인’ 사업이다.

게임하이는 그동안 임시 사업허가를 받은데 이어 산업광물 에너지부, 환경부 등 관련 정부기관과의 협의와 공동 현장실사 등을 거쳐 오는 8월 최종허가 획득을 앞두고 있다.

9월 착공해 내년 2월까지 발전소를 완공할 예정이다. 201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15년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0년간 5만3609MWh 전력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총 52만5360 CO2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발전소 건립과 함께 내년부터 10년간 3단계에 걸쳐 환경을 복원하는 작업이 추진돼 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게임하이 관계자는 “원조를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 때문에 사업 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노력으로 정부 관계자들에게 환경사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면서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화 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업 부산물이 풍부해 쌀겨나 사탕수수,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발전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연간 80만톤의 쌀겨가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버려져 들판에 방치돼왔기 때문에 발전사업은 물론 CDM사업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기업의 지원을 받아 쌀겨를 이용한 발전사업과 CDM사업이 UN등록까지 마친 사례도 있다.

한편, 캄보디아의 전기 보급률은 20% 정도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게임하이에 따르면 아직도 프놈펜 시내에는 전기를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팔 최초 유기성 폐기물 활용 바이오가스 설비 지원
에코시안

현재 네팔이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 중 하나는 도시의 유기성 폐기물 처리 문제. 카트만두시 전체 예산의 35% 정도가 유기성 폐기물 관리에 쓰인다. 에너지 공급 상황도 열악하다.

최근 네팔은 심각한 에너지수급 불균형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해 조사 결과 전체 인구의 39%만이 전기공급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계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들 중 하나가 됐다.

기후변화 컨설팅 기업인 에코시안은 네팔의 두리케러시에 위치한 카트만두대학 캠퍼스 내에 유기성 폐기물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가정에서 조리용 연료로 사용하거나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범설비를 설치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길거리에 방치된 유기성 폐기물의 폐해와 에너지 수급난을 한 번에 해소하기 위한 작지만 의미있는 사업이다. 네팔 각 대학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교수들로 구성된 모임인 ‘NSES(네팔태양에너지소사이어티)’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설비 시범 설치뿐만 아니라 네팔 전역으로 상용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기술인력 교육, 국제 컨퍼런스 개최 등도 함께 진행된다.

에코시안의 더르머 주임은 “골칫거리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 쓰레기로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인도에 대한 원유수입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에너지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에코시안은 NSES와의 협력을 통해 네팔 전역에 유기성 폐기물과 자트로파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사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 사업에 집중해왔던 에코시안은 올해 FEI(Future Energy International)이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해외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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