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 비즈니스 모델: 위험관리와 기회찾기
저탄소 녹색성장 비즈니스 모델: 위험관리와 기회찾기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07.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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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열 전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화두를 꼽으라면 단연 기후변화가 맨 앞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도덕적 책임이나 사명감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고 이제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면서 동시에 경제성장을 계속하는 것, 꿈이 현실이 되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이다. ‘환경은 돈이다’, 녹색성장, 그린비즈니스... 수 많은 용어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기업은 당황스러워 한다. 기후변화를 어떻게 기업경영의 현실 속에서 이해해야 하는가? 기업의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위험일까, 기회일까? 기후변화는 경쟁의 틀을 바꾸면서 위기로 다가올 수도, 새로운 기회를 선사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를 통해 바뀌는 경쟁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기업에게는 ‘돈’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에게는 ‘독’이 된다.

기후변화는 세가지 경로를 통해 비즈니스를 바꾸고 있다.

첫째는 규제를 통해서, 둘째는 고객을 통해서, 셋째는 투자자를 통해서다. 새로운 규제가 등장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의무가 새롭게 기업에게 부여된다. 글로벌에서 경쟁하는 기업은 이미 현실이 된지 오래다.

2013년 이후의 포스트 교토체제를 논의 중인 지금 상황을 보면 국내 기업에게도 단지 시한의 문제일 뿐이다. 배출권 거래, 청정개발체제(CDM) 등 미리 공부하고 대비해야 할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바뀌는 것은 번거로운 규제가 생기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커지고, 에너지효율이 높고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제품에 대한 요구가 많아진다. 제품에 온실가스 정보를 부착하기도 한다.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다.

태양광, 풍력, LED 등 새로운 산업이 유명세를 탄다. 금융도 바뀐다.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잘 찾는 기업에게 돈이 몰린다. 배출권이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등장한다.

바로 탄소금융(carbon finance)이다. 기업에게는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묻는다. 탄소정보프로젝트(CDP), 탄소신용평가이다. 결국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첫 출발은 규제자, 고객(시장), 투자자의 변하는 마음을 읽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위험이자 기회이다. 기업의 대응은 명확하다.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찾는 것이다. 위험관리와 기회찾기, 두 가지 차원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새로운 규제에 미리 대비하고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때 제공하는 일이 위험관리와 관련된 주요한 활동이 된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고 새로운 녹색 성장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기회찾기의 주된 활동이다.

국내 기업들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일년간 총 181개 기업에게서 대응활동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이는 전체 상장기업의 단 9.7%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숫자이다. 이들 기업 중 다수는 기후변화 시대에 적합한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환경산업, LED 등 새로운 녹색성장 산업에 관심을 갖는 기업은 조사대상 기업의 반이 넘는 99개 기업이 달한다. 반면 온실가스 저감목표를 갖고 있거나 공표한 기업에 단 11%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업의 저탄소 녹색성장 활동은 위험관리와 기회찾기 등 두 가지 잣대로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아직은 대다수의 기업이 위험관리도 약하고 기회찾기도 약한 수동형 입장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참조)

우리나라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활동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성과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듯 싶다.

다만 기업은 기후변화를 막연한 불안감이 아니며 장밋빛 미래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경쟁과 가치의 관점에서, 그리고 철저히 비즈니스 현실에서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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