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가 절제하는 사회
가진 자가 절제하는 사회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07.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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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을 위한 감사 뒷소식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에너지 분야는 공기업이 가장 많은 곳이라 늘 관심의 대상이다.

최근 어느 신문을 보니 노조원의 일년 휴가가 171일이나 된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를 일컬어 신(神)의 직장이라는 수식어가 달려 있다.

보통 노조 위원장의 사무실은 그 기관의 기관장 사무실 못지않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떠한 권한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겉모습만 보아도 공기관의 노조는 막강한 권력과 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석에서 들리는 노조의 힘이라 할까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은 정말 대단하다. 한해 수천만 원씩 들어가는 자녀들의 해외 유학비를 숫자대로 전부 지원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국가의 돈줄을 쥐고 흔드는 이곳은 최근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공기업이란 뜻은 다시 말하면 국민의 기업이란 뜻이다. 그러나 국민의 기업이 아니라 소속 임직원의 소유물로 전락된 지 오래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공기업의 사용자와 노조는 얼핏 보기에는 협상의 당사자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이들은 표면상 협상의 당사자 일 뿐,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다. 노조의 복지 수준이 올라가게 되면 자연적으로 비노조원인 경영자측의 복지도 올라가게 된다. 여론의 질타나 감사에 지적되지 않고 넘어 갈수만 있다면 속칭 짜고치는 고스톱판이 공기업의 협상이다.

그러면 공기업을 개혁하겠다고 하는 감사원의 감사는 진정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실태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어느 기업은 매출에 비해 적정 이윤을 남기지도 못했는데 노조출연금부터 냈다가 감사에 적발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없던 일로 되어버렸다. 노조출연금이 합법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의 병폐 가운데 가장 큰 문제가 빈부의 격차가 날로 늘어가는데 있다고 한다.

힘을 가진 자들이 자기절제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빈부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는 것이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달리 요즘 연구원들의 운영은 구태를 벗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임금의 격차가 ± 35%에 달하고 성과급은 100% 실적에 따라 분배하는 것으로 체계를 바꾸어 가고 있는 모양이다. 이름만 걸어 놓고 앉아 있다가는 고참도 신입 연구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연봉을 받는 처지가 되기 십상이다. 일을 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뜻이다.

공기업과 연구원이 왜 이렇게 딴판으로 흘러가고 있을까?

이것도 다름아닌 부의 편중현상 때문이리라. 공기업은 돈도 많고 힘도 세고 로비도 잘하지만 출연기관인 연구원은 공기업에 비해 모든 것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가진 자의 자기절제가 감사보다 우선인 것 같다.

64개 공기관에 대해 이윤호 장관이 개혁을 주문한 모양이다.

모쪼록 심층개혁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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