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난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6.29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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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제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중요한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22일부터 25일까지 8차 세계 풍력에너지컨퍼런스와 전시회가 있었고,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 동안 신재생에너지학회의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특히 세계 풍력에너지컨퍼런스 및 전시회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국제적인 규모의 풍력분야 행사였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와 한국풍력에너지학회(KWEA)가 공동으로 준비한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34개 나라에서 600여명이 참석해 12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해외 풍력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등 40여개 기업이 부스를 마련해 제품과 기술을 전시했다.

해상풍력과 섬 지역에 대한 재생에너지 공급을 메인 이슈로 정함으로써 아직 해상풍력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우리나라로서는 유럽의 앞선 기술과 경험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풍력 연구자, 정책관계자, 기업관계자 등이 참석해 글로벌 풍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잘 차려진 밥상’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컨퍼런스와 전시회가 열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풍력분야 R&D와 산업화를 책임지고 있는 지경부측 관계자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비슷한 성격의 행사에서 단골 메뉴인 축사, 기조연설에서도 지경부는 일제히 빠져있었다.

중앙정부측 인사로는 유일하게 조 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가 참석했고, 이번 컨퍼런스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참석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국제 풍력행사가 지경부의 외면 속에 ‘그들만의 행사’로 치러지는 것 같아 씁쓸했다.

풍력발전사업 진출을 선언한 국내 대기업들의 빈자리도 눈에 띄었다.

수년전부터 풍력사업을 하던 기업들도 최근 사업을 본격화한 기업들도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면 세계 풍력분야에서 한국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데 도움이 됐을 거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국내 대기업의 잇따른 풍력사업 진출과 MW급 풍력발전기 실증사업, 지자체의 국산 풍력발전기 보급사업 등 세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이 세계 풍력분야에서 우리의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보여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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