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창립 30주년 석유개발 심포지엄
“기술력 없으면 석유개발 참여 자체가 어려워”
석유공사 창립 30주년 석유개발 심포지엄
“기술력 없으면 석유개발 참여 자체가 어려워”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9.06.1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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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가 계속되면 대규모 M&A 힘들어, 올 유가 급등 가능성 적어
녹색성장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석유가스 자원 확보는 어려워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0일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석유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정부의 석유공사 대형화 정책 과제 달성을 위한 ‘GREAT KNOC 3020(2012년까지 일생산량 30만 배럴, 매장량 20억 배럴 확보)’을 주제로 열렸다. 석유공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석유개발 전문회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였다. 특히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석유공사 발전의 기회로 삼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기도 했다. 심포지엄은 ▲사업전략 ▲시장예측 ▲기술확보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각 세션별 대표적인 주제발표를 정리해본다.

 

▲벤치마킹을 통한 석유회사의 합리적인 성장모델(조 미글리 우드매킨지 아시아담당 부회장)

세계적인 NOC(국영석유회사)들은 석유자원 확보를 기반으로 에너지사업의 다변화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했다.

아시아국가의 NOC들은 최근 5년 동안 M&A에 집중했는데 이는 NOC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시아 NOC들은 주로 아·태지역의 M&A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상대적을 미국이나 북유럽에는 관심이 적은 것 같다.

그렇다면 미래의 M&A는 어디를 타깃으로 하는가를 예측해 보자.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작은 규모의 M&A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다면 대규모의 M&A는 왜 일어나지 않을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기대 가격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유가하락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짐으로써 리스크 부담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앞으로 저유가가 계속된다면 대규모 M&A는 일어날 가능성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유가가 적정수준으로 오르게 되면 대규모 M&A 또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석유공사가 ‘GREAT KNOC 302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노하우와 기술력, 외국기업과의 파트너쉽을 갖춰야 한다. 우리 조직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기술력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 국제적 경험 축적이 석유공사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제 석유시장 전망(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시장연구실장)

최근 국제 석유가격은 지난해 말 최저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유가상승의 요인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경기지표 호전을 반영한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들 수 있다. 경기 회복이 석유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주식시세와 유가 변동 추세가 3월 이후 강한 연동성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3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달러화 약세도 한 몫하고 있다. 달러화 환율이 3월 이후 약세로 전환되면서 유가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석유수요는 2005년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석유수요는 지난해 1분기 이후 감소세가 지속돼 올 1분기 수요는 8380만b/d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석유수요 하향은 올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각 기관들은 1월 전망을 8500만b/d로 전망했는데 5월에는 이보다 200만b/d 정도 더 줄여 8300만∼8400만b/d로 예상했다.

이런 점을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현재 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하반기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60 달러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급상황이 여전히 취약할 것이라는 점이 유가 상승에 한계로 작용할 것인데 반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달러화 약세 등에 편승해 원유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세계경제의 회복기 이후 가파른 유사 상승이 예상된다.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석유소비 증가가 확산될 것이고 금융위기와 석유수요 감소 영향으로 상류부문에 대한 투자가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비OPEC의 원유 생산 감소로 OPEC에 대한 공급의존도가 심화되고 중동 OPEC 등 주요 원유수출국의 수출여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봤을 때 올 하반기는 펀드멘탈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60 달러대 수준을 보일 것이고 세계 경제 회복기인 2010년 이후 유가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 석유개발사업 방향 및 기술 자립화 전략(성원모 한양대학교 교수)

현 정부 초기에는 석유가스개발을 매우 중시했으나 지난해 중반 이후 우리나라 모든 국정의 기조가 ‘녹색성장’으로 변경됐다.

21세기가 에너지믹스 시대지만 신에너지의 상업화 시점은 최소 70∼80년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이 녹색성장만 지나치게 주장해서 석유개발사업 추진에 저해가 된다면 석유가스 자원 확보는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국가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사실상 녹색성장 사업도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세계적 에너지기업들인 셰브론이나 엑슨모빌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절대 집중하지 않고 있다.

석유개발사업은 지하 지층 정보 규명과 지층 내의 유체 유동 해석을 얼마나 제대로 할 수 있느냐 하는 기술력 싸움이다. 향후에는 불균질성이 커질 것이므로 기술력이 더욱더 석유개발에서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술력을 가진 기업만이 석유개발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력이 없으면 참여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석유공사가 대형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직, 예산, 인력 확보도 중요하지만 석유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국제적으로 견고한 기술력 바탕 없이는 대형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기술력이 석유공사 대형화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석유공사의 기술력은 초라하다. 현재 석유공사 기술력의 국제적 수준은 ‘연구관리팀’수준으로서 외부에 내놓기에 너무 부족하다. 여기에 연구개발된 기술이 석유개발 현장에서 응용되는지, 지질·탐사·개발·생산 관련 연구개발 기술 등 기술력 부재가 심각하다.

현재의 석유공사 환경에서는 우선적으로 최소한의 기존 기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석유공사가 참여하는 유망지역 및 사업의 특성에 적합한 기술력을 증진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향후 프론티어 기술은 틈새기술 전략으로 설정하고 국가 지원사업으로 해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석유공사는 탐사광구 성공사업으로부터의 수익에 반해 대형 및 심해 탐사사업의 수익은 최근 M&A를 통한 수익이 있기는 하지만 빈약하다. 전체적으로는 향후 2∼3년 내에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는 정부와 석유공사가 총 역량을 동원해 M&A에 집중해야 하며 동시에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유망한 탐사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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