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해상풍력시장 “전쟁은 시작됐다”
미래 해상풍력시장 “전쟁은 시작됐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6.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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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어 북미·아시아시장 놓고 경쟁 치열
전남·인천·제주 해상풍력 프로젝트 ‘봇물’

세계 풍력시장이 거침없는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글로벌 풍력에너지이사회(GWEC)에 따르면 전세계 누적 발전용량은 2007년 93GW에서 지난해 120GW를 달성했다. 풍력발전기 설치비용만해도 365억 유로, 고용인원 4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과거 10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여왔던 풍력시장 역시 주춤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풍력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기존 주력시장이었던 유럽시장에 이어 북미, 아시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설치용량의 86%를 상위 10개 국가는 미국, 독일, 스페인, 중국, 인도 등의 순이었으나 신규 설치용량으로 따지면 미국, 중국, 인도가 나란히 1, 2, 3등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GWEC는 2013년까지 총 누적용량이 323GW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3년 한 해에만 2008년의 2배가 넘는 56.3GW가 새롭게 설치되면서 연평균 성장률은 총 설치용량 기준 22.4%, 시장 규모면에서는 15.8% 성장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장세에 따라 다소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2015년 233GW, 2020년 352GW가 설치되고 공격적인 상황이 전개된다면 각각 486GW, 1081GW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최소 497GW에서 최대 2375GW에 이르는 풍력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GWEC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육지와 가까운 연안이나 수 km 떨어진 곳에 대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해상풍력의 보급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WWEA는 지난 한해에만 350MW의 해상풍력이 새롭게 설치됐으며 지난해까지 전세계에 설치된 누적용량은 1473MW라고 발표했다. 이중 99% 이상이 유럽에 세워진 것이다. 유럽풍력협회(EWEA)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세계 전력소비량의 12%를 풍력으로 공급하고 이를 위해 해상풍력을 70GW까지 늘리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미래는 해상풍력이 대세 - 일찌감치 풍력발전기를 이용하기 시작한 독일이나 덴마크와 같이 일부 유럽국가들 중심으로 육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해상풍력발전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성 확보를 위해 5MW급 대형 풍력발전기가 상용화되는 등 발전기 대형화 추세도 해상풍력 증가 배경의 한 축이다. 게다가 해상은 육지보다 풍황자원이 우수하고 대규모로 발전단지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독일, 덴마크, 영국, 스웨덴 등은 해상풍력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펴낸 ‘풍력산업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의 FKI 전략산업리포트 는 해상풍력은 빠른 풍속과 공간적 특성 덕분에 육상보다 20배 큰 단지 건설이 가능하고 발전효율도 1.4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R&D 전략 2030’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해상풍력 발전단가(C/kWh)가 0.03~0.045로 태양광 0.15~0.24, 육상풍력 0.023~0.038, 원자력 0.045~0.06으로 분석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해상풍력은 바다에 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토목기반공사, 해저케이블, 설치비 등이 육상보다 비싸 2배 가량의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다. 전체 건설비용에서 발전시스템 51%, 전력망 연계공사 18%, 지주대 기반공사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바다 한가운데 발전단지가 있다보니 운전·정비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도 육상에 비해 높다. 염분에 의한 부식, 파도로 인한 진동 등을 고려한 시스템 설계는 기본이다. 세계 최대의 풍력기업인 베스타스의 경우도 해상풍력 초기단계에서 크고작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사실은 해상풍력이 결코 쉽지 않은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는 지금 - 미국은 지난해 전통 풍력강국인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풍력발전국가로 등극했다. 지난 한 해에만 8358MW를 세우면서 누적용량 25GW 달성한 것. 이는 전세계 풍력발전의 20%를 넘는 규모다.

1000MW 이상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주가 7곳이나 되고 풍력발전의 최적지로 꼽히는 텍사스주의 경우 2671MW를 신규로 건설했다. 2030년까지 전체 전력공급량의 20%를 풍력발전으로 대체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3조위안(약 5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중국도 풍력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Wind Base Project’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11배가 넘는 100GW를 설치해 연간 200TWh의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펴낸 태양광·풍력 정책 및 산업정보에 따르면 세계 풍력시장은 베스타스, GE윈드, 가메사, 에너콘, 수즐론, 지멘스 등 6개 메이저기업이 전체 설치용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1위 기업인 베스타스는 유럽을 주력시장으로 하면서 미국,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고른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장 풍부한 해상풍력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E윈드는 미국 풍력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강자다. GE파이낸싱, GE에너지 등 계열사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독일 이외에도 캐나다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스페인과 미국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가메사는 중국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며 에너콘의 경우 포화상태의 독일시장을 대체할 수 있으면서도 경쟁이 심하지 않은 니치 마켓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해상풍력에서 선두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지멘스는 2.3MW, 3.6MW 등 해상풍력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 전체 해상풍력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M&A를 통해 기어박스와 제너레이터 기술을 확보했다. 리파워의 경우 5MW 해상풍력발전 사업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해상풍력 사업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전남 신안, 인천 중구, 제주도 등을 중심으로 발전사, 시스템 공급업체, 건설사 등이 잇따라 사업계획을 내놓고 초기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06년 3MW 육·해상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두산중공업은 현재 시스템 조립 중이다. 오는 8월까지 제주도에 설치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실증운전에 들어간다. 두산중공업은 한수원, NCE와 MOU를 맺고 제주시 한경면 해상에 자체 개발한 3MW급 풍력발전기를 이용해 30MW 규모의 발전단지를 조성키로 한 바 있다.

효성은 750kW, 2MW 개발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5MW급 해상풍력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부터 4년 동안 정부의 전략기술개발과제로 추진되는 이번 과제에는 블레이드 개발업체인 케이엠도 참여하고 있다.
발전사와 지자체, 건설사간 협력 모델을 통해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남동발전과 인천시, 한화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013년까지 무의도 해역(영종도 부근)에 100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과 남동발전, 전남도는 2015년까지 600M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세우기 위해 신안 임자도에 계측기를 설치하는 등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금호건설은 2011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전남 고흥에 200WM 규모의 육·해상 풍력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부품업체도 해상풍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맞고 있다. 해상 풍력터빈이 육상에 비해 20% 정도 크기 때문에 태웅의 초대형 단조품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평산도 바다환경을 고려한 타워틀랜지, 기어박스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바다에서 생산한 전력을 육지까지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해저케이블의 비중이 크다. LS전선은 지난달 국내업체로는 최초로 한전의 전남 진도~제주 간 해저전력망 사업 계약을 따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유럽업체의 독무대였던 해저케이블 시장에 LS전선이 진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 인근 송정산업단지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완공하고 이달부터 시험생산에 들어감으로써 해상풍력 국산화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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