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싸움으로 변질된 고효율기자재 보급사업
밥그릇싸움으로 변질된 고효율기자재 보급사업
  • 최호 기자
  • 승인 2009.04.27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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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기자재보급과 기획·평가의 주관을 놓고 장기간의 줄다리기를 하던 한전과 에너지관리공단의 빅딜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사업의 한 부분을 내놓으면 다른 부분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은 결국 그 어느 기관의 입맛에도 맞지 않았나 보다.

문제는 사업의 효율 향상과 보다 원활한 보급사업을 수행하겠다는 양 기관의 논리가 퇴색해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됐다는데 있다.

수차례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은 결국 사업의 일부를 조금이라도 더 수행하고자 하는 양 기관의 힘대결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지경부 에너지관리과는 그동안 에너지관리공단이 기획 단계부터 시범보급까지 추진해온 LED시범보급사업과 스마트계량기 보급사업은 그대로 공단이 주관하고 나머지 보급 사업에 대해서는 한전과 공단이 같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안에 대해 전력산업과는 LED와 스마트계량기 보급 사업을 공단이 기존대로 진행하고 나머지 사업에서도 일정 부분 계속 참여한다는 것은 애초에 의도한 사업의 효율화와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고 전력산업과는 한전 내부적으로도 수요관리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왔고 전국 199개의 사업소를 보유하고 있는 한전이 12개 사업소의 공단보다 효율적인 보급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지난해 기획·평가 부분에 대한 주관을 요구하며 보급사업의 이전까지 수용하겠다던 공단과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한전이었지만 협상 막바지에서 이마저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줄다리기 과정에서 사업예산인 전력기반조성기금의 집행마저 이뤄지지 않아 리베이트 지급과 관련해 해당 기업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부가 사업의 체계 개편을 이유로 1월부터 리베이트 지급을 중단했던 터라 이번 결과에 대해 맥이 빠진 업체들의 하소연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워낙 양측의 입장이 팽팽했던 만큼  당분간 이번 체제개편이 다시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고 한다.

사업의 효율성을 따지고 합리적인 선택이 이뤄져야 하는 중대사안이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된 것에 대한 책임은 또 누구탓으로 돌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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