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협회·공정거래위원회
국내유가 관련 치열한 논리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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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유가 관련 치열한 논리 공방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9.04.20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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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국제가격 오를 때 더 올렸고, 내릴 때 덜 내렸다” 주장
석유협회, 부정적 보도 공정위 자료가 문제… 해명자료로 반박

국내유가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와 정유업계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들이 국내유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공정위의 자료를 참고로 하고 있고 이에 대해 정유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석유협회가 곧바로 반박 자료를 내면서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쟁점은 명확하다. ‘국내유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 더 올렸고, 내릴 때는 덜 내렸다’는 것이다. 결국 정유사들이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시각이고 정유업계는 공정위가 유가 시스템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석유협회는 지난 주 ‘국내 유가 언론보도 관련 해명자료’를 냈다. 우선 두바이유가 60% 폭락했는데도 국내 휘발유 값은 18.7% 밖에 내리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두바이유 가격과 국내 주유소 가격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국내 석유제품가격은 두바이유가 아니라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석유제품가격과 환율, 시장경쟁 상황 등을 감안해 각 정유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고 국내 휘발유가격에는 약 60%의 세금이 포함돼 있으므로 두바이유 가격과 국내 주유소 가격은 직접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석유협회는 이같은 점을 뒷받침 하는 근거로 지난해 7월 고점 대비 지난 3월 환율을 감안한 국제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381원 하락했으나 정유사 공급가(잠정가격)는 389원 인하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주유소 소비자가격에는 약 60%에 달하는 세금이 포함돼 있어 국제가격 인하율이 국내가격에 제한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관세 인상도 국내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은 올 들어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승률이 높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올 들어 국제유가 상승률은 21%인데 정유사 공급가격은 31%나 올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 초 국제 휘발유가격은 호주, 인도네시아 등의 휘발유 수요 증가와 중국 등 아시아 역내 정제공장 가동중단 등에 따른 공급 감소로 큰 폭 상승했다.

석유협회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은 공정위의 연구용역 보고서 부분이다. 언론에서 이를 자료로 삼아 국내유가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석유협회는 지난 3월에 공정위의 자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다시 공정위의 자료가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석유협회가 문제로 삼는 첫 번째는 특정기간을 가지고 국제 원유가격을 판단하는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공정위 연구용역 보고서의 분석기간은 1997년 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로, 대칭/비대칭성의 판단 기준변수로 모든 분석기간에 획일적으로 국제휘발유가격 또는 국제원유가격으로 한 개 변수만 사용했으나 이 기간 동안 정유사 공급가격 책정기준은 원유가격기준과 국제 제품가격 기준이 혼재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품가격 기준 적용시점인 2001년 중반 이후에도 2007년 6월부터의 정유사 실제 판매가격 공개에 따라 2007년 6월 이전의 정유사 세전판매가격과 기준이 상이하다는 주장이다.

2007년 6월 이전에는 정유사 세전가격이 실제 판매가격이 아닌 기준가격(희망판매가격)이었으므로 기초자료의 부정확성으로 인해 사실과 다른 분석결과가 초래될 가능성 있다는 것이다.

석유협회는 이에 따라 정유사 세전 실제 판매가격이 모니터링 된 2007년 6월부터 국제유가와의 연관성을 비교해야 의미 있는 분석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석유협회는 이와 관련 2007년 6월 이후 지난 1월까지 휘발유 세전 판매가(도매)와 국제 휘발유가격과의 연계성을 살펴본 결과 국제가 상승기에는 세전 정유사가격이 국제가 상승분에 미치지 못했고 국제가 하락기에는 세전 정유사가격이 국제가 하락 분을 상회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유가에 대한 공방은 쉽사리 마무리 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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