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막는가?
누가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막는가?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09.03.16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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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30년을 투자한 원자력 산업은 세계 10위권 내에 든다고 한다. 전력산업 체계는 세계가 부러워 할 정도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에너지의 핵심기술이자 기본기술이라 할 수 있는 버너기술은 4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지만 종속적이다. 자원이 없으면서 일본이나 독일처럼 원천기술을 확보한 분야는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에너지 산업인 신재생에너지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40~70% 수준이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적 입장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일본과 독일은 자원이 없는 관계로 에너지 산업 수준을 세계 최고로 발전시켰다.

우리는 자원이 없으면서 에너지를 풍족하게 쓰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자동차 주행거리는 미국보다 높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더구나 국토의 면적을 두고 본다면 우리의 자동차 이용률은 세계적 수준일 것이다.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에너지 가격이다. 산유국을 제외하면 에너지 가격이 우리보다 싼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는 석유류 가격을 90년대 초반 시장에 맡긴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통제 가격이다. 전력, 가스, 지역난방 등 연탄가격까지 통제가격이다. 

이러한 통제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우리 현실에서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 어렵다. 한전의 파워라면 에너지 업계에서 단연 최고요, 정부 공기업 가운데 매출규모도 1위이다.

이러한 한전이 마음대로 못하는 게 딱 한 가지, 전기요금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정할 수 없다.

시장가격이 아닌 통제가격은 한전이 적자를 보고도 가격을 조정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모든 문제는 반드시 나쁜 면만 있고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유국에서는 휘발유 1리터에 200~300원 하는 곳도 있다.  거기서 에너지는 물 값의 절반도 안 된다. 에너지 산업보다는 물 산업이 발전한다. 우리도 마찬가지. 휘발유 값 못지않게 생수 값이 비싸다. 생수기업이 늘어나는 원인이다.

이번에 정부가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연히 산업계는 반대한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특히 요즈음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

얼마 전 IPCC 보고서는 금세기 안에 해수면의 수위가 최고 59cm에서 1m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수정 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화석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미래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이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인데 우리 기업은 목전의 핑계로 이를 피하려 한다.

이러한 짧은 안목은 결국 에너지 산업, 환경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한다. 얼마 전 본란에서 덴마크에서는 가축(소)에 대한 탄소세를 부과하려 한다는 내용을 쓴 적이 있다. 우리가 만약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공장, 소, 사람에게 한꺼번에 탄소세를 물려야 한다고 할 때가 올 것이다. 기업의 탄소세 도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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