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식 제2차관 영전에
안철식 제2차관 영전에
  • 한국에너지
  • 승인 2009.02.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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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연휴를 마치고 출근하자마자 느닷없이 전해 받은 안철식 지식경제부 제2차관의 별세소식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그동안 긴박한 회의나 폭주하는 업무속에서도 항상 온화한 얼굴을 잃지 않았던 안철식 차관이 이제는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생각하니 실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동안 연구원의 역할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면서 에너지분야의 난제해결에 강한 의욕과 집념을 보이던 고인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 오른다.

불과 며칠 전, 저탄소 녹색성장 국민포럼 운영위원회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아 에너지와 환경의 조화속에  성장동력화를 위한 지원방안들에 대해 토의를 했던 그때가 마지막 만남이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아쉽기만 하다.

고인은 초임 사무관시절부터 차관에 오르기까지 에너지·자원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우리나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에너지정책 전문가이다.

이제 차관으로서 그동안 쌓은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으로 저탄소 녹생성장의 에너지사업들과 에너지확보를 위한 자원외교, 에너지설비 수출확대 등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추진해 나가야 할 때, 갑작스럽게 떠나 버리시니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충격이지만 우리나라 에너지·자원분야에도 커다란 손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되돌아 보면 고인의 일에 대한 충정은 남달랐던 것으로 기억된다. 국장때나 실장시절에도 부처간,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으로 골치아픈 현안문제들을 몸을 아끼지 않고 처리해 나갔고 차관 임명장을 받자마자 취임식도 갖지 않고 바로 업무를 추진할 만큼 격식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불도저같이 일만해온 삶이 아닌가 싶다.

불행한 일이 있기 전날에도,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같이 출근해서 업무를 챙겼다고 하지 않았는가 !
들리는 바에 의하면 고인은 차관으로 임명되자마자 기자들을 만나 우리나라 원전기술의 해외 수출을 강조하고, 외환위기 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유가가 떨어진 이 시기에 해외 유전이나 광구들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면서 바로 자원외교 현장에 뛰어들기 위해 출장준비를 하였다고 하는데 고인이 그 포부를 펼치기도 전에 비보를 접해 실로 안타까울 뿐이다.

고인은 일에 대해서는 무서운 추진력을 갖고 임하는 반면에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듯이 언제나 부드럽고 차분한 얼굴로 선후배는 물론 에너지업계나 관련 기관 사람들까지 격의없이 대해주어 모든 사람들의 신망과 존경을 받았다. 그러기에 그가 이제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 더욱 아쉽기만 하다. 
그동안 고인은 국가에 대한 투철한 충정과 에너지정책 업무에 대한 강한 의욕으로 살아계실 때에 잠시도 편히 쉬지도 못하고 일에만 몰두했다.

그랬기에 남들이 하기 어려운 빛나는 업적도 많이 남기셨다. 그러나 이제 저 세상으로 가시는 길, 모든 일 다 잊으시고 편안하게 쉬었으면 한다.

고인이 못 다한 일들은 이 세상에 남은 후학들이 고인의 족적(足跡)을 받들어 성실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부디 저 세상 좋은 곳에서 후학들이 하는 일을 지켜봐 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삼가 고인의 영원한 명복을 빌고자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방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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