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운명
공직자의 운명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09.01.28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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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어디 한곳이라도 쉬운게 있던가.

일반적으로 공직사회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편하고 쉬운 자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천만의 말씀.

 직업공무원제가 확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자리 보전이 여간 힘들지 않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직업공무원제는 말뿐 위로 올라 갈수록 정치적 영향이 심해 정권이 바뀔때 마다 공직 사회의 부침은 극과 극이다.

98년 쯤 당시 산자부 산하 어느 기관에서는 임원 승진인사를 앞두고 있었다. 

느닷없이 국회에서 승진 대상자 명단을 보내라는 연락을 받고 10여명의 인적사항을 보냈다. 그러나 다시 보내라는 호통과 함께 “정권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주겠다면서 전화는 끊어 졌다.

결과는 1급을 제치고 2급에서 임원이 나왔다. 이처럼 때를 잘 만나고 줄을 잘 타면 욱일승천 할 수도 있고 때를 못 만나면 고지를 눈앞에 두고 돌아서야 한다.

  요즈음은 격변기 정권이 180도 방향이 바뀌고 보니 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구세력과 신진세력의 치열한 싸움이 곳곳에서 들린다. 사석에서는 듣기 민망할 정도의 강도 높은 대화도 서슴없이 한다.

 어느 기관은 한꺼번에 50여명을 잘랐다. 탈락된자 승천한자 모두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명령을 하달 받아야 했다. 30여년의 공직생활의 말로가 이유도 모르고 집으로 가야하는 것이다.

그들 중에는 이제 세상이 바뀌었으니 어깨 좀 펴리라 생각했던 사람들도 있다. 노통 사람들을 골라낸다는 말이 있던데 그늘에서 살아온 자신이 당할 줄 몰랐다는  이야기다.

 유럽지역의 공무원들을 만나면 그들은 전문가 이상이다. 한자리에서 정년때까지 한 업무를 보면서 세계 정세를 꿰뚫고 있다. 부정을 하면 노후를 보장해주는 연금이 날아가버리기 때문에 꿈도 꾸지 않는다.

더구나 인사는 신경의 대상이 아니다. 무능해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정년까지 그자리를 보전할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해도 줄을 잡지 못하면 낙마하는 공직사회.

 본연의 업무보다 밤에 더 근무해야 살아갈수 있는 공직. 이유는 무엇일까. 이 폐단을 막을 수는 없을까. 공직사회의 이러한 문제점은 국가운영의 기본책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우리는 최근의 역사에서 경제가 모든 것을 제압해왔다. 때문에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시스템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누구 한사람 인기 없는 분야를 갖고 지적하는 일 조차 없었다.

 지금은 공직사회의 어디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때다.

밤이면 밤마다 자신의 자리 보존을 위해 술을 마셔야 하는 국가운영위원들에게 나라를 맡겨서야 되겠는가.

공무원들의 운명이 불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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