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L기술 화석연료 고갈·고유가 대비 대체자원 각광
GTL기술 화석연료 고갈·고유가 대비 대체자원 각광
  • 조남준 기자
  • 승인 2009.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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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화시 합성석유 생산 … 산유국 대열 합류
연16조 국내 경유시장·20조 세계 GTL시장 진출

GTL기술(가스액화석유, Gas-to-Liquid)은 주로 천연가스에서 합성석유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천연가스에서 화학반응으로 탄소(C)와 수소(H)의 결합을 한 번 분해해, 재결합할 때에 상온 상압으로 액체가 되는 탄소(C)와 수소(H)의 화합물을 화학적으로 제조합해 F-T 합성경유, 납사, 메탄올, Dimethyl Ether 등과 같이 기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액체원료나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GTL 기술은 자원 고갈이 심화되고 있는 단계에서 전세계 에너지 개발 기업 및 국가들의 향후 기술 뿐 아니라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GTL연료는 세탄가가 높아 경유의 대체연료로서 가능성이 높으며, PM등의 배출가스가 적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원유의 정제로부터 나온 연료에 의존됐던 수송 연료량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 또한 GTL은 액체연료이기 때문에 용기부피가 작고 가벼운 장점이 있어 향후 CNG연료 기술을 대체할 가능성도 높다. 천연가스로 디젤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GTL기술국내 현황과 해외 사례, 정책 등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화학연, 국내 최초 합성석유 생산기술 개발 

GTL 기술 자체는 지난 1920년대 개발됐다. 하지만 원유정제시설에 비해 비싼 설비투자비용 때문에 지금껏 도입이 부진했다. 원유정제시설의 건설비용이 생산용량 1배럴당 1만5000달러 정도인데 반해 GTL 설비는 초기에는 9배가 많은 10만 달러를 상회했다. 현재는 기술개선으로 2만5000∼3만 달러 수준으로 GTL 설비 건설비용이 하락했고, 고유가 행진이 거듭되면서 상대적으로 GTL 의 경제성이 부각되는 추세다.

석유메이저인 Conocophillips 사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을 배럴 당 6달러 기준으로 할 때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달러라면 투자비 및 운영비까지 모두 고려해도 GTL이 원유대비 경제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초로 지난해 12월 한국화학연구원 석유대체연구센터 전기원 박사팀과 에너지기술연구원 윤왕래 박사팀이 공동으로 천연가스에서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GTL(Gas-to-Liquid)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006년부터 27억여원이 투입돼 개발한 이 기술은 천연가스(메탄)를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혼합기체인 합성가스로 개질한 뒤 다시 석유와 같은 탄화수소 혼합물로 합성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나프타 등 석유화학 중간제품을 비롯해 액화석유가스(LPG), 경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GTL은 천연가스를 낮은 비용으로 디젤유, 제트유 등 청정액체연료 및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 화석연료의 고갈과 고유가에 대비한 석유대체자원 개발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 기술은 쉘 등 외국 선진 업체만 보유해왔다.

GTL 기술을 이용해 우리나라는 세계 매장량의 5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특성 등으로 인해 LNG(액화천연가스)나 파이프라인으로 이송이 불가능했던 ‘한계가스’를 액체 연료로 전환해 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기존 천연가스 개질공정에 비해 공정을 단순화해 생산성 문제 등으로 개발이 어려웠던 한계가스전(이송이 어려운 중소형 가스전)이나 동반가스전(원유와 함께 매장돼 채굴 때 태워지는 가스전) 등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화학연에 설치된 GTL 실험설비는 20ℓ의 천연가스로 하루 0.1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일 경우 경제성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화학연 등 연구진은 오는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하루에 500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까지 장비를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GTL기술은 천연가스를 저렴하게 경유 등 청정액체연료와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로 그동안 외국 선진업체만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기술의 국산화로 청정연료 사용에 따른 환경개선과 국가 에너지안보 확보는 물론 합성석유 생산국으로서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또한 전 세계 가스 매장량이 6300조 입방피트(TCF)임을 감안할 때 합성석유는 앞으로 60년에서 최대 100년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기술이 상업화 단계에 이르면 연간 16조원에 이르는 국내 경유 수입 시장과 연간 20조원 규모의 세계 GTL 플랜트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번 기술개발은 청정연료 사용에 따른 환경개선 및 국가에너지안보 확보 및 합성석유 생산을 통한 산유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각국 실증플랜트 건설 박차

CTL 기술을 바탕으로 가스로 석유를 만드는 가스액화석유(GTL) 기술을 세계 처음 개발한 회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사솔사다. 이 회사는 2006년 중동의 카타르와 함께 9억5000만 달러를 들여 하루 3만4000배럴을 생산하는 GTL 공장을 짓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5년 천연가스에 포함되는 이산화탄소를 제외하지 않고도 액체연료로 전환하는 제조 기술개발을 매듭짓고 실증 플랜트 건설에 나서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및 신니혼세끼유 등 기업 연합은 지난 2006년부터 GTL의 실용화 사업에 나섰다. 일본은 천연가스로 부터 액체연료인 GTL 제조시 일본 독자 기술을 사용하는 일본 국내 첫 실증플랜트를 지난 2006년부터 건설에 착수해 2011년 해외에서의 상업화를 목표로 석유천연가스, 금속광물자원기구와 신일본제철 등이 개발을 추진해왔다.

현재는 신일본석유와 석유자원개발·코스모석유 등이 카타르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GTL(천연가스액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GTL 플랜트 분야의 경우 대규모 가스전을 보유한 국가들은 에너지 생산가격과 환경적인 이유로 GTL플랜트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GTL 설비는 총 9개로 이 중 카타르와 나이지리아에서는 각각 하루 3만 4000배럴 규모의 GTL 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다. 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이란, 러시아 등이 약 20여 개의 GTL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 GTL 플랜트 분야 두각

향후 세계 GTL 시장은 초고유가로 인해 초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GTL사업은 해외 플랜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2006년 8월 카타르 라스라판에서 국내 업체 최초로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 Gas-to-Liquid) 공사를 수주한 것은 한국 건설업체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GTL은 천연가스에서 경유, 휘발유, 나프타와 같은 액체상태의 석유제품을 만들어내는 첨단 공정. 액화천연가스(LNG)가 천연가스를 ‘저온고압’ 처리해 상태만 액체로 바꾼 것이라면 GTL 제품은 화학반응을 통해 성질 자체를 변화시킨 것으로, 기존 산업 인프라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GTL은 청정·대체 에너지원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유럽과 일본 등 선진 일부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독점해 왔다.

현대건설은 이에 지지 않고 공사 착수 1년여 만에 설계도상의 내용만 입력하면 필요 인력·자재·공급시기 등이 자동으로 표시되는 ‘자재시공관리시스템’(HPMAC)을 개발, 운용하는 등 선진업체를 매섭게 뒤쫓고 있다. 또 플랜트 공사의 핵심인 배관 작업에도 3차원 동영상 등 첨단 시스템을 활용해 오차율을 현저하게 줄였고, 공기도 단축시키면서 발주처의 큰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세계 GTL 시장에 이제 막 진입한 상태에서 지금까지 이 부문 공사를 독점 하다시피한 유럽 및 일본의 초대형 건설업체와 대등한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 건설은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5200여 명의 인원을 투입해 고부가가치 사업인 GTL(Gas-to-Liquid, 가스액화연료) 생산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에너지 기업인 RBL에너지의 경우 지난 2007년 11월 GTL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법인 Est-Invest사의 지분 70%를 확보, GTL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러시아 유전 3곳을 인수하고 이곳에서 원유는 물론 원유 생산 시 발생하는 천연가스를 GTL 기술을 이용, 에너지 자원으로 개발 생산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법규 개정 시급

정부는 신속한 천연가스액화정제(GTL) 기술 개발 및 소형 GTL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현재 연구 단계에 있는 중소형 가스전 GTL사업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CTL 기술로 개발된 석탄액화연료는 석유사업법에 포함돼 있는 반면 GTL기술로 생산된 가스액화연료는 빠져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경부의 그린에너지 발전전략이 신재생에너지과, 석유사업법은 석유사업과로 한 부처내에서도 손발이 맞지 않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석탄액화연료는 석유사업법에 이미 반영돼 있으나 가스액화연료는 석유대체연료로 지정돼 있지 않아 개발이 돼도 현재 사용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그린에너지 발전전략의 9대 중점 개발과제 중 하나인 ‘가스액화연료(GTL)’는 정작 현행 석유사업법시행령상 관련 규정이 없어 대체에너지로의 사용 자체가 불법인 상황이다. 따라서 관련 연구개발은 커녕 이를 에너지원으로 해 난방이나 취사, 수송 행위를 하면 처벌을 받는다. 따라서 석유대체연료로 사용할 수 없는 만큼 GTL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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