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삼성전기·삼성엔지니어링 100kW급 SOFC 개발 위해 손잡았다
삼성SDI·삼성전기·삼성엔지니어링 100kW급 SOFC 개발 위해 손잡았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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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 중 최고효율·가격저감에 유리 … ’15년 상용화 목표로 R&D 진행
세라믹 기술·인프라 충분 … 고효율·내구성·신뢰성 삼박자 갖춘 제품 만들 것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는 세라믹을 전해질로 사용해 600~1000℃에 달하는 고온에서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고온’이라는 특성 덕분에 연료전지 중에서 최고 효율을 자랑한다. MCFC보다 10%나 더 높다. 가압조건에서도 운전이 가능해 열병합발전에 이용하게 되면 시스템 효율을 70% 이상 높일 수 있다. 비싼 백금촉매를 쓰지 않아도 전기화학반응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수소 이외에도 LNG, 석탄가스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어 발전원가를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연료전지 중 가장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최고 효율을 나타내는 SOFC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작동온도를 650℃까지 낮춘 ‘저온작동 SOFC’가 그것이다. 저온은 고온이라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케 한다. 다양한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분리판으로 값싼 금속재료를 사용할 수 있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배관과 같은 설비비도 조금은 저렴한 소재를 쓸 수 있다. 시스템의 신뢰성도 높아지고, 수명도 늘어난다. 특히 내부개질반응이 가능해 좀 더 값싼 발전시스템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SOFC는 형태에 따라 평판형과 원통형으로 나뉜다. 주로 10kW급 이상은 원통형 또는 개량 원통형 셀을 사용한 스택을 탑재한다. 이는 원통형이 가스 밀봉하기에 좋고, 용량을 대형화 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이 정부와 기업 주도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2013~2015년을 목표로 상용화 수준까지 와 있다. 일본의 MHI, 미국의 롤스로이스, 독일의 지멘스가 250kW급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가장 앞서나가고 있고, 평균 1만 시간 정도의 운전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미쯔비시 중공업은 최근 55%까지 효율을 실현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대학, 국책연구소 중심으로 SOFC에 대한 기초 연구가 이뤄지기 시작됐으며, 현재 약 5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94년에 쌍용중앙연구소가 기술개발을 진행하다가 4년만에 중단한 적이 있고, 90년대 후반부터 정부의 R&D과제로 SOFC 연구가 선정된 바 있다. 삼성SDI가 1~5kW급 미만 제품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 ’03년에 전력연구원 주관으로 소용량 SOFC 개발이 시작한 이후 06년에 1kW급 중온형 모듈 및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5kW급 상업용 열병합 SOFC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에기연은 자동차 보조전원용 1kW급 SOFC 발전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중 가장 활발한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 포스코파워는 ’07년부터150kW급 SOFC 셀, 스택 및 구성요소의 핵심기술과 양산공정 개발하기 위한 R&D를 추진 중이다. 2012년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정부와 기업이 SOFC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친환경적이면서 저렴한 발전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SOFC는 석탄처럼 저렴한 연료를 가지고 높은 효율을 보인다거나, 분산전원용일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시스템을 제작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이 수백 kW급 제품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단계에서 이번에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략과제로 추진되는 ‘친환경 발전용 100kW급 SOFC 발전시스템 기술개발’ 과제는 수 kW급 기술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일종의 도전이자 기회인 셈이다.

5kW 미만의 SOFC시스템 개발 경험을 갖고 있는 삼성SDI가 ‘한 번 해 보자’며 도전장을 냈다. 그동안 세라믹 소재를 연료전지와 연계하는 시도가 없었을 뿐 세라믹 관련 요소기술, 원천기술 등 핵심기술이나 인프라를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2013년까지 기술개발에 1440억원, 생산설비 구축에 560억원을 투자해 일반 화력발전의 2배인 60%대 효율을 보이는 SOFC 발전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게 목표다. 제품 개발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2015년까지 100kW급 제품을 연간 1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5만명 가량의 신규 고용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SDI측의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번 100kW급 용량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모든 연료전지 시스템이 그렇듯 핵심은 스택개발이다. 이를 위해선 우선 대용량 셀 개발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 고성능 대용량 원통형 SOFC 셀 설계 및 제작기술 개발과 함께 100kW급 구성부품(프리-퍼포머, 애프터버너, 전력변환기, 자동제어기)과 BOP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것이지만 선두업체 기술과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지금까지 축적된 국내 기술을 활용해 가격, 내구성, 신뢰성 3박자를 갖춘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삼성전기와 삼성엔지니어링이 가세했다. 세라믹에 강한 삼성전기가 셀 개발을,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체시스템엔지니어링 개발을 맡았다. 삼성SDI는 주관기업으로서 셀을 가지고서 스택을 만들고, 전체 시스템을 완성하게 된다.

분산발전에 대한 수요는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병원, 빌딩, 관공서, 아파트 단지, 신도시 개발 등에 전원공급용으로 적합한 SOFC의 사업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특히 브릭스 국가들의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합리적인 시스템 가격을 실현한다면 시장공략이 가능하다.

이처럼 SOFC를 수출산업화 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함께 관련 산업이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의 경우 지금까지 국내 기술을 축적하고, 산업을 육성하기 보다 외부에 보여주는데 치중해 왔기 때문에 지금이 ‘진짜’ 산업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100kW급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기업의 몫이라고 한다면 시장을 창출하고, 산업을 일으키는 것은 정책적 의지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기업이 주도하는 R&D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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