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담수플랜트와 MCFC ‘우리는 최강의 커플’
발전·담수플랜트와 MCFC ‘우리는 최강의 커플’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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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 국산 MCFC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2020년 연관산업 4만명 고용·1조3천억 수출 가능

▲ 연속환원소결로 장비. 국내 MCFC 구성요소 소결로 중 최대 전극 소결이 가능한 설비다. 이것 또한 두산이 자체 설계했다.
국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보급은 지난해부터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발전차액지원제도에 힘입어 오는 ’12년까지 최소한 22MW 이상의 MCFC와 PAFC 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분산형 발전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MW급 단위의 발전소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독일, 이태리, 한국 등 5개 나라에서 미래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력연구원 주관으로 상용 250kW급 컴팩트 시스템과 두산중공업의 300kW급 내부개질형 MCFC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MW급 제품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과제와 1.2MW급 MCFC 개발을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 오는 ’11년까지 제품을 개발하고 이후 실증기간을 거쳐 RPS 도입 시점인 ’13년에 프로젝트를 완료할 경우 국산제품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 원재료가공실 전경. 이 곳에서 원재료 분말 가공과 슬러리 제조가 이뤄진다. 두산이 자체 설계한 장비들로 MCFC의 모든 구성요소의 슬러리를 제작할 수 있다.

이번에 추진되는 MW급 MCFC 개발은 두산중공업(주관기관)과 중부발전, CS, 진영전기, 아나이엔지, 백상엔지니어링, 보림, KPENC 등이 참여한다. ’13년까지 기술개발에 630억원, 생산설비 구축에 13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소재·부품 협력기업의 역할비중이 크다. 연구소에 필요한 시험장치 제작업체인 백상엔지니어링은 아예 신규공장을 두산 두펙스에서 5분 거리에 세웠다. 최명종 대표는 “두산이 협력기업을 단순 하청업체가 아닌 동반자로서 이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해 왔다”며 “연료전지 사업의 미래를 보고 공장을 옮기고,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략과제는 ‘국산화’와 ‘플랜트 연계형’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위해 전극, 매트릭스, 전해질 등 저렴한 국산 원재료와 구성요소, 1.2MW 모듈, M-BOP, E-BOP, 그리고 기존 플랜트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과 플랜트 제어기술 개발 등이 개발된다.
▲ 테이프캐스팅 및 테이크 가공 라인 전경. 일본에서 들여온 테이프캐스터 외에 테이프 가공설비는 두산이 직접 설계하고 국내에서 제작했다. 국내 MCFC 제조설비 중 최대 폭의 테이프 제작이 가능하다.


‘플랜트 연계형’이란 기존 화력발전, 열병합발전 및 담수플랜트와 MCFC시스템을 연계한 것을 말한다. MCFC시스템이 일종의 발전 및 담수 설비와 연계한 파생상품이 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측에 의하면 화력발전과 MCFC를 연계하면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하고,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도 있다.

바닷물을 가열해 발생하는 수증기를 응축시켜 물을 만들어내는 담수화 설비는 열을 필요로 한다. MCFC의 배열은 520~549℃ 정도로 이것을 대기로 내보내려면 일부러 냉각을 해야한다. 이 배열로 담수설비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면 5~12%의 효율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1MW급 MCFC를 가동할 경우 18톤 정도의 응축수가 생성된다. 플랜트와 연료전지 조합은 최강의 커플이다.
두산중공업 연료전지개발팀의 류보현 선임연구원은 “사실 단일 연료전지 시스템은 높은 가격이 보급의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조 단위 플랜트의 부속품 개념으로 설치하면 가격부담도 덜 느끼게 되고,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전체적인 경제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플랜트 연계형 MW급 MCFC 시스템’은 기존 발전플랜트의 성능을 개선하고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으며 RPS가 도입될 경우 수입의존도를 낮출 수도 있다. 선박이나 잠수함 등 다른 분야에서도 전원공급용으로 사용가능하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플랜트 산업과 결합이 가능해 차세대 수출산업 아이템으로서의 미덕을 갖추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20년 기준 20여개 산업분야에서 4만명 이상의 신규고용 창출과 약 1조 3000억원 이상의 수출액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 등 플랜트 시장을 감안하면 수출잠재량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두산중공업의 예측이다.


인터뷰-이태원 두산중공업 연료전지개발팀

“플랜트 연계형 MCFC 개발, ‘두산’이라서 가능합니다”


두산중공업의 연료전지개발팀을 총지휘하고 있는 연료전지계의 마에스트로 이태원 상무. 지난 2004년 기술고문을 맡으면서 국산 연료전지 개발에 발을 들여놓게 됐고, 이듬해 팀 전체를 총괄하는 임무를 맡았다. 처음으로 참여한 과제는 전력연구원의 외부개질형 MCFC 개발. 재작년에 두산 주관으로 300kW급 MCFC 개발을 시작한지 1년 만에 생산시설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오랜 외국생활 덕분에 한동안은 ‘인맥’을 넓히는데도 주력했다. 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 관련 국내외 포럼,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다.
지난달 10일 대전의 연구소에서 만난 이태원 상무는 “100% 국산화, 연료전지 수출산업화를 앞당기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부품·소재 공급기업들이 생산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서플라이 체인을 갖춰 대량생산 체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대전에 연간 3~5MW 생산 규모를 갖춘 자체 실험동과 공장동 ‘두펙스(DOOPEX)Ⅰ,Ⅱ’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연료전지센터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두산이 연료전지 개발에 주목하게 된 배경은. 

▲ 두산중공업의 사업인프라와 포트폴리오는 연료전지의 방향성과 정확하게 부합된다. 두산은 연료전지 시스템에 필요한 EPC사업,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으로 통합제어기술을 비롯해 원자력, 화력발전소의 제어기술을 갖고 있다. 연료전지 기술도 결국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단일시스템만 이용하기보다 기존 화력발전을 개선하거나 가스터빈, 열병합발전 등과 연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두산의 주력사업인 발전소와 담수플랜트에 MCFC를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의 연구개발 성과와 이번 전략과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지난 2년간 연료전지 관련 특허를 42건 출원했고, 이미 20여건은 등록이 됐다. 이번 과제는 100% 국산화를 목표로 한다. 구성요소도 직접 생산하거나 협력기업을 통해 조달할 것이다. 분산발전용으로 적합한 MW급 MCFC 발전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플랜트와 연계하는 기술을 동시에 개발한다.

-300kW급 제품개발 과정에서 힘들었던 부분은.

▲ 기술구현 과정에서 설계를 해도 인프라가 없어 설비 제작을 할 수가 없었다.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이 때문에 생각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사실 연료전지는 일관성 있게 기술개발을 해야하는데 보급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무작정 외국정책을 따라하기도 했다. 이번 전략과제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기업과 정부가 논의를 통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스타컴퍼니’를 만드는 것, 매우 좋다. 기업이 주도하면 제품이 나온다. 처음부터 경제성을 염두에 두고 팔리는 제품, 돈 되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신재생에너지 R&BD 정책을 펴고 있는데.

▲ 최근 관련 전문가회의가 있었다. 그 때 연료전지 운전 및 유지보수 사업을 제안했다. 연료전지는 정기적으로 소모품을 교환해줘야 하는 ‘리피팅(repeating) 비즈니스’다. 대전은 대학, 연구소가 많아 인적자원이 풍부하다. 이 인력을 활용해 대전에 헤드오피스를 세우고 운전 제어는 물론 유지?보수까지 하면 연료전지 활성화와 고용창출이 동시에 가능할 것이다.

-국내 연료전지 R&D와 정책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 과거에는 에너지가 자원의 문제였지만, 미래에너지는 기술에 달려있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기술에 의한 종속이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가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천기술 개발과 산업 인프라를 병행해서 구축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덧붙이자면, 외국의 R&D 역사는 곧 기업의 그것과 같다. IBM은 연구논문을 사내에 먼저 발표하고 3년 후에 외부에 공개할 정도로 앞서간다. 기업연구소를 활성화하는 것이 제품의 세계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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