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12년 연료전지차 조기상용화 ‘잰걸음’
현대차, 2012년 연료전지차 조기상용화 ‘잰걸음’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 친환경차에서 고부가가치 핵심산업으로
120여 소재·부품업체와 상생모델 구축할 것

▲ 현대기아차의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1대가 지난 8월 23일(현지시간) 최종목적지인 LA에 도착하면서 2주에 걸쳐 진행된 미국 대륙 횡단을 완주했다. 사진은 완주에 성공한 현대기아차 연구소 임직원들이 투싼 연료전지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직후 발표한 ‘에너지플랜’에서 2015년까지 3.8ℓ로 241㎞를 달릴 수 있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 100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자동차 산업의 해결책을 하이브리드카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빅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CEO들도 하이브리드카를 타고 와 친환경 자동차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결국 140억 달러 구제금융안이 부결되긴 했지만 자동차 엔진구동 방식과 자동차 에너지원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회생하기 위한 생존조건이 됐다.

이처럼 한 발 늦은 미국과는 달리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친환경 바이오연료를 사용하는 대체연료 자동차 개발에 이어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그 중에서도 연료전지차는 전기자동차 수준의 환경친화성 및 정숙성,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를 능가하는 연료 효율, 가솔린 자동차 수준의 연료 공급 편의성을 겸비한 ‘그린카’로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의 가장 큰 장점인 높은 열효율 덕분에 연료 생산부터 구동까지 발생하는 CO2 양은 전기자동차는 물론 현재까지 개발된 모든 대체연료 자동차보다 더 적다. 연료전지차가 실용화되면 자동차가 지구온난화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도 있다. 


환경보전과 에너지 수급 안정에 기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산업적 파급효과도 크다. 선진국 정부는 관련 기술개발과 시범운행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자동차 회사들이 2015년 연료전지 차 양산체제 구축을 선언하고 실제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현대차, 2012년 연료전지차 조기 상용화 = 현대자동차는 1990년 전기자동차 개발에 착수, 98년부터 본격적인 연료전지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2000년 6월에 세계적 자동차메이커들이 공동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해 상용화를 위한 여러 가지 시험·평가를 수행한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 75kW급 연료전지 스택을 탑재한 싼타페 연료전지차를 UTC퓨얼셀사와 공동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004년 12월에 싼타페의 후속모델인 투싼 연료전지차을 완료했는데 이는 ’03년 5월 현대·기아차와 UTC퓨얼셀사가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한 후 18개월 만에 완성된 것이다.

이듬해인 ’05년 2월에는 미 캘리포니아주 치노시에 수소충전소를 완공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수소충전소는 하루에 15kg의 수소를 천연가스로부터 생산할 수 있으며 1대당 2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하고, 총 30대 규모의 설비를 갖춘 최신 시설이다. 또한 현대·기아차와 쉐브론 텍사코사가 공동 운영 중이며, 수소충전소 관련 기술개발과 표준화 작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캘리포니아와 미시건에 5곳의 충전소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07년 11월에는 투싼 연료전지차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친환경차 경연대회인 ‘2007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에서 환경평가 전 부문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지난 ’98년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친환경 기술과 차량을 평가하고, 관련 업체들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시작된 이 대회에서 투싼은 시보레 에퀴녹스 연료전지차와 메르세데스-벤츠 F-Cell 등 11개 차종이 참가한 연료전지차 부문에서 유일하게 환경평가 전 부문에서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소음 평가에서도 투싼은 유일하게 최고 등급을 받았으며, 171.7km 구간의 실제도로를 주행하며 연료 소모량을 측정하는 연비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현대차는 2004년 미 에너지부(DOE)가 주관하는 ‘연료전지차 시범운행 및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사업’의 시행사로 선정돼 현재 미 전역에서 연료전지차 32대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 DOE 주관 수소연료전지차 로드투어에 참가, 투싼 2대와 스포티지 1대가 미국 동부 포틀랜드에서 서부 LA까지 2주에 거쳐 실주행거리 약 4000㎞를 완주하기도 했다. 특히 이 로드투어에서 현대차는 독자개발한 연료전지 스택을 탑재한 차량으로 로드투어에 참가한 BMW, 다임러, 폭스바겐, GM,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전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에 기술력을 입증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06년 8월 시작된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내 8대의 투싼 FCEV와 4대 스포티지 FCEV, 수소연료전지버스 2대를 운행 중이며 앞으로 성능을 향상시킨 2세대 FCEV 18대, 버스 2대를 추가로 투입해 2010년 7월까지 수도권 충청, 경남, 전남, 제주 지역에서 총 34대의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운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현대차의 연료전지차 개발은 지난해부터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발라드, 도요타 등 메이저 기업들이 2015년 소량 양산을 목표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10년부터 연료전지차 시범운행을 총 500대 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2012년 1000대 생산규모를 갖춰 조기 상용화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연료전지차의 설계기능을 세분화시켜 부문별로 전환함으로써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원가절감을 촉진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현재 33개의 1차 업체와 87개의 2차 업체들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2018년 3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부품협력업체에겐 2018년 9000여명 고용증대와 함께 1조7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100만대 양산이 예상되는 ’30년에 이르면 고용인원 8만8000명, 생산유발효과 16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저가 PEMFC 실용화로 그린카 강국 진입

10년 내구성 갖춘 연료전지차 만든다


2020년 이후 수송용 연료전지 시장이 연 100조원대로 예측되면서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연료전지 시스템은 자동차 산업을 넘어서 소재, 화학, 전기,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된 신산업으로 기존 산업을 미래지향적인 첨단사업으로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기특한 아이템이다.

선진국들은 막대한 예산과 지원 프로그램을 동원하며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수송용 연료전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혼다와 GM이 100kW급 연료전지 자동차를 출시했으며 벤츠가 200kW급 버스를, BNSF는 250kW급 전동기차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에너지원으로 적합한 고분자 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국산화가 진행되면서 최근 3년간 관련 기술이 급성장했다. 승용차용 80kW급 스택 및 부품 국산화와 운전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버스용 200kW급 스택 및 부품 국산화, 운전장치 핵심부품, 소재, 시스템 국산화 R&D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국산화 부품개발이 70% 이상 완료됐고, 단품별 원가절감 기술개발 단계에 와 있다.

PEMFC는 다른 연료전지에 비해 부피당 에너지밀도가 높고, 운전·정지 시 기동성이 우수해 수십~수백kW급 수송용이나 이동식 발전용 전원으로 사용하는데 적합하다. 병렬연결 제어기술을 확보하면 버스, 전동기차, 선박, 비행기 등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고, 개질기와 연계하면 건물용 발전전원으로도 쓸 수 있다. 연료전지의 ‘팔방미인’인 셈이다.

팔방미인의 단점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전략과제의 초점을 내구성 확보와 함께 시스템 가격을 저감하는데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관기업인 현대차는 PEMFC를 탑재한 연료전지 자동차를 실사용조건에서 10년(5000시간) 동안 운전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고, 가격을 6500만원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13년까지 기술개발에 4322억원, 생산설비를 갖추는데 96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략과제는 단품개발이 아닌 스택을 비롯한 시스템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실제 사용환경에서 5000시간을 운전할 수 있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개발된 스택, 운전장치 부품 등을 모듈화해 실질적인 시스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관기업인 현대차를 비롯해 퓨얼셀파워 현대하이스코, 대원강업, 우신공업, 동아공업, 한라공조, 코오롱, 쎄딕, 세종공업, 원진일렉트로닉스, 캄텍, 한일튜브, 명화공업, 두원공조, 모딘코리아 등 소재·부품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PEMFC시스템 실용화 과제가 성공할 경우 2016년 기준 국가에너지 절약효과는 연간 202억원, 이산화탄소 저감효과 45Mt/년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이동식 발전기, 수송용 연료전지를 포함한 PEMFC 연료전지 국내외 매출시장 규모는 7조30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