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3MW 풍력발전시스템, 육·해상 풍력시장 동시 겨냥
두산의 3MW 풍력발전시스템, 육·해상 풍력시장 동시 겨냥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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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플랜트 해외네트워크 ‘강점’ … 세계시장 진출 초읽기

지난 ’07년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에 조성된 한경풍력에는 국내 최초로 3MW급 대형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현재 가동 중이다.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의 화두는 단연 ‘대형화’. 단위면적당 전력생산량을 늘리고, 발전단가를 줄여 화석연료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풍력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저 업체들은 더 큰 용량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화두는 ‘해상풍력’이다. 육지보다 바람이 세고, 설치환경에 제약이 없는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해상풍력은 발전기 용량의 대형화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년 말 풍력발전기 개발사업에 뛰어든 두산중공업은 이 같은 세계 풍력시장의 흐름에 따라 ‘3MW급 풍력발전시스템’을 선택했다. 진종욱 두산중공업 풍력사업팀장은 “3MW는 육상 최대 모델이자 해상 최소 모델”이라며 “양쪽 시장 모두 공략이 가능한 아이템”이라고 했다. 

▲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3MW 풍력발전시스템의 핵심요소인 나셀 개념도.
올 여름 3MW 풍력발전기 실증운전 착수

 원자력·화력 등 발전플랜트와 해수담수화 플랜트가 주력사업인 두산은 신수종사업으로 풍력 연료전지 IGCC를 선택했다.

세 아이템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효과가 가능하다는 계산에서다.

풍력의 경우 30여년 동안 축적한 플랜트 부문 자체 기술과 발전설비, 마케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6년 6월. 연구소와 본사에 풍력사업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 풍력발전기 개발과 실증 발전단지 개발에 착수했다.

목표는 영구자석형(PMG) 발전기와 3단 기어 증속기를 탑재한 정격출력 3MW급 풍력발전기로 잡았다. 담수설비, HRSG 등 5개의 세계일류상품에 이은 여섯 번째 주인공을 풍력으로 정한 것이다.

’07년부터 1년반에 걸쳐 개념·기본설계에 이어 상세설계와 부품 제작을 끝냈다. 앞으로 조립과 통합시험, 실증운전, 인증 획득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조립과 통합시험을 진행하고, 7월까지 제주 김녕에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1년간의 실증운전 데이터로 형식인증을 획득하면 실제 시장에 제품판매가 가능하다.

두산은 실증단계에서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플랜트사업에서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마케팅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한다는 것이다.


한편, 풍력발전기 개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두산중공업이 총괄을 맡아 나셀, 컨트롤시스템 등 핵심부품을 개발·제작하고, 애드컴텍이 블레이드 설계와 제작을 맡았다.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기용 블레이드 전용 생산공장을 준공한 애드컴텍은 유니슨의 2MW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3MW급 블레이드에 도전한 것이다.

또한 PMG 설계와 제작은 보국전기,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은 오토시스가 담당한다. 이처럼 주요 구성품의 국산화를 위해 관련 중소기업의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영구자석 발전기·풀 컨버터 적용 … 실증과 동시에 수출 가능

▲ 두산중공업의 창원공장 전경. 풍력발전기 생산공장도 이 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해외 메이저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풍력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두산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진종욱 팀장은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풍력발전사업은 제품의 효율이 고객의 수익과 직결된다”며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우선 풀컨버터(Full Converter)를 적용한 영구자석 발전기(PMG, Permanent Magnetic Generator)를 사용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 계통연계성과 수명을 늘렸다. PMG는 또한 태풍에 강해 한국지형에 강한 것이 장점이다.

진 팀장은 “50Hz-60Hz 변환이 가능해 50Hz 계통인 중국과 인도에는 즉시 수출이 가능하다”며 “GE의 최신모델에도 적용된 발전기와 컨버터”라고 강조했다.

기어박스에는 2개의 유성기어와 1개의 평형기어로 구성된 3단 기어가 탑재된다. 하중을 균등하게 나눠주고, 전달되는 허용하중을 최대화하면서도 작고 가벼운 기어박스를 만들어냈다.

제품의 유지보수와 A/S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고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조기에 고장징후를 알아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사용된다. 단순히 운영 상태를 보여주는 것에서 벗어나 어디에 고장이 났고,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GE나 지멘스, 미쯔비시중공업 등의 대형 발전소와 풍력발전시스템에 적용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진 팀장은 “국내에서는 두산이 유일하게 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더 복잡한 대용량 화력발전소 모니터링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풍력은 더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풍력발전기 개발과 함께 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해상풍력발전 실증연구단지 건설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제주 김녕에 조성되는 실증단지와 관련 지난 ’06년부터 해저 지질조사와 단지 기본설계, 해상기상탑 설계 등이 진행됐다.

지난해에 해상구조물 설계와 제작 발주가 이뤄져 오는 7월까지 시공이 완료될 예정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총괄하는 이 사업은 남부발전, 두산중공업, 한전 등을 비롯한 에너지 분야 공기업과 지마텍, 동국S&C, 정석해양 등 총 13개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인터뷰-두산중공업 진종욱 풍력사업팀장

“3MW급 풍력발전기 두산의 여섯번째 세계일류상품 될 것”

진종욱 팀장은 두산중공업의 풍력 부문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두산중공업의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진종욱 팀장은 잦은 국내외 출장으로 정신없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었다. 진 팀장은 “두산은 풍력을 비롯해 연료전지와 IGCC 등에 일찌감치 주목하고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왔다”며 “정부가 제시한 그린에너지산업 9대 분야 중 3가지 아이템을 갖고 있다”고 했다.  


 -3MW급 해상풍력을 선택한 이유는.

▲ 3MW급 발전기는 육상에서 최대 용량인 동시에 해상에선 최소 모델이다. 앞으로 최소한 10년간은 3MW 발전기가 주류를 이룰 것이다. 제약이 많은 육상에 비해 해상풍력은 엄청난 잠재량을 갖고 있다.

-두산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

▲ 우선 글로벌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국내 유일 발전플랜트 메이커로서 남미와 호주를 제외한 전세계에 지점 및 자회사, 법인들 두고 있다.


남미와 호주에서 사업을 추진했던 사례까지 감안하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이커다. ‘브랜드 네임’ 덕분에 수출에 유리한 입장에 있다. 

두 번째는 기술이다. 풀컨버터 타입으로 제작해 우리나라처럼 60Hz인 미국 대만을 비롯해 50Hz인 유럽까지 수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발전플랜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기존 사업의 강점을 살릴 것이다. GE, 지멘스, MHI 등 후발주자가 사업 진출 후 바로 선두가 된 비결도 여기에 있다.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신뢰성이다. 발전기를 개발한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플랜트 사업으로 다져진 유지관리와 보수, O&M 보증 등 고객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해상풍력 육성을 위해 필요한 정부의 역할은.

▲ 해상풍력의 경제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을 비교해보면 기자재와 시공비의 비중이 각각 7대3, 5대5라고 볼 수 있다. 해상풍력은 해저케이블, 시공 인프라 구축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한 발전차액 산정이 필요하다.

올해 준비를 해야 내년에는 가격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발전차액을 따로 설정하는게 어렵다면 계통연계와 같은 인프라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법도 있다.

지금은 연안에 설치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 발전단지를 만들어야 한다. 육상에 발전단지를 세우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이용할 수 있는 땅의 가치를 없애는 것 아닌가. 이용가치가 전혀 없던 곳에 발전단지를 만드는 것인 만큼 사회적 비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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