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국산 2MW급 풍력발전기 보급 원년
2009년은 국산 2MW급 풍력발전기 보급 원년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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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3월 형식인증 획득 … 국내외 시장진출 눈앞
중공업 인프라 활용한 발 빠른 ‘서비스’로 승부수

전체 전력수요의 2%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고 있는 유럽은 오는 202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12%를 풍력발전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국도 2030년까지 필요한 전기의 20%를 풍력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 풍력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도 풍력발전 보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10년후에는 현재의 7배가 넘는 700GW의 전력이 바람에 의해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은 우리나라에서도 거세다. 강원,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국내 풍력발전 보급량은 199MW. 지난해 정부가 2012년 RPS 도입을 공식화하고, 2030년까지 7GW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풍력발전 업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그 선두에 효성이 있다. 지난 2000년 증속기, 발전기 등 풍력발전사업에 뛰어든 효성은 이제 직접 생산한 2MW급 제품의 형식인증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9년을 맞는 각오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대형 풍력발전기 국산화 시대 ‘활짝’

효성과 풍력의 첫 만남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효성이 지방보급사업으로 제주에 설치한 베스타스사의 600kW급 풍력발전기 2기와 220kW급 1기에는 상용 운전 1호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이를 계기로 핵심역량인 중공업 분야에서 풍력발전시스템 개발 사업에 진출해 증속기, 발전기 등과 같은 주요 구성기기의 국산화를 시작했다.

이는 750kW, 2MW 등 중대형 풍력발전기 개발로 이어져 주요 구성기기는 물론 시스템 설계, 제작, 설치 등 풍력발전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효성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2MW 풍력발전시스템은 지난 ’04년부터 4년여에 걸쳐 개발됐다. ’07년 강원도 강릉시 대기리에 설치해 실증운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가라드하산(Garad Hassan)사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시스템 설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자체적으로 상세 설계 및 제작 설계를 완성했다. 그 결과 오는 3월경 형식인증을 획득을 앞두고 있다. 자체 개발한 풍력발전시스템의 시스템 설계 기술과 제작 기술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국내외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김종순 풍력사업단 마케팅팀장은 “2MW 풍력발전시스템은 효성의 입증된 증속기, 발전기 기술을 적용한 고효율 제품”이라며 “높은 가동률과 이용률을 보이며 2개의 독립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시스템 수명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독립적인 능동형 피치시스템을 적용해 피로하중을 최소화하고, 고효율 이중 여자 방식의 발전기와 가변속 운전제어시스템으로 전력생산성이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유지 보수 작업을 위해 접근 경로를 최적화하고, 너셀 내부에 최대 공간을 확보했다. 24시간 원격제어 기능을 가진 SCADA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다.
여기까지 오면서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풍력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해외 메이저기업들의 기술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초기 기술력 확보에 애를 먹었다. 실증작업에 적합한 풍황이 좋은 곳은 대부분 사람이 살기엔 불편하다 보니 테스트, 유지 보수 시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차종환 풍력사업단 팀장은 “초기에는 국내에서 국산 풍력발전기에 대한 관심이 적었기 때문에 사업화까지 유지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글로벌 톱 텐·10년후 1조 매출 목표

효성의 풍력사업 비전은 세계 10위권의 풍력발전시스템 솔루션 공급사로서 10년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국내 지자체와 발전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참여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할 방침이다. 여기에 자체 생산한 제품을 설치함으로써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 기술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중국, 인도 시장을 겨냥해 기술협력이나 조인트벤처(JV) 등을 통해 사업기반을 확보하면서 가능성 잇는 중소형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출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지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60Hz로 한국을 비롯한 미국, 브라질, 필리핀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국내에서 1~2년간 운전실적을 축적하고 미국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기존 사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50Hz 제품 개발을 추진한다면 안정적인 세계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2010년쯤에는 베어링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는 납기, 가격경쟁이 중요해지면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년내에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와 가격으로 경쟁력 확보

효성은 중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핵심역량이 풍력발전시스템의 주요 기술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자체 설계와 제작이 가능했던 이유다. 발전소를 운영할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과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김종순 팀장은 “해외 메이저업체의 경우 내년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 제품을 출시할 경우 바로 판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제 형식인증을 획득하는 대로 제품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 대형 풍력발전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운반비용과 세금 등을 제외한 ‘착한’ 가격으로 외국 제품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증속기, 발전기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로 승부를 낸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 풍력발전기의 경우 고장이 발생했을 때 A/S가 제 때 이뤄지지 않아 발전사업자들이 애를 먹었기 때문에 빠른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과거 발전사들이 효성과 같은 중공업체의 변압기, 차단기를 사 준 덕분에 현재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발전사들이 우리를 믿고 제품을 사 주길 바란다”고 했다. 

수출 물꼬 트려면 내수시장 뒷받침돼야

“국산 개발제품이 상용운전 실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보해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김종순 팀장은 풍력산업을 수출산업화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내수시장 확보를 꼽았다.
베스타스, 가메사, 에너콘 등 유럽의 선진사나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인도 업체들의 공통점은 바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키워 해외로 진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인도의 수줄론은 전체 생산량의 60%를 자국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김 팀장은 또한 내수시장 확보를 위해 풍력발전사업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일원화하거나 관련 부처간 다른 제도와 입장을 내세우지 않는 일관성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2년 RPS 도입을 앞두고 풍력발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관련 규제 때문에 사업 추진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사업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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