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풍력업계 시장확대 청신호 켜진다
국내 풍력업계 시장확대 청신호 켜진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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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삼성중 사업 본격화 … 국내업체간 치열한 경쟁 예고
업계 “RPS 도입으로 국산 풍력발전기 보급 날개 달아”

세계적인 풍력 추세는 발전원가를 낮추고, 더 많은 전력을 얻기 위해 점차 대형화되고 있으며, 해상풍력이 미래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난 ’07년 한 해에만 19.8GW에 달하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됐으며, 오는 ’12년에는 연간 50.8GW로 2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2007년 현재 전세계 풍력발전 누적 보급량은 9만4005MW로 해마다 성장세가 커지고 있다. 유럽에만 총 57.1GW에 달하는 풍력발전이 보급돼 있다.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독일, 미국, 스페인, 인도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2007년 현재 누적보급량만 2만2247MW로 세계 최대 풍력발전 보급량을 자랑하고 있다.

유럽은 91년에 최초로 덴마크에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선 이후 2010년까지 7588MW 규모의 해상풍력을 포함해 총 8만7694MW의 풍력발전시스템이 설치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주민의 반대로 한때 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주춤하기도 했었지만 지난 한 해 전국 곳곳에서 풍력발전단지가 잇따라 준공되거나 신규 풍력발전단지가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갔다.

우선 유니슨이 개발한 국산 750kW급 풍력발전기가 한수원의 신고리 1·2호기 원전부지 내에 설치돼 국산 풍력발전기 보급 1호가 됐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05년 시작한 태기산풍력발전단지(40MW) 조성사업을 3년반만에 완료해 지난해 11월말 준공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풍력발전기 타워생산업체인 동국S&C는 지난달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에 1MW급 풍력발전기 3대를 설치하고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대규모 해상풍력 건설계획 발표도 줄을 이었다. 동국S&C는 전남 신안에 총 2800억원을 투자해 93MW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신안 해상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풍황자원을 조사 중이다. 한화건설은 인천 무의도에서 5km 떨어진 해상에 2012년까지 97.5MW 규모의 발전단지를 조성한다. 
디스플레이 장비제조업체인 디엠에스(대표 박용석)도 풍력발전사업 진출 선언과 함께 총 6000억원을 투입해 전남 신안 하의도 등에 100MW급 해상 풍력발전단지와 40MW급 육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620억원을 투자해 전남 영암 대불산단내 5만㎡에 풍력발전기 부품 생산 및 제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대기업들이 풍력사업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전북 군산의 군장국가산단에 풍력발전설비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0년까지 총 1057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기, 전력변환장치, 변압기, 제어장치 등 총 400MW 규모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2년 매출 1조 2000억원 달성과 함께 국내 풍력발전설비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지난해 봄부터 실무추진팀을 만들고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내부적으로 풍력사업 진출을 준비해 온 삼성중공업의 사업 추진내용도 올해부터는 가시화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3MW급 육상용 및 5MW급 해상용 풍력발전 설비를 주력 제품으로 개발하고, 2010년부터 양산단계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같은 국산 풍력발전기 개발과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계획 발표, 대기업 진출 등으로 올해 국내 풍력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분위기다.

정부 정책도 이같은 분위기에 기여하고 있다. 지경부가 2012년 RPS 도입계획을 밝힌 가운데 발전사들은 앞다퉈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검토하거나 이미 추진 중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 발전사는 국산 풍력발전기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어서 국내 풍력업계는 한껏 들뜬 분위기다. 제주도도 올해 15MW급 국산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계도 분주한 모습이다. 2MW급 풍력발전기 개발 완료단계에 와 있는 효성과 유니슨도 본격적인 시장진입 채비를 갖추고 있다. 750kW급 풍력발전기도 국내 지자체와 해외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두산은 올 여름부터 제주 김녕에 자체 개발한 3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 실증에 들어간다. 

효성, 5MW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개발

세계서 다섯번째 … 국내기술 업그레이드 계기

세계 최고 발전성능·경량화로 가격경쟁력 확보

5MW급 대형 해상 풍력발전 시스템 국산화가 추진된다. 750kW, 2MW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효성이 이번엔 5MW급 해상풍력 개발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국내 풍력발전 기술개발사업이 해외 선진업체의 기술을 따라잡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세계적으로도 기술개발 초기단계인 5MW급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과 대등한 수준으로 갈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블레이드, 증속기, 발전기 등 핵심부품을 개발해 국산화율을 80% 이상 달성하고 세계 최대 길이의 블레이드 제작기술 확보에 나선다.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저풍속에서도 최고의 발전 성능을 가지는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예방진단 기능을 강화하여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번 과제는 또한 R&D 성공률을 높이고, 산업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스템, 부품, 운송·설치업체와 수요기업이 공동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남부발전이 수요 기업으로서 사이트 선정 및 감리를 맡고, 국내 블레이드 선두업체인 KM, 해상토목·건설 전문기업인 삼협건설 등이 참여한다.

위탁연구기관으로 각 분야의 풍력 전문 기술을 보유한 8개의 기관이 참여한다. 4년간 진행되는 이 과제에는 정부가 279억 8000만원, 민간이 179억6300만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효성 풍력사업단의 조동혁 팀장은 “60미터 이상의 대형 블레이드 개발과 시스템의 경량화”라고 했다. 40미터 정도의 블레이드 제작기술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60미터 이상 제작 경험이 있는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효성이 KM사와 기술협력을 하게 된 배경이다.

2, 3MW 풍력시스템의 주물품 중량은 20톤 이하 수준인데 5MW용으로는 60~70톤에 달한다. 풍력발전시스템은 설계 기술 차이로 인한 중량 차이가 20~30톤까지 발생할 수 있다. 60톤까지는 국내 생산이 가능한데다. 시스템 무게가 가벼울수록 발전원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60톤 이하로 경량화 하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다. 조 팀장은 “유럽 경쟁사의 경우 시스템 중량이 420~450톤까지 되는데 우리는 400톤 이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2년 안에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5MW급 해상풍력 개발에 성공하는 것이 된다. 이에 따라 상용화 이후 2015년에는 5500억원 수입대체효과와 1조원 규모의 산업유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2030년에는 6조원 이상의 매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효성의 전망이다.  사업계획대로 저풍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고효율 5MW급 발전기로 서해안에서 실증사업을 하게 되면, 서해안 일대가 국내 해상풍력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도 열려있다.

조동혁 팀장은 “효성의 진짜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유럽의 선진 메이저 기업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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