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태양광시장 판도 우리 손으로 바꾼다”
미래 태양광시장 판도 우리 손으로 바꾼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9.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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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마이크론, CIGS 박막 태양전지 개발 본격화
중소기업과 손잡고 2011년 상용화에 ‘올인’

차세대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려는 일본 독일 미국 업체들의 행보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2010년 세계 태양광시장의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CIGS 박막 태양전지 시장에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10여 곳에 불과했던 업체들이 1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났다. 기존 업체는 생산규모 증설에 나섰고, 신규업체들도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었다. CIGS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0.2% 정도로 미미하지만 차세대 저가형 태양전지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업계는 공격적으로 기술개발과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조원가 낮고 발전효율 높아
CIGS 박막 태양전지란 유리,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등 저렴하면서도 대면적화가 가능한 소재의 기판에 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 화합물을 증착해 생산한다.
소재와 공정 특성상 기존 결정질 태양전지에 비해 제조단가를 30% 이상 낮출 수 있고, 효율이 11~13%로 박막 태양전지 중 효율이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다. CIGS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현재 미국의 NREL이 19.9%의 세계 최고 효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18%까지 성공한 상황이다.

CIGS는 효율이 높아 발전용으로 적합할 뿐만 아니라 외관이 미려해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간 발전량이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많고,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흐린 날이 많은 영국이나 독일에서 모듈 성능 비교실험 결과 CIGS 모듈의 연간발전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사례도 있다.

다른 박막 기술에 비해 친환경적인 부분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희선 LG마이크론 책임연구원은 “모듈과 시스템 제작에 들어가는 에너지 소요량이 적어 에너지 페이백 타임이 가장 짧고,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가장 적은 친환경 태양광기술”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상용화 성공한 기업 ‘소수’
선진국들의 기술개발과 상용화 노력도 활발하다.
많은 기업들이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07년부터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미국 Maine 대학과 보잉사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CIGS는 2000년대 들어와 NREL(미국 국립신재생에너지연구소)을 중심으로 고효율 제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9.9%의 최고효율을 기록했다.
미국의 글로벌솔라에너지(GSE)는 지난해 5MW에서 80MW까지 증설키로 하고 미국과 독일에 생산공장을 준공했으며, 비코(Veeco)는 CIGS용 진공증발원과 노즐 타입의 라인소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일본의 혼다는 구마모토에 27MW 규모의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며, 증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쇼와 쉘 세키유도 지난해 생산규모를 20MW에서 80MW로 확대했다.
독일의 경우 15MW 규모의 생산량을 보유한 독일 뷔르트솔라가 30MW까지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의 태양광연구단이 LG마이크론에 관련 기술을 이전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최근 차세대 박막 태양광발전 연구본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차세대 태양광발전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윤경훈 에기연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16일 제3회 대덕특구기술사업화대상에서 CIGS 기술을 성공적으로 LG마이크론에 이전한 공로를 인정받아 연구원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텔리오솔라는 지난해 6월 한국지사를 설립, 평택에 연산 30MW 규모의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대면적 양산기술을 개발 중이다.   

얼마나 빨리 양산체제 구축하느냐가 관건
이처럼 세계적으로 CIGS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일본 쇼와 셀 세키유 등 2곳 정도에 불과하다.
양산기술을 누가 빨리 개발하느냐에 따라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나 후발주자들이 턴키로 장비를 들여와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다른 박막 분야에 비해 선발기업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박희선 책임연구원은 “CIGS는 현재까지 완전한 양산체제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기술을 빨리 개발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독일 등 태양광기술 원조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세계 태양광시장에서 한국이 선두자리를 노려볼 수 있는 분야라는 뜻이다.

국산 CIGS 개발, 효율 14%·제조단가 1$/W 목표
LG마이크론을 비롯한 LG전자, 알파플러스 화인테크놀로지, 에스에너지, 이오테크닉스, 아바코, CHK, 브이에스아이 등 9개 기업이 CIGS 태양전지 개발에 나섰다.
2011년까지 60×120㎠ 크기의 대면적 유리기판에 효율 14% 이상, 제조단가 와트당 1달러 이하인 CIGS 박막 태양전지 제조 기술과 양산라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11년에 연산 30MW 양산체제를 완성해 매출 700억원을 달성하고, ’15년까지 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해 2조원 이상의 수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15년까지 CIGS 박막시장의 20%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 3년간 정부가 166억4000만원, 참여기업이 88억6000만원을 투자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제출한 ‘CIGS계 박막 태양광모듈 개발’ 기획보고서에 따르면 CIGS 태양전지는 대면적화에 의한 효율감소 정도가 크다. 대면적 모듈 제조기술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공정 장비와 양산기술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를 위해 대면적 박막 증착기술과 스크라이빙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양산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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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주원 (주)LG마이크론 부사장

“CIGS로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 접수할 것”

LG마이크론은 지난 ’07년 5월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CIGS 박막 태양전지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기연의 기술을 이전받은 후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주원 부사장은 “아직 연구개발 초기라 얘기를 꺼내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진입장벽이 높고, 중국의 진출이 쉽지 않아 가장 유망한 CIGS를 LG마이크론의 주력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며 인터뷰 내내 신중하면서 확신에 찬 어조로 질문에 답했다. 그는 또 “이미 충분한 효율이 나오고 있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수준”이라며 “대면적화하는 것이 숙제”라고 했다.

CIGS 박막 태양전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네 가지 원소를 가지고 만드는 화합물 반도체이기 때문에 물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정을 최적화 하는 것이 어렵다.
기술적 난이도가 다른 태양전지에 비해 높아 세계적으로 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도 많지 않다.
차별화된 원천기술 없이는 상당히 힘든 비즈니스다.
후발주자가 쉽게 못 들어와 개발에 성공하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개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정부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긍정적이다.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R&D를 지원해 왔다. 한국은 에기연 외엔 아무도 없다. 지난 20년간 조금씩이라도 투자해서 기술축적을 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인력도 부족하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분야다 보니 국책연구소나 대학에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없었고, 우리가 필요한 기술배경을 가진 전문인력을 찾기가 어렵다.

-2011년 상용화 목표 어떻게 달성할 계획인가.
▲에기연, 카이스트의 소면적 셀은 효율면에서 세계 수준을 달성했다.
이 효율을 보존하면서 제품으로 쓸 수 있는 대면적, 즉 스케일 업이 가장 시급한 숙제다. 여기서 장비개발이 굉장히 중요한데, 공정 장비가 상용화돼 있지 않아 외국 장비를 들여오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자체적으로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
대면적화에 필요한 랩 설비를 갖추고 있다. 올 3월부터 개발 장비로 실험을 할 것이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효율과 원가에 비중을 두면서 최대한 빨리 개발해야 한다.

-국내외 시장진출 전략은.
▲좋은 마케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LG솔라에너지가 태양광발전소 건설로 사업방향을 정하면서 ‘빨리 물건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해오고 있다. 특히 LG솔라에너지는 해외로도 진출할 계획이어서 물건만 잘 만들면 판매채널은 충분하다. LG화학도 BIPV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비즈니스 하기보다는 제품개발에 주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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