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채널 차별화·전문화 필요하다
자원외교 채널 차별화·전문화 필요하다
  • 변국영 기자
  • 승인 2008.12.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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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특융자 확대 한계 저위험·대규모 사업에는 일반금융 이용해야
E&P산업만으론 국내산업 발전 못해… 기술서비스산업 육성 필요

지난 17일 열린 ‘2008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석유, 가스, 광물을 총괄하는 국내 유일의 심포지엄이기 때문

▲ 지난 17일 그랜트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2008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은 석유, 가스, 광물을 모두 포괄하는 토론장으로 앞으로 자원분야의 대표적 심포지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해외자원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은 수상자들>
이다. 지금까지 석유, 가스, 광물이 따로 세미나나 심포지엄을 개최한 데 반해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이를 통합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자원개발에 기여한 유공자들에 대한 포상도 이뤄져 앞으로 해외자원개발분야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주제발표 및 성공사례 ▲석유·가스 개발 정책 및 기술 ▲광물자원 개발 현황 및 기술 ▲해외자원개발 법제로 진행된 심포지엄을 내용을 요약·정리한다. 

 


해외자원개발기업 지원사업 추진방향 (김대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해외자원개발기업 지원은 금융지원, 세제지원, 자원평가지원 같은 직접지원사업과 자원협력 기반 구축 같은 간접지원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금융지원은 에특자금 융자와 일반융자로 진행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는 지난해 말까지 총 136억 달러가 투자됐는데 이 중 19%인 25억9000만 달러가 에특 융자다. 이른바 성공불 융자가 그것이다.

앞으로는 에특융자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 융자자금의 전문화가 필요하다. 에특자금은 탐사사업 등 고위험 융자 자금으로 집중하고 생산사업 등 저위험,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에는 일반금융을 이용해야 한다.

현재 국회나 기획재정부에서 성공불융자의 중단이나 출자제도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경부를 중심으로 자원개발의 산업적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성공불융자는 특별부담금 융자로 명칭을 바꾸고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공기업에서 정부 직할로 체계를 변경해야 한다.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수입부과금 재원을 석유 외에 유연탄과 광물까지 확대하고 개발수입자원에 대해서는 부과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일반융자와 관련해서는 자원개발 사업평가 지원시스템을 개발하고 채무보증사업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


조세지원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세액공제 비율을 7∼10%까지 상향 조정하고 감모공제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해외자원 개발수입 자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해야 한다.
자원협력기반 구축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자원외교 채널을 차별화하고 전문화 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총리, 지경부, 외교통상부, 국정원 등의 분업과 협력이 중요하다.

특히 정부의 자원외교나 자원협력 추진은 시장실패 요소가 있는 자원협력 기반조성사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

자원개발 전문인력 양성 및 보급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원개발특성화대학은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원개발 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

해외자원개발기업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자원개발진흥원’과 같은 해외자원개발 조성사업 전담기관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해외자원개발협회 내에 ‘자원개발 지원센터’ 를 설립해 전담기관으로 독립하기 전까지 일부 지원프로그램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자원개발 기업 지원사업에 필요한 예산 확보도 중요하다. 총 해외자원개발 투자액의 5%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해외자원개발 기술서비스산업의 산업화 방안(허은녕 서울대학교 교수)


자원개발 기술서비스 산업이란 자원개발사업의 세부사업인 탐사, 시추, 평가, 운영 등을 맡아 보유하고 있는 전문기술 및 경영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크게 기술제공사업, 사업평가사업, 운영서비스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기술제공사업은 실제 현장에서 탐사나 시추 등 전문적인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평가사업은 사업평가 및 투자자문 등 전문적인 평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영서비스사업은 자원개발사업 전체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해 전문적인 운영서비스를 제공한다.

갈수록 자원개발에 있어 기술서비스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20세기에 탐사나 시추 기술개발이 에너지공급량 증대의 원동력이었듯이 21세기에도 기술개발을 통한 에너지자원 추가 확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원개발사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도 기술서비스는 필요하다. 자본력이 필수적인 E&P산업만으로는 국내산업의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과 인력을 주력으로 하는 기술서비스산업이 필요한 이유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이 중소형 E&P회사와 서비스산업 연계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에는 자국내 서비스업 부족으로 개발이 부진한 반면 세계적 기술서비스회사는 대형, 심해저 광구에 집중하고 있어 중소형 광구 및 신흥시장의 경우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기술서비스 수요가 없어 소수의 컨설팅회사만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 주도사업의 지분참여 방식에서는 국내업체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문제는 E&P사업에 독자적으로 진출하려는 희망업체의 주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자원개발 엔지니어링 기술 경쟁력은 일부 시추, 탐사 기술의 경우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추선박제조 부문 등 관련 제조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기술서비스 산업화를 통해 국내 자원개발산업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기술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서비스기업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기업의 낮은 인지도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인증업체는 기존의 자원개발전문기업과 같은 자격을 부여받아 다양한 국가 지원이 가능해져 창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서비스시장이 형성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에특 융자사업의 경우 일정기간마다 재평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 때 재평가 인증 기술서비스업체를 지정해 실시하는 것을 생 각할 수 있다.

각부문에 있어 우선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사업이 있을 수 있다. 기술제공사업은 시추선박 제조·운영 기술서비스업과 탐사자료 취득 및 처리 기술서비스업을 들 수 있다. 사업평가사업은 광구 사업평가 서비스업과 유전 광구 중개서비스업이다. 운영서비스업에서는 현장 프로젝트 운영이 가장 유력하다.

시추선박 제조·운영은 최고급 시추선박 제조기술과 시추기술을 모두 갖춘 나라가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시추선박제조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시추선박 운영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조선업계 및 민간 E&P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추선을 확보하고 킨소시엄 구성 시 설비투자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해야 한다.

탐사자료 취득 및 처리는 최고 수준의 국내 IT기술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소규모 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술개발 R&D 및 고급인력을 지원하고 소프트웨어 개발분야 창업지원사업을 시행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다.

광구 평가 및 중개서비스업은 일단 국내 경쟁력은 미약한 상황이다. 자산운용사 및 금융사 일부에서 이를 시도하고 있으나 신뢰도 축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인증기관 형태로 출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민간 100% 또는 정부 일부지분 보유 형태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민영화, 대형화하는 방식이다.


현장 프로젝트 운영 서비스업에 있어 국내 경쟁력은 매우 미약하다. 이런 이유로 당장보다는 중장기적 육성방안이 필요하다. 기술보다 고급인력 육성에 공을 들이고 외국기업과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 하다.

 


해외자원개발 추진 전략(황수성 지경부 유전개발과장)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에도 불구하고 자주개발률 등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체계적인 전략이 미흡하고 투자에 소극적이며 기초역량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자원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전략지역에 대해 정밀한 에너지자원 협력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러시아의 경우 석유화하그 가스액화 등 하류부문과의 연계 협력을 추진하고 극동 시베리아 개발이나 푸틴플랜 같은 대규모 경제개발 사업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중앙아시아의 경우 제2의 중동이라고 불리는 만큼 SOC, 플랜트, 발전소 건설 등과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와 동시에 장상급 외교를 통한 신규 프로젝트 발굴을 병행할 것이다.

아프리카는 미개척 자원부국 지역이다. ODA와 인적 교류 확대 등을 통해 협력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먼저다. SOC, 발전소 건설 등과 연계하는 것이 좋다.

중남미지역은 전략광종의 보고다. 정부 차원의 에너지자원 협력을 확대해 신 자원민족주의 확대 경향에 대응해야 한다. 광물수요기업의 구매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다.

 


해외광물자원개발 현황 및 정책 방향(신희동 지경부 광물자원팀장)


해외광물자원 투자 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수익성과 자주개발률 등을 감안해 기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 할 것이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신규 투자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기존 사업별 캐쉬 플로우를 재검토 해 투자 시기를 재조정하거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기업 참여사업의 매각지분 인수도 추진된다. 외국계 자본에 의한 자주개발률 잠식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기업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요사업의 사전평가 및 자원기업간 상시 채널을 구축해 광진공이나 실수요기업 등 대체투자자를 적기에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유망기업이나 저평가 기업의 M&A를 추진한다. 기업가치가 하락 예상으로 M&A에는 적기나 재원조달에 어려움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추진할 생각이다. 광진공을 중심으로 투자희망 기업들간에 전략적 파트너쉽을 구축해 타깃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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