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기계공학부 연구교수/신 규 인 박사
박사안전과 원리·원칙
고려대 기계공학부 연구교수/신 규 인 박사
박사안전과 원리·원칙
  • 한국에너지
  • 승인 200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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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커민스의 “런던의 대화재”에 대한 역사를 살펴보면 작은 원인에서 발생되었다.

1966년 9월에 발생된 런던의 대화재는 찰스2세 왕의 제빵사였던 토마스 페리노에 의해서 밤에 잠을 자러 가기 전에 기본적인 일인, 불을 끄는 것을 깜빡 잊어버린 것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그때 당시 런던은 계획도시가 아니었었고, 10 m 높이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벽 안쪽에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었다.

거리들은 매우 좁았고,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은 판잣집을 만들어 밀집된 상태로 살고 있었다. 그 다음날 새벽에 그를 깨운 불은 이미 건물 1층을 삼켜버렸고, 바람에 의해 옆 건물과 짚더미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순식간에 런던 시내 전체는 화염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도 소방 시설은 있었지만 초보적인 단계로 비교적 강한 물살을 내뿜는 큰 펌프를 실은 수레가 전부였으나, 좁은 거리와 화재를 피해 나온 사람들로 인해 제대로 소방 작업을 수행할 수가 없었다. 이로 인하여 더욱 확산된 불길은 며칠이 지난 후에야 간신히 멈추었다.

그때 당시 피해 조사 결과를 보면 약 13,000여개의 집, 87개의 교회, 런던 세관과 증권거래소, 중앙우체국 등이 화재로 파괴되었으며, 약 20여 만명이 집을 잃은 신세가 되었다.

그 후 런던 대화재로부터 일깨운 영국 정부는 1667년 재건설법의 통과로 인하여 집을 지을 때 벽돌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대화재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보험회사들은 유능한 소방관을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과학의 획기적인 발달로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였다. 그러나 2003년에 발생된 대구 지하철 참사, 2007년에 발생된 태안 기름 누출사고, 이천 냉동 창고에서 공사 중에 발생된 화재사고, 그리고 최근에 연세대학교 실험실에서 발생된 실험실 화재 사고들 등 의 대부분의 사고들은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로 발생되고 있으며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 대형사고 원인들을 살펴보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거의 대부분 작은 부주의 또는 작은 원인에서 발생되어 크게 확산된 것을 알 수 있다.

사고가 재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안전 시스템 구축, 교육, 홍보 등 여러 방안들이 새롭게 개발되고 활성화 시킨다고 하지만, 작은 부주의 또는 작은 원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사회에서 뿐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원리·원칙을 지키고 행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풍조가 기본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리·원칙을 지키는 것이 고집스럽고 융통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TV 광고나 여러 글들에서 보면 다이내믹 코리아란 용어로 세계는 급속히 변화하고, 무역 장벽 철폐로 인하여 무한 경쟁시대이기 때문에 우리 한국인들은 창의적이고, 열정적이고, 융통성이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이겨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원리·원칙을 지키는 것이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며 시대에 뒤쳐진 것으로 간주하여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병폐라 할 수 있는 학연, 지연 문제와 사회에서 발생하는 돈과 권력에 연계된 비리 사건들 그리고 결과 중심주의의 사회 분위기를 바라 볼 때마다 융통성을 강조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분위기는 안전에 대한 관심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반짝 호들갑스럽게 관심을 갖다가 조용해지면 무사안일 주위로 빠지게 하기 쉽다. 원리·원칙을 지키는 기반 위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융통성을 가져야 안전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사고로 발생될 수 있는 작은 부주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안전을 지킨다는 것은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가 발생 시 조기에 발견하여 대형사고로 번지지 않도록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 후 재사고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원리·원칙에 준수하고 생활하는 사회가 기반이 되도록 사회를 일깨우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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