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민간단체 설립 ‘봇물’
태양광 민간단체 설립 ‘봇물’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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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조합·협회·협동조합 등 정책개발서 공동구매까지 다양
세계경제 침체와 정부지원 축소 등으로 내년 태양광산업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태양광 산업 경쟁력 강화와 보급 확대를 위한 민간차원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산업화와 보급이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태양광 분야에서 국산화, 해외시장 개척, R&D, 발전사업 자금 확보, 정보 교류, 정책 개발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회, 조합을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개발과 장비 국산화를 내건 한국태양전지연구조합은 지난달 10일 창립대회를 열고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조합에는 신성홀딩스, 현대중공업, 미리넷솔라, 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태양전지 및 장비 업체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완근 신성홀딩스 회장은 최근 있었던 공장 준공식에서 “현재 국내 태양전지 업체는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해외 메이저 기업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할 단계”라며 업계 공동의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이어서 지난 3일에는 태양광발전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한국신재생에너지협동조합이 설립됐다.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신재생협동조합은 저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추진함으로써 사업자금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태양광 제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태양광산업협회(가칭)도 오는 22일경 창립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태양광 산업을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품 표준화와 해외시장 개척, 정보수집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밸류체인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을 해소하고, 업계 공동의 이익을 대변하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협회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태양광 전문가는 “일본은 태양광산업협회가 올해 20주년이 됐을 정도로 역사가 길고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미국, 유럽도 산업협회의 활동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도 이제 산업협회가 나타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30kW 이상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발전사업자들의 모임도 이달 중순 경 설립될 예정이다. 최근 발기인 모임을 갖고 회장 선출을 논의하는 등 협회 설립에 필요한 준비를 대부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회 설립에 관여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태양광 분야의 정부 정책에 대해 발전사업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7월 설립된 한국태양광발전업협동조합도 현재 150여 회원을 두고 있으며, 내년에 300개 조합원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사업 설명회 등을 개최하고, 사업자금 마련, 모듈 공동구매 등을 통해 중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같은 민간부문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업계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태양광 협회나 조합이 정식 인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 풍력발전협의회의 협회 설립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것을 의식한데서 나온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11개 에너지원별로 단체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지경부가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국의 경우 에너지원별로 민간단체가 설립돼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데 ‘창구단일화’를 얘기하며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을 외면한다면 기득권을 지켜주거나 행정편의주의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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