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대 종말, 우리는...
석유시대 종말, 우리는...
  • 조남준 기자
  • 승인 2008.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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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끝났다.(The party is over)

캘리포니아 뉴칼리지대교수 리처드 하인버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화석에너지, 다시 말해 석유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그는 어쩌면 세계에서 제일 많은 석유 소비로 지탱하는 미국 경제를 보면서 얻어낸 결론일지도 모른다. 석유 1리터로 5km도 못가는 넘쳐흐르는 승용차, 사막지대에 끝없이 건설되는 주택들을 보면서 석유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현실에서 얻어낸 결론이라고 생각된다.

이론적으로 석유시대의 파티는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최고의 정점에 이르렀을 때인 1979년을 전후해 석유시대의 파티는 끝났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파티는 끝났을지 모르지만 파티의 여운이 50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석유시대는 1980년을 정점으로 전후 50년씩, 약 1백년의 짧은 시간이 석유산업시대라는 결론이다. 따라서 2030년경이면 석유시대는 파티도 끝나고 종말을 고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주장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세계적인 석학들의 연구를 논거로 제시하고 있으니 반박할 실력도 없거니와 오히려 그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미국 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가라앉으면서 배럴당 원유도 50달러, 휘발유도 5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는 2008년에 들어 원유가격이 200달러를 넘어 설 수도 있다는 현실을 직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아가 그 이상의 가격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나면 석유가격의 상승은 얼마든지 예측가능하다. 300달러씩 간다고 하면 과연 석유를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석유 생산량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막을 수 없다. 여기에 비례해 석유소비 욕구의 증가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을 수 없다.
후개도국의 경제발전은 석유에 의존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석유시대의 종말은 기후변화와 직결되어 있다. 설령 지속적으로 많은 석유를 생산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석유를 에너지로 무한정 쓸 수는 없다.

부연설명이 필요치 않은 현실이다. 어느 모로 보나 석유시대는 끝났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문제의 본질이다.
석유시대가 끝났다는 사실, 파티의 여운만이 남아 있다는 현실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중장기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속적으로 화석에너지의 소비 증가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인식 결여를 반증하고 있다.

설령 갖고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석유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리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원전, 화석에너지 소비증가를 전제로 해놓고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녹색성장이 미래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늘려가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 수급체계를 구축하는 일과 녹색성장은 전혀 무관한 일이다. 녹색 성장은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 수출산업화 하겠다는 것이 정책의 요지이다.
있다면 원자력 보급 확대만이 유일한 미래의 에너지 정책이다.

파티가 끝나고 석유산업시대를 넘어 느린 속도로 지속가능한 사회로 이행하라는 리처드 하인버그 교수의 주장은 우리 사회에서는 정말 먼 화성이나 목성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우리 정책 당국자들이나 전문가 집단이 귀가 번쩍할 소식이 있다.

미국 대통령 오마바가 당선 되던 날이다. 미국 연구소 지인이 “대박났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독일이 중심이 되어 신재생산업을 주도 했지만 이제부터는 미국이 주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연구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과 손잡으면 돈방석에 올라앉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다.

이제 석유시대는 가고 재생에너지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영리한 인간이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물리학적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 이전에는 재생에너지의 확보가 인류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이 그 길로 가고 있다는데 우리는 아직 남들이 가는 길조차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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