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병선 한국석유공사 사장
인터뷰-나병선 한국석유공사 사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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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동북아 석유거래 중심지로 발돋움

-지난해에는 유류가격이 급등하여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올해는 국제유가가 어떻게 형성될지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연초에 들어서면서 뉴욕 유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OPEC(석유수출기구)이 석유가격의 상승을 위해 감산조치를 취한 결과 연초에 10달러 선이던 원유가격이 26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90년 걸프전이후 최고가격입니다.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원유가격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경제틀을 짜는데 주요한 기준이 됩니다.
 국제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OPEC의 감산조치입니다. 현재는 올해 3월까지 감산시한을 정해놓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이 감산기간은 더 연장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따라서 두바이유 기준으로 현재의 가격 수준인 22∼24달러 정도의 수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유가 시대는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시아지역의 경제회복속도가 빨라져 석유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OPEC국가들도 적절한 유류가격 유지가 자국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이번 감산조치로 확인하였을 것입니다.
 OPEC국가들은 기본적으로 20달러 이상의 고유가 정책을 견지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에너지 정보국, 세계 에너지기구 등도 올해 유가가 20달러 이상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OPEC국가의 동향, 세계 주요에너지 관련 기관들의 예측을 종합분석해 볼 때 올해 국제유가는 20달러 이상의 고유가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난해 유가가 급등하면서 고유가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비축유의 방출에 대한 일부 논란이 있었습니다.
 △고유가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따른 국가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축유 방출을 주장하는 사례도 있었고 정부에서도 고유가 대비책의 일환으로 검토하겠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축유의 근본적인 성질은 이해하셔야 합니다.
 석유를 비축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공급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것입니다.
 가격이 오르고 내리더라도 우리가 석유를 들여오는데 경제적 부담의 차이가 발생하지만 공급상의 문제는 크지 않습니다.
 특히 비축유를 풀었을 때 국제 유류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 일본등 주요 소비국들이 우리보다 많은 비축량을 갖고 있지만 비축유 방출로 유가의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이해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는 지난 세기 비산유국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우리도 산유국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를 사장께서는 주었습니다.
 동해의 고래Ⅴ가스전 개발 계획을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는 비산유국으로서 지난 세기 경제위기를 몇 번 경험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는 없겠는가 하는 염원을 하였습니다.
 산유국이라 함은 우리 국토내에서 석유, 가스를 생산하는 것과 해외유전을 우리가 직접 개발, 생산하는 2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저희 공사에서는 국내 대륙붕 탐사와 해외 유전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 83년부터 저희 공사에서 국내 대륙붕탐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결과 98년 7월 울산 남동쪽 60㎞지점에서 양질의 가스층을 발견하여 산유국의 희망을 달성했습니다.
 1차적으로 확인 매장량이 약 3000억 입방피트로 분석되었으며 가채매장량은 2000억 입방피트 정도입니다. 이양은 LNG로 환산하면 400만톤 정도입니다.
 LNG선이 한번 싣고 오는 양이 5만톤 정도이니 어느정도 양인지 추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올해 6월까지 평가시추공 2공을 더 뚫어서 매장량을 최종확인할 계획입니다.
 매장량이 최종확인되면 매장량에 따른 개발계획을 수립할 것입니다.
그리고 고래Ⅴ구조 북쪽반경 15㎞지점에서 3개의 유망구조를 대상으로 정밀물리탐사를 실시하여 정밀분석작업중입니다.
 이 지역에는 7∼8개의 유망구조가 분포하고 있어 약 7000억 입방피트정도의 추가매장량 확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가스생산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최적개발, 방법 및 일일 생산규모를 확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하였습니다.
 해상, 육상, 파이프라인 건설등의 공사를 조만간 시작하여 2002년부터 하루 1억 입방피트(LNG환산 하루 2000톤)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매장량이 경제성이 있다는 말씀을 무엇을 의미합니까.
 △매장량규모가 작다는 뜻의 질문인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스를 생산하는 가스전이 약 3천개 정도 있는데 이 가운데 가채매장량이 1000억 입방피트 이하되는 가스전이 3분의 2에 달합니다. 이에 비해 우리는 가채매장량이 약 2000억 입방피트 규모입니다.
 가스생산 설비를 건설하는데 1억9천만달러를 예상합니다.
 3년2개월 생산하면 투자비 전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니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하겠지요.
 적어도 현재 확인된 매장량으로만도 6년정도 생산이 가능합니다.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산유국의 의미를 간단히 들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석유, 가스는 산업사회발전이후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서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상 특히 에너지 산업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천연가스 생산국의 지위와 함께 탐사, 생산에 따른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 유전개발에 대한 참여확대, 자원외교역량의 강화등 부수적 효과도 크게 기대됩니다.
 -우리경제규모에 걸맞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유전개발은 국내대륙붕 개발보다 더 중요한 일면이 있습니다만 IMF로 인해 해외 유전개발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특히 석유공사는 해외유전 개발사업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부임이후 해외유전개발확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노력해 왔습니다.
 부임초기에는 국제 유류가격의 하락으로 유전개발의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많은 유전들이 채산이 맞지않아 문을 닫았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불어닥친 IMF로 인해 해외 유전개발사업에서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철수하는가 하면 정부에서도 역량을 결집할 정도의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국제유가가 급등해 해외유전개발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었습니다.
 에너지·자원의 정책은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하게 추진되어야 합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에너지·자원의 확보는 더욱 중요합니다.
 21세기에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서둘러 해외자원확보의 장기계획을 다시 검토하여야 합니다.
 80년대부터 시작한 해외석유개발사업으로 페루8광구, 예멘 마리브 광구등 4개광구에서 현재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리비아, 베트남 3개광구에서는 생산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확보한 가채매장량은 1억3백만 배럴로 일일 약 1만6천배럴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자주개발 원유를 계속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해 저희들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목표한 2010년까지 자주개발원유 10%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만 현실을 감안한다면 매년 2개광구에 참여하여 2004년에는 20개 산업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린다면 자주개발원유는 일본이 14.9%, 독일 20%, 이태리 33%로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공사에서는 탐사성공율을 제고하고 사업성이 없는 광구는 과감히 매각하여 신규광구에 투자하고 생산유전 참여 위주로 사업방향을 선회하여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여 목표달성을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내 비축유 확보를 위해 산유국과 공동 비축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해 6월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인 노르웨이 국영석유사 스타토일사와 여수·울산기지에 원유 8백만 배럴을 3년간 저장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는 우리의 재정부담 약 1억2천만불 정도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으며 약4일분의 소비량에 해당합니다.
산유국과의 공동비축유사업은 우리의 예산을 감안하면 한해 4∼5백만 배럴정도 밖에 비축유를 구입할 수 밖에 없어 국내 60일분 비축유를 확보하는데는 대단히 효과적입니다.
 특히 여수, 울산기지가 준공되어 약 51일분의 비축유 저장시설을 확보하였으나 예산관계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입니다.
공동비축사업은 올해 1천4백만 배럴, 2003년까지는 2천4백만 배럴까지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덧붙여 설명하면 공동비축유 사업으로 저장하고 있는 원유는 평상시 외국에 판매할 때 저장시설 사용료, 수수료 등을 받는 수익사업이며 비상시에는 우리가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석유산업의 정보화로 21세기에는 필수적으로 추진해야하겠지요.
 △석유에 대한 종합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석유정보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국내외의 유가 및 개발정보를 포함, 총 1천3백48종의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정보화사업은 지난해 12월까지 해외망과 연계하여 사실상 완료하였습니다.
 평소에는 정보화로 석유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겠지만 위기시에는 국가의 석유수급, 가격, 관리능력 등이 현저하게 향상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위기시에는 수요억제, 비축유방출, 연료전환, 할당량계획, 지자체별 배급계획 등 모두가 정보화로 가능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공급불안을 해소하는데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라 동북아의 석유수출입 거래시장도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럴 경우 우리는 동북아 석유산업의 중심위치에 서게되는 것입니다.
 -석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
 △가장먼저 석유개발사업의 중요성을 깨달아야합니다.
 저는 만나는 사람마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국제 유가의 하향으로 일시적 관심이 부족하였던 것 같아요.
최근 이러한 분위기는 다소 호전되기는 하였습니다. 석유는 국내 에너지소비의 55%를 차지하고 전량수입합니다.
 석유가 없는 세상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공급의 불안은 언제든지 상존하고 있습니다.
 이 불안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국내의 유전개발에 대한 투자를 전적으로 확대지원하여야 합니다.
 최소한도 자주개발원유 10%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특별회계 예산 가운데 20%는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 5% 수준으로는 계획은 계획으로 그치고 말 것입니다.
또 민간기업이 석유 개발기술을 집중투자하여 탐사·개발기술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유사이래 우리나라가 산유국의 꿈을 이루게 한 사장님과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사장께서는 한국석유공사를 세계 으뜸가는 석유회사로 키우기 위해 잠시도 쉬지 않는다는 말씀을 들은바 있습니다.
 △21세기는 정보화, 지식경영의 시대라고들 많이 말합니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맡은바 자기위치에서 창조적 업무창출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석유공사의 발전은 곧 한국의 석유산업발전을 의미합니다.
21세기에 원유를 사오는 단순한 석유소비국의 위치를 벗어나 석유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임직원 모두가 노력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남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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