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기획특집
대구·강원 주택 태양열 난방 420호 보급
추계기획특집
대구·강원 주택 태양열 난방 420호 보급
  • 남수정 기자
  • 승인 2008.09.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린홈 100만호 밑그림 지자체가 그린다

지난 8월 15일 국가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발표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그린홈 100만호 보급’이 제시됐다. 기업은 앞으로 늘어날 수요에 대비하랴,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비전에 따라 기존의 기후변화대응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계획을 수정·보완하랴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및 태양열주택 보급사업도 그린홈 100만호 사업으로 확대 시행될 전망이다. 먼저 시작된 태양광주택의 인기는 고유가와 지구온난화를 타고 연일 상승세다. 지난해 재개된 태양열주택 보급도 올해 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나면서 ‘태양열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와 대구광역시가 올해 태양열주택 보급에 발벗고 나선 상황이다. 초고유가시대 난방비 부담도 덜고, 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한다는 ‘평범한’ 이유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와 201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에 녹색성장을 더해 시너지를 낸다는 특별한 동기까지 태양열주택은 이래저래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될 운명이다. 강원도와 대구는 올해 각각 320, 100가구의 태양열 주택을 보급한다. 정부가 설치비의 50%를 무상지원하고, 나머지 비용은 지자체, 참여기업이 부담한다. 소비자는 500만원 정도만 내면 적어도 15년간 연료비 부담을 확 줄일 수 있게 된다. 한 가구가 일 년에 약 10드럼(1드럼은 200ℓ)의 난방용 등유를 쓸 경우 150만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3년이면 설치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원도와 대구시의 태양열주택 420가구가 매년 80만ℓ(6억원)의 화석연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김형진 신재생에너지센터 보급실장은 “전기요금이 싼 우리나라의 경우 열 공급비용을 줄일 수 있는 태양열이 오히려 더 경제적이고 직접적인 비용절감 혜택을 볼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며 “지난해 시범보급 덕분에 올해 전국적으로 태양열주택 보급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대구 솔라시티, 태양열주택으로 업그레이드
제조업체·토종기업 컨소시엄 ‘소비자만족’

‘솔라시티’ 대구시는 올 하반기에 태양열주택 100가구 보급에 나선다. 당초 신청자가 많은 태양광주택만 지원하려고 했으나 과감하게 태양열에 주목했다.
총 27억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에 정부는 50%인 13억 5000만원을 지원한다. 대구시는 3억원을 지원해 가구당 500만원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영식 신재생에너지담당계장은 “태양열은 과거의 소비자 인식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설치비용이 저렴하고 시민들이 설치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시 역시 우량기업 선정과 사후관리에 신중을 기했다. 지난 5월 25개 태양열 전문기업 중 대구시가 제안한 시공실적, 시스템 일괄공급 가능정도, 제품공급역량 등을 기준으로 3개 제조 및 시공업체를 선정했다.
특히 태양열 설비 제조업체와 대구지역 토종업체가 시공을 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 ‘소비자 만족’과 ‘도내 기업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쏠라맥스(대표 고수남)가 수성구, 남구, 북구에 50가구를 맡고, 그랜드솔라(대표 이호석)에서 중구, 동구, 서구의 30호를 시공할 예정이다. 지앤씨테크놀로지(대표 김춘열)는 달서구, 중구, 달성군의 20가구를 책임진다.
대구시는 수용가 모집을 위해 우선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하고, 신청을 받았다. 이와 함께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신청이 접수된 현장을 방문해 타당성 조사와 시스템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평판형 태양열시스템만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진공관은 계절의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며 “아직은 국내에서 보급 초기단계라 10년, 20년 후 어떨지 내구성 검증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산업용이나 공공용은 괜찮을지 몰라도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구시가 보급을 이끌어 가는 상황에서 사업의 안정성과 신뢰성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후관리는 제조업체가 주책임을 맡고, 지역업체가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역업체가 먼저 달려가 조치를 취하고, 더 필요한 부분은 제조업체가 책임질 계획이다. 이를 위한 협력업체로 동화건업과 세한에너지가 선정됐다.  
이영식 계장은 “태양열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설치를 원하는 가구를 찾기 어려웠으나 나중에는 신청자가 많아 본의 아니게 탈락한 가구도 많다”고 털어놨다.

인터뷰-곽영길 대구광역시청 기계에너지과 과장
 “우량기업의 철저한 사후관리로 태양열주택 활성화”

- 대구시의 태양열주택사업의 특징은.
▲ 태양열주택사업은 올해 처음 실시하는 것인 만큼 적은 수를 설치하더라도 꼼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점에서 믿을 수 있고, 실력있는 업체를 선정해 지역별로 설치를 맡도록 했다.
또한 한여름, 한겨울에 열매체나 부동액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과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생각이다.
그리고 제조업체와 지역의 토종기업의 컨소시엄을 맺어 지역기업 활성화와 빠른 사후관리가 가능토록 했다. 솔라시티의 위상에 걸맞게 재생에너지 보급과 산업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이번에 태양열주택 인기가 높아 신청했다가 탈락한 시민들도 많다고 들었다.
▲ 처음에는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지 않아 걱정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과거의 태양열에 대한 인식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태양광주택이 늘어나고, 대구시가 직접 지원을 한다고 하니까 입소문을 통해 나중엔 신청자가 몰렸다. 올해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이번에 탈락한 분들은 내년에 우선 신청을 받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 평판형만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 태양열시스템을 한 번 설치하면 최소한 15년 이상 20년까지 쓸 수 있어야 한다. 진공관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에서 내구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강원도 난방비 절감·제조업 유치 ‘태양열로 多 된다’
태양열주택 5개년 계획 첫 해 … 320호 보급


강원도는 지난 3월 기존의 화석연료를 담당하는 자원관리를 비롯해 기후변화대응,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정책계로 구성된 청정에너지정책과를 출범시켰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현기반을 앞서 마련한 셈이다.
강원도가 올해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시도하는 태양열주택 보급사업은 총 71억100만원이 투입된다. 이중 에너지관리공단이 절반인 35억5050만원을 지원한다. 남은 사업비는 지자체, 참여기업, 소비자가 각각 20·20·10%씩 부담키로 했다. 당초 경로당 570여 곳에 설치하려고 했던 것이 조사 결과 자부담 능력 부족으로 다소 축소됐다.
그 결과 경로당, 기초생활수급대상 가구를 비롯한 속초시 주민숙원사업 대상 100여 가구 등 320호가 태양열주택으로 새롭게 태어날 예정이다. 현재 수용가 선정에 이어 시스템 설계 작업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참여업체 선정이다. 태양열 설비 제조 및 시공, 사후관리 능력을 갖춘 믿을 수 있는 기업이 이번 보급사업 성패의 관건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지난 5월말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정부의 일반보급사업에 선정된 18개 업체 중 자체생산, 기술력, 시공실적이 우수한 상위 6개 업체를 가려냈다. 특히 강원도에 연고를 둔 기업에 가산점을 주고, 현장조사와 소비자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신재생에너지담당 엄기홍 사무관은 “소비자 평가를 직접 듣고 우량업체를 선정하려 했다”며 “설문조사 결과를 많이 반영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관리공단, 연구소 등 태양열 전문가 7명이 최종심사를 통해 4개 업체를 선정하고 지역별로 물량을 배정했다. 시공은 쏠라맥스, 동호엔지니어링, 한전산업개발, 제품공급은 쏠라맥스, 신산e, 강남(속초)이 맡게 됐다.
심사결과에 따르면 쏠라맥스는 춘천으로 공장 이전 협약을 맺었고, 제품생산과 시공실적이 우수해 가장 많은 물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시에 위치한 동호엔지니어링은 시공부문, 한전산업개발의 경우 자본과 기술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신산e는 원주로 본사를 이전했으며, 하반기에 제2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한편, 강원도는 주택 외에도 태양열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영월의 태양광 산업클러스터, 춘천의 여성전용기업단지, 동해안 LNG 제4생산기지 완공시점에 맞춘 수소스테이션 등 재생에너지 전용단지 3곳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여성전용기업단지는 ‘CO₂ 제로’ 공장을 컨셉으로 지열 냉난방, 태양열 급탕 및 난방, 태양광 발전 설비가 연말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인터뷰-유성택 강원도청 청정에너지정책과 과장 
“2018년 동계올림픽에 맞춰 태양열주택 2018호 보급할 것”

- 전국 지자체 중 제일 먼저 태양열주택 보급사업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 강원도의 청정 자연환경을 지킬 수 있는 청정에너지 보급에 힘쓰고 있다. 특히 2018년 동계올림픽을 환경올림픽으로 준비하려는 계획에 맞춰 태양열 주택을 2018호 보급할 계획이다. 겨울이 긴 강원도는 난방비 부담이 큰데 저소득층이나 양로원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고, 태양열에 대한 과거의 좋지 않은 인식도 있지만 태양열 보급은 이제 국가적 명제라는 생각으로 추진 중이다.

- 강원도 연고기업에 가산점을 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자체의 고민은 보급과 제조업 유치다. 솔직히 강원도는 물류비용 등 지리적인 여건이 좋은 편은 못 된다. 하지만 부지비용을 낮춰주고, 기본적인 수요를 보급사업 등으로 보장해 줄 것이다. 업체가 성실히 해준다면 태양열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올라갈 것이고, 이에 수요는 더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이번에 쏠라맥스가 춘천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로 했는데 이를 시작으로 다른 기업들도 유치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방비를 지원하려면 도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주민복지, 기업이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파급효과가 있어야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 참여기업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 업체의 자금력이 부족하고, 규모가 작다보니 자재를 대량으로 확보해 싸게 공급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환율과 원자재가 상승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를 낳고 있다.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가 고비다. 12월 13일까지 사업을 종료하고 이번 겨울이 지나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