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 시장 동시 경쟁도입 시기상조
도소매 시장 동시 경쟁도입 시기상조
  • 조남준 기자
  • 승인 2008.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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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부문 실질 경쟁 후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가스산업정책 세미나, 패널들 한목소리로 지적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가스 도소매 시장 동시 경쟁도입과 관련해 우선 도입도매 시장에 대한 실질 경쟁이 진행된 후 순차적으로 소매시장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도시가스협회(회장 이만득)는 지난 11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국회 및 정부 관계자, 소비자단체, 연구기관, 공급사를 비롯해 포스코, Shell, BP 등 국내외 메이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스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한 문제점과 바람직한 정책방향 제시’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도시가스협회 정희용 팀장은 ‘정부의 가스산업 선진화 방안에 관한 제언’주제 발표를 통해 “도소매 동시 경쟁도입은 경쟁체제에 필요한 교차보조의 해소, 소비자 요금 인상, 소외지역에 대한 공급 중단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에 관한 충분한 검토와 도입 도매부문의 실질적인 경쟁여건 조성 후 소매 시장에 도입하는 등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산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스산업에서 독점적 도매사업자의 소매업 진출의 문제점’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원가비중이 높은 도입도매단계의 경쟁을 미루고 비중이 10%미만인 소매 단계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도입 도매 부문이 소매시장으로 시장 지배력을 전이해 이윤압착과 시장 봉쇄 등 문제점이 불거질 것”이라며 “도입 도매 단계에서 경쟁이 보편화된 후 소매 단계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패널들도 공감의 뜻을 표명했다.

KDI 임원혁 박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가스산업 선진화의 핵심정책은 가격정상화와 산업구조 개편 등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가격 정상화는 소비자 부문과 산업부문의 가격 교차 보조 등 현재 구조상 알짜 빼먹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고, 산업구조 개편은 현재 상태로 가면 과점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의 정부 개혁안이 과연 소비자 안정으로 전이될지는 초기부터 의문이라며 도매 시장에 대한 자가 직도입 추이를 지켜보고 대처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도 “에너지 시장 민영화와 경쟁 직도입 전제 조건은 우선 시장의 전 과정이 안정되게 운영돼야 하고, 둘째로는 소비자가 보호돼야 한다”며 “정부가 가스공사의 도입 부문은 손도 대지 못하고 민간 소매 부분에 경쟁을 도입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도소매 동시 개방은 현재 상황으로는 넌센스라면서 동시 개방이 과연 보편적 서비스가 가능할지도 의문이고, 소규모 사업자의 민생도 걸려 있는 만큼 먼저 도입도매 부문의 경쟁이 진행되고 그 다음 소매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황선옥 소시모 이사는 “단일한 대량 규모로 에너지를 수입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개별채널로 다양한 구입을 하면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도소매 동시 경쟁도입은 아직은 시기상조로 소비자와 주체 모두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연구 및 단계과정을 거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중으로 참석한 임종국 한국가스공사 경영관리팀장은 “도소매 동시 경쟁 도입에 대해 잘 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며 패널들과 미묘한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임 팀장은 “선진화 방안의 주 내용은 대량수요가부터 소비자까지 공급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골자로 알고 있다”며 “현재 논의하고 있는 문제는 사실관계가 흐려져 있는 만큼 주요 내용을 잘 알고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가스공사는 정부 통제 기업으로 민간분야에 대한 참여를 할 수 없다”며 “7.8%의 소매 시장에 가스공사가 개입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정부가 가스 산업 선진화방안으로 자가소비용 직도입 확대, 도소매 동시경쟁 및 소매사업자간 판매경쟁 허용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시가스업계의 대응 방안을 마련키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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