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인사들의 언론기고
유력인사들의 언론기고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08.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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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주요 언론에 에너지 업계의 유명 인사들의 기고가 가끔씩 게재되고 있다. 이들의 논지는 대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유일한 대안이 원자력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4대 일간지 주요 기사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유력인사들의 주요 언론기고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2년전 모 인사는 자신의 자리가 수명이 다된 것을 직감하고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그 방법은 주요 언론에 자신의 이름으로 에너지 문제에 대한 기고를 하는 것이었다. 매주 한 건식 몇 주에 걸쳐 골고루 주요 언론에 게재되었다.
그런데 그 원고의 작성을 사무관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업무를 뒤로 하고 도맡아서 했다.
그 후 기고자인 유력인사는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 사장이 되었다.

요즈음 국가의 신성장 동력, 녹색성장 이니 하면서 관련해 나오는 기고문들도 보면 모르긴 몰라도 기고자 자신이 직접 쓴 원고는 아니라는 생각이 짙게 든다. 이래저래 하며 유명 인사들의 존함과 단체의 이름을 빌려 원고를 써주고 신문에 기고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 같다.
보편적으로 유력인사들은 자신의 글이나 이름이 특별히 홍보를 해야 할 이유가 없으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자칫 민감한 사안에 대해 건드렸다가는 역공과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함량 미달의 내용으로 오히려 명예에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만인 앞에 자신의 글을 내놓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신문에 자신의 위상에 걸맞게 지면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언론사에 사전 로비를 해야 하는 구차함도 감내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 때문에 유력인사들의 주요 언론기고는 전문가가 대개 집필하고 다듬어서 홍보실을 통해 언론에 로비를 한 다음 원고가 보내어 진다.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 유명 인사들의 기고는 인터넷이나 팩스로 필요한 집단에 보내어져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는 기득권 세력이 여론 형성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일면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폐단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개인의 성취와 출세를 위해서 이용되는 경우는 그래도 덜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집단 이기주의에 이용당하는 경우에는 국가 사회적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대선가도에서 한 석유재벌이 화석에너지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재생에너지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풍력사업에 100억불을 투자하겠다고 나서 연안석유개발과 함께 에너지 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의 식자층들은 기득권 세력의 입장에 서서 안주 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구하는 선도적 역할을 할때 진정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리고 남이 쓴 글을 자신의 이름으로 언론에 기고하는 일들도 그만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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