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리터 ‘패시브하우스’
그곳에 가면 고유가도 두렵지 않다
1.5리터 ‘패시브하우스’
그곳에 가면 고유가도 두렵지 않다
  • 박홍희 기자
  • 승인 2008.08.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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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슈블럭 이용한 단열+태양열의 시너지효과 100%”

중복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기상청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도 광주광역시의 낮 최고 기온은 33.3℃를 기록했다. 냉장고처럼 시원한 ‘제로에너지하우스’를 찾아가는 길에 땀은 쉼 없이 흘러내린다. 하남산업단지 내 한국스티로폴 본사 한 켠에 자리 잡은 2층짜리 주택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던 땀이 냉기에 움츠러든다. 온도계는 28℃를 가리키고 있는데 체감온도는 25℃가 채 되지 않는 듯 했다. “내·외부 열을 완벽하게 차단해 한낮의 열기는 차단하고, 내부의 냉기는 유지하는 인슈블록 덕분입니다” 패시브하우스를 지은 김성모 한국스티로폴 사장의 설명이다. 중복 더위에도  선풍기 한 대면 충분한 패시브하우스의 비밀을 파헤쳐보자.

▲ 광주광역시 하남산업단지 내 소재한 (주)한국스티로폴이 건축한 패시브하우스
초경량 고압축 인슈블록
(주)한국스티로폴 본사 옆에 위치한 패시브하우스는 152.1㎡(46평) 2층 주택으로 H빔이라는 철골로 뼈대를 세웠다. 내·외벽 및 바닥은 ‘HK인슈블록(이하 인슈블록)’이라 하는 단열제품이며 옥상에는 (주)썬다코리아의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난방 및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인슈블록이란 단열효과 가장 크게 나타나는 스티로폴 20㎝에 시멘트와 황토를 각각 3㎝, 2㎝로 구성 돼 있다. 스티로폴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인슈블록의 압축강도는 42t에 달해 벽돌(48t)과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화재 발생 시 일반적 스티로폴과 달리 우레탄 등의 발화성 물질이 제외 돼 자체 인화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열이 쉽게 빠져나가는 창문은 국산 이중창을 설치했다. 이렇듯 모든 자재를 국내 제품을 사용해 우리의 기술만으로 만든 패시브하우스다.

▲ 뛰어난 단열효과로 열손실이 현저히 낮은 패시브하우스
겨울철 난방비 17만원
패시브하우스는 태양열을 이용해 난방을 한다. 바닥온도를 평균 20℃로 유지하기 위해 보조보일러 가동 시 지난 겨울부터 올봄까지 연료비(가스요금 기준)가 총 17만원이 들었다. 3월부터 11월까지는 연료비 걱정 없이 태양열로만으로도 온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난방유의 80~90% 절감할 수 있다. 더불어 CO2 배출도 80~90% 줄일 수 있어 기후변화 대응 효과도 높다. 특히 전체 공간의 온도 편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쾌적지수가 매우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스티로폴은 단습 효과가 있어 건물 벽 수분 함유량이 거의 없으며 벽 외부에 바른 황토는 수분 조절 능력이 있어 쾌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평당 250만원으로 건축비 절감
모든 건물에는 단열재를 사용하고 있으나 시공방법에 따라 단열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패시브하우스는 외벽 열차단은 물론 뼈대인 H빔까지 단열시공을 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해 12월 14일부터 3월 3일까지 난방수요가 가장 많은 동절기 80일 동안 실시한 열과 에너지성능평가에서 단위면적당 난방 에너지 소비량 1.5리터로 검증 받았다. 이는 유럽의 3리터하우스보다 에너지절감효과가 뛰어나다는 결론이다. 더불어 건축비 절감효과도 크다. 농가 일반 벽돌집의 경우 평당 건축비는 280만원 상당인데 패시브하우스는 태양열 설치비용 포함 평당 250만원이면 건축 가능하다. 주택 건축비 평당 단가 비교 시 세계에서 가장 난방비가 절감된 주택을 국내 기술 100%로 이뤄냈다. 또한 철거 시 80%가 재활용 가능해 건축폐기물 재활용측면에서도 탁월하다.
패시브하우스는 광주시 한국스티로폴 본사를 제외한 화순, 용인, 파주, 남양주, 그리고 강원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인터뷰-김성모 (주)한국 스티로폴 대표
국내기술로 완성한 1.5리터 패시브하우스

국내기술로 냉·난방비의 부담을 대폭 줄인 1.5리터 패시브하우스가 만들어졌다.  (주)한국스티로폴(대표 김성모)이 연구·개발한 건축용 초경량 단열블록인 ‘인슈블록’을 통해 이제 비용부담·단열문제·연료비까지 모두 해결 가능해졌다.
  
-인슈블록 개발 동기와 어려움은?
30년 동안 단열재를 생산하다 ‘에너지는 생산하는 것보다 붙잡아 두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의 ‘HK인슈블록’을 만들게 됐다.
-인슈블록의 장점은 무엇인가?
인슈블록은 일반건축자재와 비교 시 단열측면에서 에너지가 80~90% 절감되며, 공사기간이 10~20일 사이로 대폭 단축된다. 특히 건축비용에 있어 일반 주택에 비해 태양열 설치를 포함해 평당 250만원이면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주)한국스티로폴이 개발 해 순수 국내 기술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8건의 특허 보유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더 이상 해외의 값 비싼 제품을 사서 쓰지 않아도 된다. 인슈블록의 최고 장점은 단열을 비롯해 방음 및 방수에 이르기까지 그 효과가 탁월하며 모두 국내 기술로 이뤄낸 성과다.

-패시브하우스 보급 계획은? 
현재 설계사무소를 두고 시공은 직접하고 있다. 탁월한 단열재를 사용하더라도 시공방법에 있어서 단열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술전파를 위해서 자체 시공능력으로 시공하고 있으며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정책 보완 및 에너지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패시브하우스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인슈블록의 전망은 어떠한가?
인슈블록을 아파트 벽체 단열기술 적용 시 에너지를 60%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건물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덥고 습한 지방이나 추운 지방 모두 수출이 용이하기 때문에 향후 우리 기술력이 세계에 널리 전파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기고 / 윤용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선진국 에너지정책 동향 및 패시브하우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수요와 석유가격이 급상승하고, 화석연료 사용증가로 지구온난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화석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에너지절약,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이용 활성화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우리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에 따른 초고유가 시대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유럽 국가들은 천연가스, 핵연료 등 에너지원의 다원화로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열병합발전, 재생에너지 도입 등 에너지공급시스템의 구조를 중앙식에서 분산식으로 전환하였는데, 이러한 에너지공급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는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의 현 상황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은 안전한, 경제성 있는 그리고 환경 지속적인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수립하였으며, 에너지수요를 대폭 줄이고 재생에너지 등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근본적으로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독일은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건축부문에서 에너지 절약 및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2009년에 현행 기준보다 에너지절약 기준을 30% 강화한다는 방침이며, 패시브 하우스와 같은 고성능의 건물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 의회는 에너지효율에 대한 액션플랜에서 2020년까지 에너지효율을 20% 향상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1년부터 패시브 하우스 또는 그에 준하는 건물설계기준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기후변화협약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60% 저감 목표를 수립하고, 5년 단위의 단계적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건축부문은 “The Code for Sustainable Homes(BRE)”를 2008년 5월부터 의무화하고, 에너지·이산화탄소 항목을 필수사항으로 정하였다. 이 항목은 표준건물 기준 에너지/이산화탄소 절감정도에 따라 6단계로 구분되는데, carbon free인 5단계와 6단계의 달성은 건물단위 보다는 지역 단위의 에너지공급 비즈니스모델 및 Low Carbon 인프라구축이 병행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패시브 하우스란 건물의 에너지성능이 매우 뛰어나 난방보일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건물을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1.5리터 하우스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뛰어난 건물성능은 에너지손실을 피하고, 에너지획득을 최적으로 활용한다는 단순한 두 가지 원칙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주택의 경우 10% 정도의 추가비용 발생이 예측되나, 에너지절감을 통해 5~10년 안에 비용이 회수되므로 경제성도 충분하다. 또한 패시브 하우스는 실내환경이 매우 쾌적한데, 이는 비용으로 산출할 수 없다.

패시브 하우스 설계 가이드라인
·건물을 남향으로 배치하여 태양열을 최대한 활용
·남측 창호는 가능한 크게 설치하고, 창호의 프레임은 가능한 최소화
·동측, 서측, 북측 창호는 가능한 작게 설치
·건물의 형태는 가능한 콤팩트하게 설계, 건물의 콤팩트한 정도는 외피면적을 체적으로 나누는 값으로 나타냄
·외기에 접하는 지붕, 벽, 바닥 구조체의 열관류율은 0.15W/m2K 이하가 되도록 함
·창호는 기밀성이 매우 높고, 프레임을 포함한 평균 열관류율이 0.8W/m2K 이하가 되도록 하고, 총 에너지투과율은 대략 0.6정도 되도록 함
·건물의 기밀성능은 50pa의 내·외 압력차에서 0.6회 이하 되도록 함
·구조적으로 열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
·효율이 75% 이상인 열교환기를 설치하여, 배기를 통해 손실되는 폐열을 회수토록 함
·지열 또는 태양열을 적극적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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