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불편한 여름나기
조금 불편한 여름나기
  • 최호 기자
  • 승인 2008.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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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불볕더위에 문득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무서운 귀신이 나오는 여름철 납량특집 영화도 아니고 시원한 액션의 블록버스터 영화도 아니다.
바로 지난 2006년 미 대선후보였던 엘고어가 출연하여 온실가스 배출이 초래할 전 지구적 재앙을 경고했던 ‘불편한진실’.

이 영화가 우리를 정말로 불편하게 했던 이유는 태평양의 어느 섬이 몇 년 후면 사라지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여 대륙의 얼마가 바다 속으로 사라진다는 우울한 설명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의 소비행태와 생활습관 또한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 그로인해 다른 누군가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바로 그 점이 우리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이제 이산화탄소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고 온실가스 배출저감의 국가차원의 노력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10분만 지나면 추위를 느끼게 만드는 주변의 여러 장소들과 출근시간 도로를 꽉 메운 자동차들을 볼 때면 개개인의 생활에 있어 온실가스 배출 절감 노력은 멀게만 보인다. 덥지 않을 정도의 실내온도유지와 가끔씩 이용하는 대중교통, 가까운 거리 걷기 등은 이제 초등학교 저학년들도 다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 온실가스 저감 및 에너지절약 방안이건만 조금의 불편함도 감수 하지 않으려는 이러한 노력은 정부나 공공기관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날로 상승하는 온도와 그에 따라 급증하는 전력과 차량수효. 다시 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이러한 온난화의 ‘피드백’을 끊을 수 있는 것은 다가올 큰 불편함을 방지하자는 개개인의 작은 불편함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큰 틀의 절감방안을 실천하고 우리는 우리 삶에서 해결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행위를 모색해야 한다.

주행거리 1km당 18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의 이용을 적당히 하고 가끔은 주행거리 1km당 60g의 탄소를 배출하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 그리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해 보는 것. 더워 죽겠는데 무슨 소리냐고?
그렇지 않으면 올해보다 더 더운 내년. 내년 보다 훨씬 뜨거운, 정말로 불편한 다음해의 여름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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