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자리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자리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08.07.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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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산하 기관장의 자리가 거의 다 교체되고 있다. 굳이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자리에 대해 한번 짚어볼까 한다.
공단 이사장 자리는 우리 사회에서는 별볼일 없는 자리이다. 우리처럼 발전 지향적, 소비성 사회에서 ‘절약’이라는 구호만 외쳐야 하는 자리는 인기가 있을리 없다.
한전, 가스공사 등등 다른 기관장 자리는 몇천억짜리 발전소를 짓고 하기 때문에 공단 이사장 자리하고는 비교도 안될 만큼 위상이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우리가 제대로 된 에너지 사회를 구축하려면 발전소 하나를 더 짓기 보다는 절약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실상 알고보면 공단 이사장 자리는 아무나 앉힐 수 없는 에너지 업계에서는 그야말로 식견을 제대로 갖춘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
하지만 세태는 공단 이사장 자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지경부 전신인 산자부는 옷을 벗기는 대가로 공단 이사장 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지금 지경부도 이와는 다를 바 없이 퇴직 인사를 공단 이사장 자리에 앉힐 모양이다.
벗고 싶지 않은 옷을 벗고 공단 이사장 자리에 오는 사람이 어느 누구인들 열심히 일하겠는가.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였던 모 전임 이사장은 재임 중 다른 자리를 탐내다 결국 임기를 채우지 않고 좋은 자리로 가벼렸다.

또 이번 이사장 심사에서 지경부는 공단 이사장 자리를 우습게 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부이사장을 지낸 2명의 인사가 원서를 냈지만 서류심사, 면접에서 떨어뜨렸다. 공단의 사업을 최소한 3년 아니 20년 이상을 해온 사람들을 탈락시키고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을 추천했으니 아무나 앉히면 할 수 있는 자리라는 뜻이다. 과거 산자부도 이와 같은 식으로 공단 이사장 자리를 자신들의 퇴직 인사를 앉혀 놓고 하고 싶은 대로 하인 부리듯 했다. 공단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할 상급 부서가 이렇게 했으니 공단이 본연의 업무를 다 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지 않는가. 그렇게 하고서 산자부는 “공단은 내가 잘 알어” 해왔던 것이 지난 세월이다. 책임은 공단에 지우고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공단 이사장 자리를 우습게 여긴 결과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이웃나라에서는 수십년간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구축해 고유가 시대에 톡톡히 덕을 보고 있다고 하는 뉴스가 날아 오는데 우리는 대통령이 제3차 오일쇼크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설립된지 30년이 넘었건만 우리가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백열등을 절전형 형광등 정도로 바꾸었다고나 할까. 온 국민이 기름값 1ℓ에 2000원 정도 하나까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처음 자리에 앉으면 1년은 학습시간이다. 치열한 에너지 전쟁은 시작되었는데 백전노장은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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