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아시아 경제 유엔 회의
“기후변화, 민간·기업·투자자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지속가능한 아시아 경제 유엔 회의
“기후변화, 민간·기업·투자자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 최호 기자
  • 승인 2008.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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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아시아적 가치가 지속가능발전 핵심
정부·기업·금융 공동노력 강조 ‘서울선언문’ 채택

▲ 지난 17일과 18일 ‘지속가능한 아시아 경제를 위해’라는 주제로 유엔글로벌콤팩트와 PRI, UNEP FI 3개 기관이 공동 주최한 UN회의에서는 기후변화, 인권, 기업환경 등의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기업, 민관, 정부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승수 총리가 기조연설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와 PRI(책임있는 투자), UNEP FI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 3개 기관이 공동 주최한 UN회의가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서울 하야트호텔에서 개최됐다.
‘지속가능한 아시아 경제를 위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시민단체대표들과 기업, 금융권의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시아에서의 기후변화, 인권, 기업환경, 투명성과 책임성, 기업 지배구조를 포함한 핵심적인 환경, 사회의 과제들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행사의 개막식에서 반기문 유엔총장은 비디오메시지로 전달한 축사를 통해 “이번 회의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한 장으로서 시민사회와 기업, 금융권의 리더들이 그동안 경제발전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결하는 생산적인 회의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과거에는 이러한 유엔 차원의 활동이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으나 지난 몇 년간 유엔이 민간분야와의 유대관계에 있어 큰 발전을 가져온 것이 증명되고 있다”며 민간분야와 연계된 유엔활동의 성과를 언급했다.

한총리는 또한 “기후변화, 인권, 반부패등의 의제가 유엔의 주요관심사인 만큼 민간과 기업, 투자자가 공동으로 이러한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며 “과거 서구사회에서만 강조되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이제 아시아에서 중요한 가치로서 많은 기업들이 CSR을 제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길지 않은 아시아의 자본주의 역사 속에서도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해 온 것은 아시아가 예전부터 지녀왔던 가치, 즉 공동체정신을 중요 시 여긴 덕분이었다”며 “온실가스 저감과 환경친화개발의 환경문제 등도 본래 우리가 갖고 있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시아의 근본 철학인 환경친화적인 마인드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라는 아시아적 가치인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며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우리’라는 정신으로 협업해 환경문제와 더불어 소득, 교육분야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지속가능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의 공동체 정신에서 발생한 부작용인 족벌주의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아시아 금융위기가 초래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투명성 확보 또한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채택된 서울 선언문은 현재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와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지적하고 그 가운데 기후변화, 자원고갈, 환경오염, 산림벌채, 도시화, 노동과 인권 침해 등을 현안으로 제시했다.

서울선언문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정책 결정권자들뿐만 아니라 기업과 금융투자가 핵심적인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 PRI, UNEP FI, 유엔글로벌콤팩트의 목표와 조화를 이루는 정책과 방식 ▲ 금융, 비즈니스, 투자에 있어 환경, 사회, 거버넌스 이슈들의 고려 ▲ 아시아지역의 도전에 대한 투자가, 금융인, 기업인들 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증진 ▲ 지역경제의 장기적 안정과 기업 신뢰도 증대, 투자 활성화를 위해 부패를 지양하고 투명성을 증가시키는 한편 거버넌스 구조를 향상시키는데 특별한 노력 ▲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핵심적 이슈들을 고려하는 것이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업운영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장기적 인센티브가 되도록 정책 결정권자들과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유엔글로벌콤팩트
2000년 UN본부에서 창설된 기관으로, 기업들이 UN기구, 노동, 시민단체 및 정부와 연계하여 4개분야인 인권, 노동, 환경과 반부패에 해당하는 10대 원칙을 실현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120개국에 걸친 4100여개의 기업 및 단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자발적인 기업시민 이니셔티브이다.

▲UNEP FI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
UNEP (유엔환경계획)과 민간 금융계간의 파트너쉽으로 형성된 기관으로, 환경, 지속가능경영과 금융활동 간의 연계를 바탕으로 UNEP FI 선언서 서명자인 170여개 금융기간과 다양한 기관들이 협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적 활동, 포괄적인 업무 프로그램, 교육 및 연구 조사 활동을 통해 금융 기관 운용의 모든 차원에서 환경과 지속가능경영 도입의 필요성을 밝히고, 촉진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PRI (책임있는 투자)
2006년 설립된 PRI는 유엔글로벌콤팩트와 UNEP FI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UN사무총장과 일련의 기관투자자 그룹에 의해 발전된 기관으로 환경, 사회, 거버넌스 이슈를 주류 투자 의사결정과 소유권 실행으로 통합하는 실행계획을 제시하였다. 자산 규모 13조 달러 이상을 관리하는 360여개의 회사가 PRI에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지평,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
‘탈탄소화’ 장기비전 마련해야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 주제발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클라우드 푸슬러 유엔 글로벌콤팩트 기후변화담당국장은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이라는 주제 발표 세션에서 “에너지효율성 제고, 탈탄소화 등에 관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앞으로 에너지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들에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공동의 전략 수립에 동의하고 효율성 제고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도시화가 가속화되면 미국전체 인구와 유사한 약 3∼5억 명이 도시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약 3배의 에너지소비를 가져오게 된다”며 “에너지 효율성 제고가 시급한 것은 물론이고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될 중국의 상황을 감안해 탈탄소화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의 안병훈 교수는 “2050년경에는 탄소시장을 이끄는 기업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의 사정을 보면 아직까지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기업관계자나 정책입안자들의 보다 활발한 노력을 촉구했다.

카본 파이낸스
금융 안정성 확보돼야 기업 CDM 참여

‘카본파이낸스’ 세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정에서 파생되는 여러 경제적 가치들과 정부정책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아다치 이치로 ESG 리서치 센터장은 지난 6월 9일 후쿠다 총리의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 목표를 언급하며 “2050년까지 현재 탄소배출 수준의 60∼80%를 절감하겠다는 목표가 상정돼 있고 태양광발전분야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2040년까지 지금의 40배 성장을 목표를 세웠다”고 말해다.
그는 이어 “기업들 또한 이러한 국가적 목표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으로 ESCO와 CDM사업분야 전반에 걸쳐 세부적 단계에 다양한 금융기관의 유기적인 투자와 참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정정만 에코프론티어  부사장은 “바이오매스, 폐기물, 소수력 등이 다양한 분야에서 CER(CDM사업으로 얻어지는 배출권) 공급 잠재력이 존재하고 CDM 사업이 가능하다”며 “기업들이 CDM사업에 참여할 때, 중앙은행을 통한 안정성 확보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고 이를 전제로 보다 활발한 CDM시장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위험과 기회
기후변화, 다양한 기회 창출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에게 수많은 잠재적 위기를 경고하고 있지만 한편, 다양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폴 클레멘츠 UNEP FI 금융부문 사무국장은 ‘새로운 위험과 기회’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에서 다양한 경제성을 확보할 것을 강조했다.
클레멘츠 사무국장은 “기후변화에서 비롯되는 물부족, 홍수 문제 모두 경제분야로서 인식 할 부분이 다분하다”면서 “앞으로 홍수처리, 폐수처리, 식수생산 분야에 관한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이 이미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다운존스에서 수자원분야의 산업상장 회사들이 약 14%의 연간 수익을 올렸고, 관련산업 주식은 연평균 약 16% 수익을 제공했다.
끝으로 클레멘츠 국장은 “물과 관련된 시장은 정치·사회적으로 굉장히 민감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공공재”라며 “투자에 있어 상당한 이해도를 요구하는 만큼 앞으로 많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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