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원개발분야의 인력양성에 관하여
해외 자원개발분야의 인력양성에 관하여
  • 한국에너지
  • 승인 200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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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2006년 우리나라의 원유 소비량은 미국의 약1/10정도(전세계 소비량의 2.7%/24.1%)이다. 미국이 원유 소비량의 1/3정도를 자체 생산하는 나라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석유개발 및 탐사분야 인력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미국의 1/100정도인 3000명 정도는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런데도 자원개발분야에 채용되는 해당학과 졸업생이 많지 않은 이유는 기업에서 일할 만한 수준의 인력이 양성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가르치는 사람으로 반성하면서 인력양성을 계획하는 당국에서 다음과 같은 점에 신경 써 주길 당부한다.

먼저, 자원탐사분야의 지식은 기본적으로 현장 감각이 중요한데 국내 형편상 그런 현장분위기를 엿볼 기회가 거의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누리사업과 같은 대학지원 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의 어학연수를 위해 해외여행경비를 지원한다고 들었다. 실질적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단기연수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해외의 자원개발탐사 현장답사는 짧은 기간에 학생들에게 많은 동기를 제공할 수 있으며 배운 지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파악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국내의 사업장이 드물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자원탐사 및 개발사업에 대한 융자에 E&P 서비스산업 기여나 인력양성과 관련한 옵션을 부과하여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원하는 사업 현장에 자격을 갖춘 우리나라 E&P 서비스 업체가 일정부분 참여토록 하거나 우리나라 취업지망생의 인턴사원 채용을 의무화 하는 방식처럼 말이다. 곧, 인력양성은 국내의 새로운 산업분야로 키울 수 있는 E&P서비스 산업분야의 기초를 다지는 문제로 인식해 주기를 바란다.

둘째, 현재 자원개발 탐사는 대부분 탐사나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동원되고 있으며 학부수준의 지식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고도의 기술적 진보와 함께 고가의 장비가 동원되고 전문분야로 세분화되고 있으며 그 모든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체계를 갖추기는 어렵다. 따라서 적절한 전문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외 현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게 될 것이다.

셋째, 전통적으로 탐사는 지질학, 개발은 공학의 영역이라는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 두 분야가 서로의 지식과 기술을 이해하지 않으면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두 분야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밥그릇 싸움한다는 식의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예전과 다른 차원에서 정밀한 탐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그만큼 자연의 다양성과 기술의 한계를 고려할 줄 알아야 한다.

넷째, 자원탐사 및 개발은 어차피 상당한 위험이 수반되는 사업으로 성공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 그 만큼 현장 전문인력이라 하더라도 경제적인 감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경영 마인드와 기본적인 회계 분석능력을 갖지 않으면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진 구성으로 볼 때 자원 탐사 및 개발 사업에 관한 의사소통에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다섯째, 어차피 해외에서 자원탐사 및 개발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지분을 인수하여 참여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기업에서 실제로 필요한 인력은 사업구조와 수익성을 평가할 줄 아는 협상 전문가이다. 말할 나위도 없이 자원탐사와 개발분야의 기본 지식과 현장경험을 쌓은 사람이라면 더 큰 협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따라서 법학이나 경영학 전공자를 자원탐사개발분야 인력으로 흡수하여 양성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적극 고려하여야 한다.

여섯째, 이 분야의 인력난은 국내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회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향후 10년 이내에 해외 전문인력의 75%가 은퇴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미국석유지질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초임 연봉(혜택제외)이 8만불에 이르는 형편이다. 곧, 우수한 인력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므로 대학생의 취업기회를 확대한다는 측면도 고려하여야 한다. 젊은이들이 해외 취업을 통해 중견전문인력으로 성장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E&P 서비스 산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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